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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 서울패션위크 리뷰 – 첫째 날, 새로운 도약을 약속하다

헤라 서울패션위크 리뷰 - 첫째 날, 새로운 도약을 약속하다 | 1

서울패션위크(SFW)의 새로운 도약을 약속했던 2016 F/W 헤라 서울패션위크가 레드 컬러의 B.I(Brand Identiy)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블루 컬러의 B.I를 선보였던 지는 시즌과는 달리 이번 시즌에는 레드 컬러의 새로운 B.I를 선보여 S/S 시즌과 F/W 시즌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했다.

2016 F/W 헤라 서울패션위크가 화려한 문을 열었다. 첫 번째 날인 어제(22일)에는 유혜진 디자이너의 쿠만 유혜진(KUMANN YOO HYE JIN)을 시작으로 이지연 디자이너의 자렛(JARRET), 장형철 디자이너의 오디너리피플(Ordinary People), 김수진 디자이너의 소울팟 스튜디오(SOULPOT STUDIO), 장광효 디자이너의 카루소(CARUSO), 이광호 디자이너의 아브(A.AV), 남노아 디자이너의 노앙(NOHANT), 강기옥 디자이너의 기옥(KIOK)의 패션쇼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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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만 유혜진은 초현실주의적인 파형(Surrealistic Waves)을 테마로 선과 면의 향연을 펼쳤다. 우연적인 비정형성과 재현적인 추상성이 소재와 형태에 어떤 형식으로든 적용될 것이라는 유혜진 디자이너의 설명대로 의도치 않은 오토마티즘(Autimatism)으로 상상의 공간감을 자극했다. 자렛은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을 주제로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최근 가장 ‘핫’한 남성복 브랜드로 부상 중인 오디너리피플은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쉼표가 되는 호텔(HOTEL)을 모티브로 벨보이, 엘리베이터, 카펫, 객실, 이불 등 다양한 이미지를 의상에 투영했다. 특히 남성복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레오파드 등의 다양한 패턴과 베이비핑크, 카멜, 옐로, 오커 등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카루소, 아브, 노앙, 기옥도 고급스러운 소재와 디자인에 중점을 둔 컬렉션으로 해외 유명 바이어 및 프레스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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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헤라 서울패션위크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제너레이션 넥스트(Generation Next, 이하 GN)’다. 이번 시즌에는 서울 컬렉션과 트레이드 쇼가 서로 분리되면서 GN은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형태로 변모했다. 장소도 DDP가 아닌 문래동에 위치한 대선제분을 선택했다. 문래동 대선제분은 미래적이고 현대적인 DDP의 외관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곳으로 서울 외곽의 버려진 공간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창조, 활용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특히 해외의 경우 버려지고 다듬어지지 않은 대안 공간에서 이러한 트레이드 쇼를 선보이곤 한다. 세계 3대 패션 페어로 알려진 베를린의 브레드 앤 버터(Bread & Butter)는 폐 공항인 템펠호프(Tempelhof)를 선택, 매 시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템펠호프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됨과 동시에 브레드 앤 버터와 같은 대규모 박람회가 진행되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해외 유명 트레이드 쇼를 벤치마킹해 새롭게 태어난 GN은 총 80개의 브랜드 부스를 설치해 오는 26일까지 5일간 해외 유명 프레스 및 바이어를 대상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총 9회의 합동 미니 패션쇼와 1회의 단독 패션쇼를 연다.

첫 걸음마를 뗀 GN은 패션 관계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꽤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다는 후문이다. 특히 박윤희의 그리디어스(GREEDILOUS), 문정욱의 나인틴 에이티(NINETEEN EIGHTY), 박용운의 골든아이(GOLDENAI), 조준혁의 느와(NOIR), 변그림의 네스티 해빗(NASTY HABIT), 류형근의 네이비 스캔들(NAVY SCANDAL)까지 K-패션의 미래를 이끌 신진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 박윤희 | 그리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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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디어스는 본 투 스카이(Born to Sky)를 테마로 비행기를 처음 발명한 라이트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하늘을 나는 꿈을 꾸는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키워드였다. 화려한 프린트가 적용된 재킷에 화이트 팬츠를 입은 모델이 무대에 등장하면서 그녀만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사실 그리디어스는 미래지향적이고 기하학적인 패턴을 디자인과 융합해 비욘세를 비롯한 수많은 해외 유명 셀러브리티들의 사랑을 받는다. 늘 변화무쌍한 디자인과 섬세한 디테일이 조화를 이루는 강렬함은 그녀가 추구하는 데이 투 나이트(Day to Night)를 만들어낸다.

