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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섬유수출…‘수출효자’ 이젠 옛말

흔들리는 섬유수출…‘수출효자’ 이젠 옛말 | 1‘수출 효자’로 불리던 섬유‧의류산업이 이제 옛말이 됐다.

지난해 섬유산업 역사상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섬유패션산업은 단일산업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한 1987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100억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하며 ‘수출 효자’ 품목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섬유수출은 오더 기근에 시달리면서 전년 대비 10.2% 감소한 142억9,300만달러를 기록, 무역수지 1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섬유 수출 세계 8위, 섬유소재 수출 세계 5위의 국내 섬유산업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섬유 수출 세계 교역 둔화와 중국의 섬유 수요 감소, 수출단가 하락 영향 등으로 사류와 직물류 등 섬유소재 수출이 크게 줄면서 전체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내수 부진과 원료가격 하락으로 섬유소재 수입은 줄면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들리는 섬유수출…‘수출효자’ 이젠 옛말 | 2품목별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편직물, 인조장섬유직물 등 직물류와 인조장섬유사, 인조섬유화이버 등 사류 수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으며 의류 등 제품류 수출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규모도 줄어들었지만 내용은 더욱 아쉽다. 작년 연간 수출단가는 kg당 5.39달러였다. 1년 만에 평균단가가 7.6%나 떨어졌다. 가격 경쟁이 심한 화섬 제품 위주의 수출이 많은 탓에 가격하락세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의 장기화다. 섬유패션 시장이 당초 기대와는 달리 주춤한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동안 수출 1위국이였던 대중국 섬유수출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산 중저가 제품이 밀려들면서 섬유의류산업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흔들리는 섬유수출…‘수출효자’ 이젠 옛말 | 3국가별로 살펴보면 베트남 섬유수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반면 중국은 –11.7%나 떨어졌다.

이처럼 중국의 수출 감소폭이 크다는 점은 대중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은 내수 성장 역시 부진한 상황이다.

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해외 경기 부진 등으로 당분간 섬유수출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섬유 수출은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는데다 최근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섬유업체는 설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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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 오더 절반 가까이 줄어

국내 섬유 업체들의 체감 경기는 더욱 심각하다.

수출도 힘들지만 내수 시장의 성적은 더욱 초라하기 때문이다. 통상 섬유기업이라면 수출과 내수가 반반 비중일 때를 가장 이상적인 그림으로 생각한다. 수출이 힘들면 내수 시장에서 메워주고 내수가 힘들면 수출이 메워주는 식이다. 지난해에는 이 같은 기대마저도 하기 힘들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흔들리는 섬유수출…‘수출효자’ 이젠 옛말 | 5한 섬유업체 대표는 “최근 패션기업들이 춘하 시즌 오더량은 전년 대비 30~40% 가량 줄어들었다”며 “이는 내수 경기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의류업체들이 스팟 오더 물량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삼일방직, 동일방직 등 국내 대표적인 면방 업체들도 내수 시장의 경우 이번 춘하시즌 상담 결과 오더량이 10% 내외 감소했다고 밝혔다.

소재업체 관계자는 “오더량이 늘어난 업체가 없을 정도로 패션 업체들의 오더 발주는 예년에 비해 감소한 것 같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브랜드들이 생산 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일부 업체는 반응생산을 강화해 물량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에 납품하는 기능성 소재의 경우 지난해 비해 많게는 절반 가까이 물량이 줄어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그 동안 타 복종에 비해 생산물량이 많았던 아웃도어 업체들도 일제히 춘하시즌 물량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었던 기능성 소재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윤영상 소재협회 부회장은 “수출 내수 시장 모두 힘든 시기다. 소재업체도 감성 소재 등 새로운 제품 개발을 통해 불황 극복에 나서야 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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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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