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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은 정말 ‘한국 여자’를 비하했을까?

디올은 정말 ‘한국 여자’를 비하했을까? | 1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Dior)이 ‘레이디 디올 애즈 신 바이 서울(Lady Dior as Seen by Seoul)’ 전시회에서 공개한 작품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휩싸인 작품을 보면 이렇다. 화려한 명품백을 든 젊은 여성이 유흥가 앞에 조신하게 서 있다. 그리고 이 여성은 ‘한국 여자’라고 한다. 이완 작가는 “광주 충장로에서 젊은 여성을 촬영한 뒤 불 켜진 간판을 합성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국 젊은 세대의 초상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룸비 무료’, ‘놀이터 룸 소주방’, ‘파티타운’ 등 유흥가 중에서도 성인 환락가의 느낌을 자아내는 곳을 합성했을까? 이완 작가의 진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마치 성인 환락가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이 값비싼 명품백으로 치장한 듯한 인상을 자아내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일부는 이 작품을 보고 디올이 한국 여성을 비하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디올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이 작품은 한국 작가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올이 한국 여성을 비하한 사건이기 이전에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여성 혐오 정서가 작품으로까지 표출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명품을 좋아하는 여성을 ‘된장녀’라고 부르고 한국 여성 전체를 싸잡아 ‘김치녀’라고 비하하는 정서가 ‘한국 여자’로 명명한 작품을 통해 비화한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맥락을 봤을 때 ‘한국 여자’라는 제목처럼 한국 여성 전체를 규정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번 사건의 일차적인 책임은 작가에게 있다. 그렇다고 디올이 잘한 것은 아니다. 아무리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한국 여자’처럼 차별적이거나 비하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은 직접 걸러냈어야 한다. 디올은 사석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수석 디자이너를 해고하고 할리우드 남녀 배우 임금 격차를 지적한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를 모델로 채용한 적이 있던 회사다. 그랬던 회사가 동양, 특히 한국의 사회적인 분위기에는 너무 둔감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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