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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패션산업은…‘인수’ OR ‘중단’

지금 패션산업은…‘인수’ OR ‘중단’ | 1

현재 국내 패션산업은 암흑기 그 자체다.

지난 2년간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를 거치면서 패션기업들의 체력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악재까지 겹치면서 패션기업들의 전투력은 이미 꺾인지 오래다.

‘그나마 소비 심리라도 회복되겠지’라며 버텨보지만 이것 역시 바램으로 끝나고 있다.

올 상반기 패션업체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캐주얼과 여성복 시장은 이미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에 자리를 내준지 오래고 지난 몇 년간 승승장구하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전개 중단 등 속속 백기를 들고 있다. 패션산업의 구조조정은 지금부터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유통의 변화도 패션업체들의 갈 길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전통적으로 가두점(대리점) 중심의 오프라인 사업이 핵심이다. 하지만 온라인(모바일) 시장의 승승장구는 아직 먼 나라 얘기로 비춰질 뿐이다.

결국 매출 부진에 빠지자 브랜드 전개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리앤한이 전개하는 스포츠 캐주얼 ‘EXR’, 패션그룹형지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가 브랜드 전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통상의 볼륨캐주얼 ‘유니온베이’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브랜드 전개를 중단한다.

‘EXR’은 한때 ‘캐포츠(캐주얼+스포츠)’ 시장의 개척자로서 5년 전만 해도 15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국내 토종 브랜드로 경기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브랜드 전개를 중단하게 됐다. 불황을 이기기 위해 브랜드 리뉴얼 등을 진행했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브랜드 전개 중단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했다.

패션그룹형지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도 전개 중단을 결정했다.

패션그룹형지는 아웃도어에서 스포츠 캐주얼로 노스케이프의 컨셉까지 변경하며 브랜드 전개 의지를 보였지만 아웃도어 시장의 축소를 견디지 못하고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에 사업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특히 아웃도어 시장의 구조 조정은 ‘지금부터’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금 패션산업은…‘인수’ OR ‘중단’ | 2

비단 아웃도어 뿐만 아니라 여성복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르샵을 전개 중인 현우인터내셔날은 지난 6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르샵은 한때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여성복 대표주자로 손꼽혔다. 하지만 장기 불황과 SPA의 성장, 복종간 경쟁 등으로 인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 치열한 것도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지목했다.

반대로 불황을 기회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업체도 있다.

캐주얼 브랜드 ‘PAT’를 전개 중인 평안엘앤씨와 ‘올포유’의 한성에프아이다.

평안엘앤씨는 지난 1일부로 여성복 ‘데미안’ 인수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사업 전개에 나선다. 데미안은 1974년 명동매장을 시작으로 1981년 (주)데미안 법인을 설립한 뒤 현재 30여개의 백화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다.

평안은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패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평안엘앤씨는 1947년 대성섬유공업사 설립을 시작으로 1953년 평안섬유공업사로 상호를 변경한 뒤 독립문 메리야스로 이름을 알린 국내 굴지의 패션 기업이다.

스포츠 캐주얼 ‘올포유’와 골프웨어 ‘캘러웨이’를 전개하고 있는 한성에프아이는 최근 프랑스 패션 언더웨어 브랜드 ‘풀인’을 론칭했다. 또 최근 골프웨어 ‘레노마스포츠’ 새롭게 전개키로 하면서 사세를 확장중이다.

한성에프아이는 ‘올포유’, ‘캘러웨어’에 이어 ‘레노마스포츠’, ‘풀인’ 전개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기업 도약을 목표로 공격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패션업체 한 관계자는 “패션 기업들이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올해는 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며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매출 부진에 빠지자 이를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은 브랜드 전개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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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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