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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 옷 만드는 캄보디아 노동자 인권 침해 실태

H&M 옷 만드는 캄보디아 노동자 인권 침해 실태 | 1

H&M, 갭(GAP), 막스&스펜서(Marks & Spencer), 조프레시(Joe Fresh)와 같은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의류를 납품하는 캄보디아 공장의 노동자 인권 침해 실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12일 ‘더 빨리 일하거나 나가라: 캄보디아 의류 산업 노동자 권리 침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글로벌 패션 기업들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캄보디아 프놈펜(Phnom Penh)과 인근 지역의 의류 공장 73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270명을 포함해 정부 관계자, 노동 단체, 패션 기업 관계자 등 총 340명을 인터뷰한 결과를 보고서에 담았다.

# 휴먼라이츠워치 리포트: Work Faster or Get Out

이번 보고서에 언급된 노동권 침해 사례를 분류하면 크게 세 가지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01. 초과 근무 강요

휴먼라이츠워치가 48개 공장의 노동자들을 각각 인터뷰한 결과 노동자들은 초과근무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2013년 11월 한 공장은 밤 9시까지의 초과근무를 거부한 노동자 40명을 해고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공장들은 노동자들에게 하루 생산 목표치를 할당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은 그 목표에 맞추느라 화장실 갈 시간, 휴식 시간, 물을 마실 시간 등을 갖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캄보디아 노동법에 따르면 법정 노동 시간 48시간(1주)을 제외한 초과근무를 주당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일부 노동자들은 그 이상의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02. 여성 노동자 인권 침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여성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출산과 관련된 차별, 성추행 등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에 응한 일부 노동자들은 임신 기간이 길어지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장 관리자들이 ‘느리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그들을 구박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노동법에는 3개월의 출산 휴가가 보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장들은 임신 중인 여성을 채용하지 않거나 고용 계약을 갱신하는 않는 방식으로 차별을 자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임신 중인 여성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보장하지 않는 문제도 야기됐다. 다음은 보고서에 언급된 한 노동자의 증언이다.

“임신 중이든 아니든 무조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쭉 앉아서 일해야 한다. 조금 쉬다 보면 기계 앞에 일감이 잔뜩 쌓이고 그러면 공장 관리자가 달려와서 소리를 치기 때문이다. 또 만약 임신 중인 노동자가 ‘느리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면 고용 계약은 갱신되지 않는다”

성추행과 같은 인권 침해는 공장 관리자뿐만 아니라 남성 동료들에 의해서도 자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03. 노조 결성 활동 탄압

현재 캄보디아 공장에서는 노조에 대한 탄압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을 막기 위해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계약 기간을 축소하거나 투표에 의해 선출된 노조 대표들을 해고하는 한편 사측 입맛에 맞는 노조 설립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한 캄보디아 노동부가 노동 조합 관련법을 개정한 결과 노조 설립 요건이 더 까다로워졌고 법적 판단을 거치지 않고 정부가 노조 설립 신청을 자의적으로 반려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 글로벌 패션 기업 사례

패션 기업들에겐 자신들이 직접 관리하는 공장이나 하청 업체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를 최소화할 의무가 있다. 다음은 글로벌 SPA 브랜드의 사례다.

01. H&M

H&M에 직접 의류를 납품하는 한 공장은 일감을 다시 여러 개의 소규모 공장에 하청으로 넘기고 있다. 이 공장은 생산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노동자들을 이런 비공식 하청 공장으로 보내 휴일인 일요일에도 일을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 공장은 이와 같은 일을 벌이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초과근무를 허용하지 않는 방식을 동원했다. 노동자들이 부족한 임금을 보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휴일에도 일을 하도록 한 것. 노동자들은 비공식 하청 업체에서 휴일에도 일하며 H&M 의류를 생산하지만 초과근무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공장은 법의 감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를 활용해 초과근무 수당 지급 의무나 초과근무 시간 제한 같은 법의 규제를 벗어나고 있다. 주문이 밀릴 경우 노동자들은 초과근무나 휴일근무를 강요받고 있으며 역시 이에 대한 수당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공장들은 불법적으로 15세 이하의 아동을 생산 라인에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02. 갭

한 소규모 하청 공장은 최소 2013년 12월까지 갭의 의류 제품을 생산했다. 이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수시로 단기 고용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일했다. 정규직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전혀 보장받지 못한 것이다.

또한 이 공장은 공포감을 조성해 노조 설립을 탄압하는 한편 채용 과정에서 임신 중인 여성을 차별했을 뿐만 아니라 출산 휴가에 따른 수당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근무를 거부한 노동자를 해고한 사례도 있었다.

03. 막스앤스펜서

한 소규모 하청 공장은 최소 2013년 11월까지 막스앤스펜서의 의류 제품을 생산했다. 이 공장은 노동자들에게 3개월짜리 근로 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요했다. 이런 노동 조건에 불만을 제기하는 노동자는 해고하거나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방식으로 탄압했다. 또한 이 공장에서도 병가 제한, 임신 여성차별, 초과근무 강요, 노조 탄압 등의 사례가 보고됐다.

04. 조프레시

조프레시의 의류 제품을 납품하던 한 하청 공장에서도 3개월짜리 근로 계약이 노동자들에게 강요됐다. 또 법정 최저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수당도 없이 초과근무를 강요하는 사례들이 증언을 통해 보고됐다.

이외에도 출산 휴가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1일 병가를 이유로 1개월 만근 보너스를 부당하게 감액하는 경우도 있었다. 법적으로 규정된 양호 시설도 없었고 아동을 고용하기도 했다.
 
 

 
 
매우 소수의 글로벌 패션 기업들만이 생산 공장과 하청 공장들의 이름이나 위치를 공개하고 있다. 이 내용은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노동자나 공장에서 벌어지는 노동 인권 침해 사례를 고발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데도 말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DAS)는 2001년 자사 제품이 생산되는 공장의 목록을 시민 단체 등에게 알리기 시작했으며 2007년부터는 이 내용을 모든 이들에게 공개했다. 2014년부터는 2년마다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H&M은 2013년부터 관련 내용을 매년 공개하기 시작했다. 반면 캄보디아에서 의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갭과 막스앤스펜서, 조프레시 등은 이런 내용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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