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화려할 것만 같은 패션모델. 매스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패션모델들은 겉으로 봐도 화려해 보이며 잘 나가는 패션모델의 경우 각종 광고 모델로 활동하거나 연예계로 진출해 큰 부와 인기를 거머쥐기도 한다. 배우 김우빈과 이종석, 이성경 등이 그렇다. 그러나 이들은 소수에 해당하는 사례일 뿐이다. 일반적인 모델들의 경우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있다.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자신감 넘치는 캣워크를 펼치는 패션모델들은 일반 사무직보다는 높은 수입을 올리지만 실질적인 소득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들의 수입 중 30~50%가 부가적인 지출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가지 예로 6년 차 모델의 경우 카탈로그 촬영 시 3만 달러에서 많게는 7만 4000달러의 수입을 올린다. 하지만 그는 20% 이상의 커미션을 모델 에이전시에 지급해야 한다. 또 모델 에이전시는 핸드폰 요금, 홍보, 사진 및 영상 촬영, 항공료, 차량 유지비, 피부과 진료비 등 다양한 면목으로 수천 달러를 가져간다.
이와 같은 상황은 모델과 모델 에이전시 사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모델이 모델 에이전시를 상대로 소송을 건 사례도 있다. 모델 에이전시가 부당하게 돈을 뜯어갔다는 것이 이유였다.
자메이카 출신 미국 여성 모델 알렉시아 파머(Alexia Palmer)는 트럼프 모델 에이전시와 풀타임 연봉 7만 5000달러(약 9천만 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으나 지난 3년 동안 3880달러(약 465만 원)을 주며 노예처럼 부려먹었다며 미국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서 트럼프 모델 에이전시는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소유한 기업이다.)
알렉시아 파머는 17살 때 자메이카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2위로 입상하며 트럼프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들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트럼프 모델 에이전시가 부와 인기를 약속하며 뉴욕행을 권했고 전문직취업(H-18) 비자를 취득해 뉴욕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트럼프 모델 에이전시는 각종 수수료와 비용 명목으로 80%에 달하는 돈을 떼어갔고 약속한 연봉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은 하지만 돈을 받지 못하는 것, 이건 노예가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전문직취업(H-18) 비자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채용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는 “값싼 노동 프로그램을 조장하는 이 비자를 영원히 없애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랬던 도널드 트럼프가 앞장서서 외국인 노동자를 학대했다는 사실에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트럼프 모델 에이전시는 현재 100명 이상의 외국인 모델을 두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의 딸인 이반카 트럼프(Ivanka Trump) 패션 사업에 주로 이들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모델 에이전시 관계자는 “알렉시아 파머를 원하는 고용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그녀는 3년간 채 열흘도 일하지 못 했다. 외국인 노동자 학대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다”라고 반박했다. 알렉시아 파머 변호인은 알렉시아 파머 외에도 피해자가 여럿 더 있다면서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