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여성복과 남성복의 경계가 허물어진 ‘젠더리스(genderless)’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는 남자와 여자의 성 구분이 모호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으며, 2015 F/W 컬렉션에서는 남성 모델이 여성 옷을 입고, 여성 모델이 남성 옷을 입고 등장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기존의 성 역할이 모호해지고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젠더리스’가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다.
스웨덴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는 11살 소년이 남자 아동복이 아닌 성인 여성복과 하이힐을 신고 등장하는 캠페인 화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는 하늘하늘하고 매끄러운 블라우스 느낌의 새빨간 실크 셔츠를 남성 제품으로 출시했다.
또한 스페인 브랜드 로에베(LOEWE)는 2015 F/W 컬렉션에서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모델들이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가 없는 개성 있는 옷차림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여성복 브랜드 톰보이(TOMBOY)는 영국의 유명 패션 포토그래퍼 오맷(Au Matt)과 함께 ‘젠더리스’를 주제로 ‘퓨어 블랭크(Pure Blank)’ 사진전을 개최한다. ‘퓨어 블랭크’는 경계가 없는 순수한 여백이라는 의미로 성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현대적인 관점을 시사한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 톰보이는 국내 여성복 업계에서는 최초로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톰보이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인 여성용 트렌치코트를 보이시한 느낌의 여성 모델은 물론 남성 모델에게도 입혀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한 것이다. 특히 트렌치코트 고유의 중성적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의 특징을 살려 남녀 구분 없이 각 모델들의 개성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송재훈 톰보이 마케팅 팀장은 “이번 사진전을 시작으로 국내 여성복 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라며 “여성 모델 대신 남성 모델이 여성용 제품을 착용하고 화보 촬영을 진행하는 등 성별을 나누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톰보이의 ‘퓨어 블랭크’ 사진전은 이달 말부터 톰보이 주요 매장과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의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인 ‘6081’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