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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A)올해 경제 한파 예고…2023 패션경기 전망은?

고금리 영향 등이 소비 회복세 제약

2023년 패션 경기 안팎에서 한파가 몰아칠 기세다. 글로벌 경기위축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국내 경제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급격한 통화긴축 등에 따른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의 경기 위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세계경제는 가파른 금리인상 영향에 따른 내수 부진, 제조업 경기 및 교역 위축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역 위축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큰 타격을 준다. 수출은 과거 외환·금융위기 때마다 한국 경제가 반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왔지만 지금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견된 상황에서 수출에도 기댈 수 없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2년 수출입평가 및 2023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3대 수출 품목 중 증가가 예상되는 품목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선박, 무선통신기기의 5개 품목인 반면 섬유 등 나머지 8개 품목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섬유 수출은 전년 대비 1.5% 하락한 126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올해는 3.0% 하락한 122억 달러를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아시아 해상운임 상승, 수출 부대비용 등에 따른 기업 채산성 악화 등이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내수 시장 전망도 녹록치 않다.

대외여건 악화, 금리인상 영향 등 국내 경기 회복세도 둔화될 조짐이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와 이자부담 증가로 가계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드는 것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다시 굳게 닫는다는 해석이다.

정부는 올해 소비 시장의 경우 대면서비스업 중심의 회복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자산가격 하락 및 고용둔화 영향 등으로 인해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올해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수출·내수에서 모두 고통받는 꼴이다.

한국금융연구원1.7%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한국개발연구원(KDI)1.8%
국제통화기금(IMF)2.0%
기획재정부1.6%
한국은행1.7%
산업연구원1.9%
한국경제연구원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2023년 주요기관별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정부 1% 성장 예고소비자 지갑 닫는다

이 같은 우려는 정부의 올 한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서 잘 나타난다.

정부는 2023년 경제성장률을 1.6%로 제시했는데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놓은 전망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을 2.0% 제시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각각 1.7%와 1.8%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율을 2%인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다.

정부가 유독 낮은 수치를 제시한데는 올해 기업이나 개인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라’라는 의미일 것이다. 정부조차 “올해는 더 어렵다”고 경고등을 켠 셈인데 그동안 경제성장률이 1%대 이하였던 때는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8년(-5.1%), 2차 석유파동 영향이 있던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 없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1%대로 낮추고 있는 것은 우리 경기가 하강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기재부는 한국이 성장률이 둔화되는 주된 요인으로 주요국의 통화 긴축에 따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의 경기 침체 조짐이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민간소비도 주춤하고 있는데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강화 움직임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까지 둔화되고 있는 등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복합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신흥국의 부채위험이 올해 한국 경제의 추가적인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3대 품목2022년(추정)
금액
2022년(추정)
증가율
2023년(전망)
금액
2023년(전망)
증가율
2023년 품목별 업황
가전834.379-4.8미국, 유럽 소비 둔화로 가전 수출 감소세
반도체1,3001.61,105-15.023년 1분기까지 메모리 가격 하락 예상, 투자축소 및 감산, 공급량 조절
석유제품64569.1568-13.5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경기 동향이 변수
자동차52412.75341.9금리 인상에 따른 구매 감소에도 불구 글로벌 전기차 수요 증가 등 전년대비 증가
석유화학5611.8508-9.4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증대 본격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채산성 악화
일반기계5112.0500-2.2중국, 유럽 경기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예상, 설비투자 지연 등 소폭 감소
철강3794.3341-9.9수출 단가 전년 대비 10%이상 하락 예상
자동차부품2363.62370.4반도체 수급난 해소 미국 유럽 판매 호조, 아세안 시장 진출 확대
디스플레이2150.52202.3하이엔드급 제품 수요 확대, 글로벌 산업환경에 대한 불확실성 상존
선박168-26.821527.4경기 침체 해상물동량 감소로 선박 인도 지연 가능성, 수출 불확실성 상존
무선통신기기180-6.31842.0프리미엄 제품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전망
컴퓨터1701.3166-2.123년 전자제품 수요 둔화, 서버 투자 정체 전망. SSD 가격 하락세 심화 전망
섬유126-1.5122-3.0에너지 가격 상승, 해상운임 상승, 수출 부대비용 증가 등 채산성 감소, 중동 수출 증가
한국무역협회 2023년 품목별 수출 전망(억달러, %)

