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이상운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2023 신년사

팬데믹 극복 이후 찾아온 복합위기의 파고(波高)에 맞서

존경하는 섬유패션인 여러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지난해 우리는 엔데믹에 따른 리오프닝 효과로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했지만,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로 어느 해보다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정과 물류대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중국경제의 위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해 세계 시장은 수요 감소와 경기침체가 심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 섬유패션산업의 수출은 전년대비 4.2% 감소한 123억불로 부진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화섬업계는 아라미드, 탄소섬유, 재생 원사 등의 설비투자에 적극 나섰고, 글로벌 수출 의류벤더들은 끊임없는 제품개발과 시장개척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국내 패션브랜드들도 친환경 전략으로 MZ 세대의 가치소비를 공략하고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계묘년 새해에도 우리를 둘러싼 여건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디지털 전환, 친환경 등 산업 패러다임이 큰 변화를 맞는 가운데, 고유가, 고금리와 극심한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어려운 경영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오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대응해 나간다면 새로운 활로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도전적인 과제들이 많습니다.

우선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와 가치소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환경규제에 대한 관심이 각국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에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들은 환경친화적 제품을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여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섬유패션산업도 재활용 섬유, 바이오매스, 생분해성 섬유 등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에코디자인, 저탄소 제조 등 자원순환형 시스템을 확대해 지속 가능한 산업생태계를 적극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둘째 섬유패션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기획, 디자인, 생산 공정에 디지털 기술을 응용하고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하여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형 제품과 3D 가상의류 디자인 뿐만 아니라 패션테크,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생산, 유통, 소비 전 분야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IT 강국인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셋째 민관이 합심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세계 5대 섬유패션강국으로의 재도약을 이끌어야 합니다. 섬유패션업계 전반의 R&D 기능을 강화해 고기능·고부가가치 소재개발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내 제조 생산기반을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 현장 전문 인력양성, 정부의 국산 소재 구매 확대, 섬유업종의 뿌리산업 지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술력 강화와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우리 섬유패션업계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내야 하며 K 패션과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활용하여 수출확대에도 노력해야 합니다.

섬유패션인 여러분!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오는 남보다 한발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상대를 능가한다는 “선즉제인(先則制人)”을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 섬유패션산업이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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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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