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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코리아 다이어리 PART 4 – 이지연, 뉴욕의 중심에서 ‘자렛’을 외치다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K-패션의 파워와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활약 소식은 줄을 잇지만 유독 뉴욕에서 여성복으로 인정받는 이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뉴욕은 예술적인 감성의 파리와 섬유 산업에 기반을 둔 밀라노, 혁신적인 런던과는 차별화된 곳이다. 독창적인 디자인보다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 또한 세계 4대 패션 위크 중 여성복 컬렉션이 가장 먼저 발표되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여성복 디자이너가 뉴욕패션위크에서 K-패션의 파워를 인정받고 돌아왔다. 캘빈클라인(Calvin Klein), 도나카란(Donna Karan), 마크제이콥스(Marc Jacobs), 랄프로렌(Ralph Lauren) 등 뉴욕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2013 S/S 서울패션위크(SFW) 제너레이션 넥스트(Generation Next)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지연 디자이너의 자렛(JARRET)은 듀얼리즘(Dualism)을 바탕으로 남성미와 여성미, 아방가르드와 미니멀리즘, 하이엔드와 웨어러블, 서양과 동양의 조화 등 극과 극은 통한다는 양면성을 지향한다. 특히 한국적인 색깔의 유려한 선이나 동정, 고름, 조각보 등을 디자인에 변주해 당당하지만 부드러운 여성을 위한 디자인을 선보이기로 유명하다. 이지연 디자이너는 형식적인 섹시미와 글래머러스보다 클래식과 엘레강스가 적절히 융합된 페미니니티(Femininity)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즉 서양 의복의 뼈대를 살리되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곡선미를 강조하는 식으로 동시대 여성의 본질을 더하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뉴욕을 무대로 한 그녀의 행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 F/W JARRET NEW YORK COLLECTION
Q 최근 컨셉코리아를 통해 뉴욕패션위크에 다녀왔다고 들었다.

지난 2016 S/S 시즌에 이어 이번 2016 F/W 시즌에도 컨셉코리아를 통해 뉴욕패션위크에 참가하게 됐다. K-패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출전한다는 게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자렛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Q 자렛의 아이덴티티는 어느 브랜드보다도 확고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 시즌 컬렉션을 보며 느낀 점은 ‘역시 자렛 다웠다’였다. 자렛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자렛은 여성미와 남성미, 아방가르드와 미니멀리즘, 서양과 동양 등 서로 반대되는 것들의 조화를 추구하는 여성복 브랜드다. 어느 한쪽으로 극명하게 치우쳤다기보다는 두 가지의 느낌이 공존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성복은 참 어렵다. 여성스러움의 절정이거나 혹은 지나치게 남성스러운 디자인은 여성들을 망설이게 만든다. 이 속에서 양면성을 드러내는 것이 관건이다.

Q 2016 F/W 뉴욕 컬렉션에서는 어땠는가?

이번 컬렉션은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서양 의복에 한국 전통 의상의 핵심 요소인 곡선미와 비율, 오묘한 색감을 융합해 동서양의 조화를 풀어냈다. 특히 소재와 컬러에 중점을 뒀다. 블랙과 화이트를 메인으로 카키, 레드, 와인, 블루 등의 컬러를 적용하고 벨크로 느낌이 나는 울과 데님, 직접 개발한 프린트까지 활용했다.

Q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이라… 굉장히 철학적으로 다가온다.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

우리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그 속에서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나를 위해서 변해야 하고, 또 내가 그들을 위해서 변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과 나는 다르고, 또 나는 그들과 다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Q 최근의 심리 상태를 반영한 것 같은데?

그렇다. 나는 일상생활에서 느낀 감정이나 책, 여행 등 심리적인 부분에서 영감을 받는다.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이해관계에 대한 대립이나 충돌이 나를 자극했던 것 같다.

Q 매 시즌 한국적인 디테일도 빼놓지 않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지난 시즌에는 백설공주가 테마였다. 콩쥐 팥쥐가 아니라. (웃음) 이번 시즌에도 역시 구미호가 아닌 뱀파이어다. 쉽게 설명하자면 서양적인 느낌의 테마에 동양적인 미학을 표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 패션서울 | 이대산 포토그래퍼

Q 뉴욕패션위크와 서울패션위크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뉴욕패션위크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활동을 펼치기에 최적의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나는 옷만 만들면 된다. 뉴욕패션위크 관계자들이 홍보부터 마케팅, 모델, 스타일리스트 심지어 백스테이지 스태프까지 전부 다 지원해준다. 서울패션위크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관여해야 한다. 특히 모델들의 성향이 다르다. 외국 모델들은 자기 자신을 마네킹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신의 비주얼과 의상이 어울리든 안 어울리든 혹은 노출이 심하든 그렇지 않든 불평불만이 없다.

Q K-패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우리나라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살아남기 힘든 산업 구조라고 생각한다. 정책적으로든 기업적인 면으로든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Q 뉴욕과 서울의 조화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웃음) 뉴욕패션위크를 무사히 마친 소감은?

K-패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뉴욕에 진출할 수 있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이번 시즌에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도 노려볼 계획이다. 자렛의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해 합리적인 가격에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려고 한다. 그리고 VIP 고객들을 위한 쇼룸도 오픈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자렛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우선 감사드린다는 말을 먼저 전하고 싶다. 패션쇼에 꾸준히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는 마니아들이 생각보다 많다. (웃음) 그런 관심들이 자렛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 패션서울 | 글 구하나 기자 | 사진 이대산 포토그래퍼 @photo.by.san

# JARRET 2016 F/W NEW YORK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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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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