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인(IMIN), K뷰티 ODM “연구-개발-생산을 잇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한국 뷰티산업의 인프라 역할을 하는 화장품 ODM 업계의 경쟁 양상이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고객 주문에 따라 위탁 생산하는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이 치열한 수주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바이어 요구에 따라 생산 물량 납기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즉, 고객 주문에 따라 공장과 설비를 얼마나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으며 바이어의 판단 기준 역시 생산 규모와 설비 수준에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국내 대형 ODM 기업들이 K-뷰티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뷰티 시장을 주도하면서 ODM 업계의 경쟁 환경도 글로벌 전선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ODM 기업을 평가할 때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설계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한 잣대로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 모두 인디 브랜드와 셀럽과 연예인이 론칭한 뷰티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ODM 업계 구조 변화를 가속화하는 또 다른 축이다. 조선미녀와 아비브(Abib)와 같은 인디 브랜드와 배우 고현정이 런칭한 ‘코이(KOY)’, 글로벌 셀럽 헤일리 비버의 로드(Rhode) 등과 같은 브랜드들은 자체 연구 조직을 갖추는 대신 ODM 기업과 공동으로 제품 개발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ODM 업계의 경쟁력 역시 공장 규모를 넘어 시장에 새로운 콘셉트와 기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미래 설계 역량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연구 중심 DNA와 생산 스케일업의 결합, 이미인이 제시하는 ODM의 미래
기술 인재 확보는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단순 생산 대응을 넘어 기술 기획 단계부터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연구 성과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연구 결과를 양산 단계까지 일관되게 연결할 수 있는 체계가 기술 경쟁력을 실제 시장 성과로 전환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화장품 ODM 기업이 바로 이미인이다. 이미인은 2023년 매출 8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 급증한 뒤 2024년에는 1,217억 원으로 41.1% 성장했고 2025년에도 전년 대비 약 22% 성장한 1,482억 원을 잠정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 갱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인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까다로운 국내외 고객 수요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중심에는 창립자인 김주원 부회장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연구원 출신인 김 부회장은 기술 기반 화장품 ODM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창업에 나섰다. 창업 이후에도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바이오나노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화장품 기술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나노공학박사 출신 창립자 김주원 회장 필두로 ‘핵심 기술 인력’ 앞세워 연구 중심 ODM 강화
김 부회장은 이미인 설립 초기부터 하이드로겔 등 주요 제형 연구를 주도하면서 기술 개발에 올인해왔다. 연구 인력 확보에도 본인이 직접 관여하고 있다. 이미인은 현재 전체 인력 360여 명 가운데 약 15%를 기술연구원에 배치하고 연구원에서 연구 기획과 중장기 과제를 전담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미인은 김 부회장의 이러한 노력을 토대로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기술 축적과 노하우 내재화를 병행해 기초 스킨케어 및 하이드로겔 기술 연구 저변을 넓히는 ODM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인 기술연구원은 30여 년 경력의 박창훈 연구원장을 필두로, 25년 경력의 이창근 마스크 연구소장이 마스크 제형을 총괄하고 있으며 최근 30여 년 경력의 하정철 상무를 기초 스킨케어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생산·공급기획(SCM) 분야에는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에서 40여 년의 경력을 보유한 김유태 SCM 총괄본부장이 포진해 있으며, 품질 관리 부문에는 한국콜마 등에서 20년 이상 현업 경험을 쌓은 품질 관리 임원이 참여해 구매-제조-생산-품질 등 생산 및 공급망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미인은 특정 개인에 의존하기보다는 조직 전반의 연구-개발-생산 시스템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를 통해 기초 스킨케어와 하이드로겔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원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생산에서 설계로” K-뷰티 ODM 성공 공식 바뀌며 ‘기술 인재 확보’ 경쟁 본격화
이미인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생산 역량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제2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며 가동 시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연간 5억 개 규모의 생산 체계를 구축해 약 5,000억 원 매출을 소화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전체 생산 라인은 기존 40여 개에서 90여 개로 늘어나고 이 가운데 스킨케어 라인도 기존 대비 7배 이상 확대된다.
이는 글로벌 ODM 업계에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단순한 물량 확대라기보다 이미인의 연구 중심 전략을 실제 양산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인은 이를 통해 맞춤형 제품 공급과 납기 대응력을 한층 강화하고 기초 스킨케어와 하이드로겔 중심의 신규 확장에도 유리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2공장은 생산·제조·물류 전반에 걸쳐 자동화 체계를 구축한다. 생산 부문에서는 공정 전반에 IoT 센서와 데이터 수집 장치를 설치해 전 공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하고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모듈형 라인과 신속 대응이 가능한 셀형 라인도 구축해 고객 맞춤형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 또,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연동한 실시간 POP 시스템을 통해 생산 과정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로봇팔을 활용해 자재 투입, 정렬, 검수 등 충·포장 공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제조 부문에서는 IoT 센서를 통해 혼합 상태를 실시간 감지하고 조건을 최적화하는 AI 자율형 믹서를 도입한다. 칭량관리시스템(RWS)와 제조실행시스템(MES) 운영을 고도화해 제조 공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검증(Validation)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물류 분야에서는 글로벌 물류 전문 기업 ‘로지스올’과 협업해 물류 운영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
이러한 이미인의 행보는 기술과 연구를 중심에 두는 동시에 연구-개발-생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기술적 성과와 연구 결과 그리고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미인이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차별화된 ODM 모델을 제시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