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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형수의 마지막 한마디 “JUST DO IT”

나이키 저스트두잇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가 1988년부터 약 30년 가까이 쓰고 있는 슬로건 ‘저스트 두 잇(JUST DO IT)’. 긍정의 힘으로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슬로건이 사형대 앞에 선 한 사형수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저스트 두 잇’을 처음 고안한 사람은 나이키 광고대행사 위든 앤 케네디(Wieden&Kennedy)의 공동 설립자인 위든(Wieden)이다. 그는 한 밤중에 사형수가 한 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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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든은 “1988년에 제작한 나이키 TV 광고 5개가 각각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광고들을 묶을 수 있는 강력한 한마디가 필요했다. 아이디어 네다섯 개 중 ‘저스트 두 잇’으로 결정하게 됐다. 이는 우습지만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 출신의 남성이 생각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위든이 말하는 포틀랜드 출신의 남성은 바로 개리 길모어(Gary Gilmore)이며, 그는 1977년 미국에서 10년 만에 사형제를 부활시킨 연쇄살인범이다.

이어 위든은 “실패 가능성이 높지만 마지막으로 도전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했다. ‘렛츠 두 잇(Let’s Do it)’은 마음에 들지 않아 ‘저스트 두 잇’으로 바꿨다”라고 전했다. 여기서 ‘렛츠 두 잇’은 개리 길모어가 사형 직전에 남긴 마지막 말로 자신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란 뜻이었다.

개리 길모어는 미국에서 10년 만에 사형제를 부활시킨 연쇄살인범으로 악명 높다. 그는 1976년 무고한 시민 2명을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사형제 폐지를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길모어는 법정에서 총살형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의 동생 마이클 길모어(Mikal Gilmore)가 1995년 아버지의 학대로 불행했던 가족사를 다룬 책의 제목이 「내 심장을 향해 쏴라, Shot in the Heart」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처음에는 ‘저스트 두 잇’이 사형수의 말에서 유래됐다는 이유로 꺼림칙해하는 나이키 관계자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키 TV 광고에 첫 등장한 ‘저스트 두 잇’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스포츠의 열정과 투지를 상징하는 말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이키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꾼 것이다. 당시 나이와 성별, 건강 상태 등을 떠나 모든 사람들과 스포츠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화하길 원했던 나이키의 의도가 잘 반영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첫 번째 ‘저스트 두 잇’ 광고 캠페인은 여든 살의 할아버지 월트 스택(Walt Stack)이 출연한 30초 분량의 짧은 영상이었다. 이른 아침에 조깅을 즐기는 여든 살 할아버지의 건강함과 유머러스한 모습을 그렸다. 영상의 끝자락에 ‘저스트 두 잇’이라는 문구를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나이를 초월한 열정과 도전 정신을 전달했다.

이처럼 위든은 어둡고 사소한 기억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광고 캠페인을 구상했다. 날씨 좋은 날 걷기 운동을 한다면 평범한 사람부터 세계적인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에게 어떤 꿈을 꾸고 있든지 이룰 수 있으며, 모든 불확실한 상황을 뚫고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 만약 ‘저스트 두 잇’이 아닌 ‘당장 일어나 걸으세요’처럼 강한 어조였다면 절대 슬로건으로 쓰이지 못 했을 것이다. 즉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목적어를 남겨놓고 사람들의 상상에 맡겼기 때문에 그들에게 꿈을 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지갑까지 열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수 백 개가 넘는 ‘저스트 두 잇’ 광고 캠페인이 제작돼 왔다. 지난 2013년에는 ‘저스트 두 잇’ 광고 캠페인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파시빌리티즈(POSSIBILITIES, 가능성)’라는 영상이 제작되기도 했다. 이 광고 캠페인에는 세계적인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와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가 참여했다. 나이키는 지하실에서 혼자 탁구를 하던 소녀가 세레나 윌리엄스와 맞대결을 펼치고, 길거리 농구를 즐기던 소년이 르브론 제임스와 덩크슛 경기를 하는 등 상상 속에만 머물던 장면을 현실화시킴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국 월간지 러너스 월드(Runner’s World) 발행인 조지 허시(George Hersey)는 “나이키의 ‘저스트 두 잇’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힘을 준다”라며 “이 슬로건은 우리의 마음과 용기를 직격했다”라고 말했다. 보통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특별한 것을 찾아내는 힘과 이를 통해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는 위든의 통찰력에 감탄한 것이다.

각박한 세상과 불안정한 현실에 타협의 타협을 거듭하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꿈’이란 것은 존재한다. 내일이 아닌 오늘을 위해 한 발 양보하고, 내일모레가 아닌 내일을 위해 두 발 양보하다 보면 어느새 꿈과는 멀어지게 된다. 이제는 실패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행동으로 옮길 때다.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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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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