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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 아직도 달라진 게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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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중 절반만이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최저임금 기준을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에 대한 최저임금도 10곳 중 8곳에서만 준수했다.

지난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발표한 ‘브랜드 고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10월 국내에서 사업자 등록이 된 총 112개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표나 노무 담당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비정규직의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한다는 비율은 48%로 조사됐다. 이는 10개 브랜드 중 5개 브랜드만이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체 응답자의 4%는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답했으며 47%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콘진원은 “현재 패션계 노동 이슈를 감안하며 매우 민감한 질문이다. 무응답을 한 대부분의 브랜드가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직원 임금에 관한 질문에는 53.6%가 응답하지 않았다. 이 질문에 답한 곳을 놓고 보면 총 7개 구간으로 나뉜 답변 문항에서 117만~150만 원을 선택한 비율이 16.1%로 가장 많았으며 116만 원 이하가 13.4%로 뒤를 이었다. 151만~200만 원은 10.7%, 201만 원 이상은 6.3%였다. 콘진원은 “116만 원 미만 구간을 선택한 응답자가 많은 것은 법정 최저임금을 미준수하는 브랜드가 많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규직 임금에 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79%가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다’와 ‘무응답’이 각각 2%, 19%를 기록했다. 이 경우에도 무응답은 최저임금 규정 미준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으로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형상은 경력 5년 차 미만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경력 5년 이내로 연 매출 2억 원 이하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는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6%에 그쳤다. 국내 전체 디자이너 브랜드의 70%가 이 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브랜드 유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규직 비중도 높고 최저임금 기준 준수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경력 10년 차 이상 연 매출 10억 원 이상의 브랜드에서는 정규직에 대한 법정 최저임금 준수율이 100%로 나타났다.

국내 패션계에 불거진 ‘열정페이’ 논란으로 패션계 종사자의 임금이 사회적인 문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 ‘열정페이’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2015 S/S 서울패션위크 때부터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몇몇 청년들이 ‘YOU ARE NOT FREE(당신은 공짜가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홍보를 했다. 이들은 페이스북 페이지 ‘패션노조’와 ‘알바노조’의 회원들이었으며 패션계에서 벌어지는 저임금, 무급인턴, 고강도의 노동환경을 알렸다. 또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인 이상봉 디자이너에게 ‘2014 청년 착취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패션 매거진 보그(Vogue), 베니티 페어(Vanity Fair), 더블유(W) 등에서 일했던 수 천명의 무급 인턴들이 세계적인 출판 기업 콘데 나스트(Conde Nast)를 상대로 승소한 바 있다. 미국 연방 법원은 콘데 나스트에 있는 7,500명의 인턴들에게 총 580만 달러(약 62억 5,762만 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콘데 나스트는 인턴 제도를 아예 없애버렸다. (기사 원문 보기)

신조어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최근 우리가 듣는 신조어는 비참하기 그지없다. 청년 실업과 신용불량자를 합성한 ‘청년 실신’과 낮은 몸값에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표현한 ‘이케아 세대’, 무급 또는 최저임금을 조면서 청년들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표현인 ‘열정페이’가 그렇다. ‘열정’과 ‘페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합쳐진 이 말은 청년들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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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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