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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와 아디다스가 LGBT를 지지하는 이유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LGBT를 지지하는 이유 | 1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인권 문제는 더 이상 소수자들만의 이슈가 아니다. 대중의 흐름은 물론 기업도 성 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동성애 차별 발언을 한 매니 파퀴아오와의 계약을 파기한 나이키(Nike), 레즈비언 커플을 연상케 하는 광고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린 아디다스(Adidas)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LGBT 인권 지지 기업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LGBT를 지지하는 이유 | 2

아디다스는 지난달 14일(밸런타인데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운동화를 신은 두 여성이 마주 보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전신이 아닌 다리만 보이는 사진이지만 키스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눈치채기란 어렵지 않다. 이 사진이 게재된 후 약 12만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그중에는 밸런타인데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라거나 아디다스에 실망했다는 등의 내용도 많았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는 “오늘은 사랑을 위한 날(모든 의미에서)”이라는 말로 논란을 일축했다. 또 아디다스가 아닌 나이키로 가겠다는 댓글에 ‘잘가라’는 뜻의 이모티콘을 달기도 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LGBT를 지지하는 이유 | 3

나이키는 전직 세계 챔피언 복서 매니 파퀴아오(Manny Pacquiao)와 약 8년간 유지해오던 스폰서십 계약을 파기했다. 이유는 이렇다. 매니 파퀴아오가 필리핀 방송 TV 5 선거 사이트에 소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동성애자들은 동물보다 못하다’는 끔찍한 LGBT 혐오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후 파퀴아오가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온라인 서명 사이트 ‘change.org’에는 나이키에 대한 보이콧을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나이키는 지난달 17일 공식 성명을 통해 매니 파퀴아오와 계약 파기 사실을 알렸다.

“매니 파퀴아오의 발언은 혐오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나이키는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하며, LGBT 커뮤니티 권리를 지지해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니 파퀴아오와 더 이상 관계를 맺지 않을 것입니다” (원문 보기)

“We find Manny Pacquiao’s comments abhorrent. Nike strongly opposes discrimination of any kind and has a long history of supporting and standing up for the rights of the LGBT comm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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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공개적인 LGBT 지지는 처음이 아니다. 나이키는 2011년부터 LGBT 스포츠 연합을 위한 기금을 조성했고, 2012년부터는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깔에서 모티브를 얻은 ‘Be True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아디다스는 밸런타인데이 일주일 전 스폰서십 계약에 관한 내용을 개정했다. 아디다스의 주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성의 원칙을 인정하고 따르기 때문에 계약을 맺은 선수가 성 소수자임을 밝혀도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성 소수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기업은 두 브랜드 이외에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는 2013년 동성 커플의 결혼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버드와이저(Budweiser)는 게이프라이드페스티벌의 주요 스폰서로 여러 번 참가했다. 또한 2008년 캘리포니아에서 ‘prop8(동성애 결혼을 금지하는 조항)’이 통과된 이후 ‘Legalize Gay’ 티셔츠를 판매해온 아메리칸어패럴(American Apparel), 마이크로소프트, 티파니앤컴퍼니 등 수많은 기업이 성 소수자들을 지지해왔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LGBT를 지지하는 이유 | 5

이들이 성 소수자들을 지지하는 이유는 ‘시장성’이다. LGBT 시장의 규모는 약 8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성 소수자들의 소득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약 23%가 높고, 자가 소유 주택 비율 역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성 소수자들은 여행이나 취미, 스마트폰 등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소비에 좀 더 적극적이라는 통계도 있다. 또한 성 소수자들의 경우 LGBT를 지지하는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무려 74%에 달한다. 그렇지 않은 이들의 충성도가 42%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

최근 소비자들의 인권 의식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 역시 자연스럽게 LGBT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성 소수자들에 대한 포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밀레니엄 세대,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 대한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인식의 변화를 겪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따르면 성 소수자를 지지한다고 밝힌 비율은 20대 이하 57.5%, 30대 50.9%, 60대는 29.5%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LGBT를 향한 기업들의 지지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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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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