기재부는 또 소비자물가가 내년에 3.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 한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5.1%)보다 1.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원유 및 곡물 가격이 올해에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도 올해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상방 압력이 큰 만큼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한해 약 6.6% 늘어난 수출은 올해 4.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 교역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글로벌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무역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수출·투자 부진으로 인해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도 둔화될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패션경기코로나 이전보다 더 부진할수도

올해 소매시장 전망도 부정적이다.

소매시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코로나 이전보다 성장세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 대상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매시장은 1.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Market A)올해 경제 한파 예고…2023 패션경기 전망은? | 3
2023 소매시장 성장률 전망, 대한상공회의소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 전망치가 나온 데 대해 “코로나 기저효과와 엔데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금리 등 소비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올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되면서 업계가 소매경기를 낙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웠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소매시장 전망에 대해 응답자의 44.7%가 긍정적 평가를, 55.3%는 부정적 평가를 했다.

소매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코로나 종식(63.4%), 소비심리 회복 (50.0%), 러-우크라이나 전쟁 종결(34.3%), 가계부채 부담 완화(16.4%), 미국발 긴축금융 완화(14.9%) 등을 차례로 꼽았다.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은 소비심리 위축(51.8%), 금리 인상(47.0%), 고물가(40.4%), 글로벌 경기침체(26.5%), 소득 불안(18.7%) 등을 그 이유로 들어 올해 대외내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해 소비자들이 더욱 지갑을 닫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올해 온라인쇼핑의 성장은 예상된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4.6%), 백화점(4.2%), 편의점 (2.1%)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대형마트(-0.8%), 슈퍼마켓(-0.1%)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

코로나 이후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어오던 온라인쇼핑은 4.6%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으로는 합리적 소비패턴 확산(72.5%),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른 시장 성장(58.8%), 당일‧새벽배송 인기(52.9%), 식품매출 증가(19.6%) 순으로 조사됐고 부정적 요인으로는 소비심리 악화(97.2%),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77.8%), 일상회복에 따른 비대면소비 감소(55.6%),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가능성(22.2%) 등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은 4.2%로 오프라인 업태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보였다. 응답자의 10명 중 6명 (59.1%)은 백화점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로는 일상회복에 따른 고객 증가(84.6%), 기존점 리뉴얼을 통한 체험‧경험요소 확대(76.9%), 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의류매출 증가(76.9%), MZ 세대 등 신규 고객 유입(23.1%) 등을 차례로 제시했다.

전체1.8%
온라인4.6%
백화점4.2%
편의점2.1%
대형마트-0.8%
슈퍼마켓-0.1%
2023 소매업태별 성장률 전망, 대한상공회의소

패션 업계 역시 올해 고물가 속에 지갑을 닫은 소비자가 늘면서 판매 현장에서의 체감 수요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작년부터 천정부지로 치솟은 원부자재 가격과 중국, 베트남 등 코로나 봉쇄조치로 인한 생산 밸류체인의 변화 등으로 인해 춘하시즌 제품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까지 축소되면 올해 패션시장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43조 5,292억원 대비 5.2% 상승한 45조 7,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통시장 긍정적 평가 이유%유통시장 부정적 평가 이유%
코로나종식63.4소비심리 위축51.8
소비심리 회복50.0금리 인상47.0
러-우크라이나 전쟁 종결34.3고물가40.4
가계부채 부담 완화16.4글로벌 경기 침체26.5
미국발 긴축금융 완화14.9소득 불안18.7
2023년 유통시장 긍정적 부정적 평가 이유(복수응답, 대한상공회의소)

#Market A는 Market Analysis의 줄인말로 패션서울에서 2023년 새롭게 기획한 꼭지입니다. 앞으로 복종별로 시장 분석을 통해 다양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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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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