# 문정욱 | 나인틴 에이티(NINETEEN EIGH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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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에 나인틴 에이티를 론칭한 문정욱은 늘 자신만의 대중적인 감성으로 디자인을 전개한다. 이번 시즌 그는 문래동에 위치한 대선제분에 보금자리를 튼 GN의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첫날이었지만 패션쇼에는 수많은 해외 유명 바이어 및 프레스, 셀러브리티들이 참석해 그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문정욱은 20대와 40대의 경계를 허무는 ‘에이지리스’와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젠더리스’를 통해 고정된 틀과 편 가르기에서 벗어나려는 인류의 보편적 정서인 자유를 향유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속 지친 젊은 청춘들을 아우르는 듯 자신의 라벨에서 따온 ‘N’과 ‘80’과 같은 상징적인 로고가 들어간 디자인들로 청춘의 당당함과 자신감을 표현했다.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니트와 스커트, 스웨트 셔츠, 후드 티셔츠, 앞면과 뒷면을 다른 소재로 조합한 위트 있는 패브릭 블로킹 등 감각적인 디자인과 섬세한 디테일들이 연이어 이어지며 풍성한 무대를 완성했다.

# 박용운 | 골든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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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운 디자이너는 모델 출신으로 알마니(Armani)와 구찌(Gucci) 등과 같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쇼 무대에 오르며 스스로 디자인과 소재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이를 기반으로 완성한 옷을 동대문 상권에 선보였다. 결국 그가 만든 스웨이드 소재의 베스트가 인기를 끌면서 동대문 상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고 지난 2013년 골든아이를 론칭하기에 이른다.

골든아이는 자연스러움과 평온함을 키워드로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남성은 물론 여성들까지 아우르는 젠더리스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노마드에서 영감을 받았다. 평소 광활한 황야나 금빛 사막을 좋아하는 박용운은 늘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남자다.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실루엣은 동양적인 젠(Zen)의 느낌이 강했고 여기에 포인트로 사용된 스트링 디테일은 미니멀리즘의 정석을 완성했다. 전체적인 컬러는 뉴트럴을 기본으로 블랙과 차콜 그레이, 카멜 등을 포인트로 사용했다.

# 조준혁 | 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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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조준혁이 론칭한 느와는 심플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소재들의 재미있는 결합과 독특한 패턴을 통해 매 시즌 새로운 이야기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걸리시한 느낌을 복고 무드로 선보였다.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복고 무드인 글렌과 하운드투스에 기장을 극대화해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버사이즈의 구조는 미니멀했지만 디테일을 풍성하게 살려서 걸리시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 변그림 | 네스티 해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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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변그림이 론칭한 네스티 해빗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유머러스한 디테일을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상반된 소재와 아이템을 섞고 언밸러스한 디자인을 더해 위트 있는 스타일을 완성한다.

이번 시즌에는 독일 영화 ‘파니 핑크’에서 영감을 받았다. 파니 핑크는 공항에서 일하면서 집과 직업, 친구 등 모든 것을 갖춘 독립적인 여성으로서 남자가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내면에서는 사랑하는 남자를 갈구한다.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도 열렬한 삶과 사랑을 원하는 동시에 죽음을 연습하는 이중적 내면을 가진 주인공이다. 이러한 주인공의 내면성을 패딩과 울 모직, 스웨트 셔츠와 벨벳 팬츠 등 상반되는 소재의 패브릭 블로킹으로 선보였다. 전반적으로 우울하지만 중간중간 엉뚱하고 귀여운 에피소드가 녹아 있는 코미니 영화를 보는 듯했다.

# 류형근 | 네이비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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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형근이 표현하는 독특함에는 테일러드 메이드라는 본질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젠더리스의 영향을 받은 오버사이즈 코트가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그는 몸에 맞는 정돈된 실루엣을 추구한다. 다양한 수트와 코트를 선보인 이번 시즌은 너무 차분해 다소 연출적인 부분은 부족한 느낌이었다. 패션쇼를 위한 디자인이라기보다는 매장에 바로 내놓고 팔 수 있는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었다. 그는 자카드와 에나멜의 만남처럼 이질적인 소재를 통해 양면성을 표현했다. 물론 맞춤 전문 디자이너답게 베이직한 테일러 메이드에 충실한 채 말이다. 울과 캐시미어와 같은 고급스러운 소재에 광택을 낸 에나멜이나 광택이 나지 않는 에나멜을 네크라인에 부분적으로 사용해 클래식한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스트리트 감성까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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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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