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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회장님, ‘열정페이’ 해결은 하고 가셔야죠!

이상봉 회장님, ‘열정페이’ 해결은 하고 가셔야죠! | 1

패션노조가 ‘열정페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상봉을 질타했다.

패션노조∙청년 유니온∙알바노조 등 청년 단체가 지난 11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봉 전 회장은 거짓 사과문만 남긴 채 무책임하게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 임기를 마치게 됐다”며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청년단체는 지난해 1월 패션계가 고질적으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며 이상봉 회장에게 ‘청년착취대상’을 수여했다. 당시 이상봉 회장은 공개사과문을 발표해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문제를 개선하고 현실적인 대안(마련)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청년단체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더불어민주당 전순옥 의원의 중재로 ‘패션 디자인 업계 노무환경(열정페이) 문제 해결을 위한 3자 협의회’를 구성했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이달로 해산 수순을 밟게 됐다. 이상봉 회장이 지난 10일 자로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 임기를 마쳤고 전순옥 의원 역시 이달 내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관계자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임기 만료에 따라 협의회를 마무리하게 됐지만 열정페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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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D 패션노조 위원장은 “열정페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이상봉 회장이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지난 10일 흐지부지 임기를 마쳤다”라며 “이상봉 회장은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린 노동당 문화예술위원장은 “옷을 만드는 사람이 옷을 사지 못할 정도로 착취당하는 것이 패션 업계의 현실이다”라며 “이상봉 회장이 보여줘야 할 것은 자신이 아름답게 디자인한 옷이 아닌 아름다운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은 “공교롭게도 창조경제혁신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겪은 창조 경제는 법을 지키지 않고 청년들을 착취해도 문제가 없는 경제였다.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받는 경제가 진정한 창조 경제다”라고 말했다.

김민수 청년 유니온 위원장은 “지난해 1월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이상봉 회장을 ‘청년착취대상’으로 규정했으나 현재 바뀐 것이 얼마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이 자리에서부터 다시 청년 착취 문제 관리 감독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청년 단체는 이상봉 회장의 가면을 쓴 대역에게 ‘뿅망치 세례’를 퍼붓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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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처음 열정페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건 2015 S/S 서울패션위크 때부터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밀집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청년 단체가 ‘YOU ARE NOT FREE(당신은 공짜가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었다. 이들은 패션계에서 고질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저임금, 무급 인턴, 고강도의 노동환경을 알렸다.

이후 사회적으로 ‘열정페이’가 큰 파장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발표한 ‘브랜드 고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10월 국내 사업자 등록이 된 총 112개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표나 노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정규직의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한다는 비율이 48%로 조사됐다. 이는 10개 브랜드 중 5개 브랜드만이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체 응답자의 4%는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답했으며 47%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콘진원은 “현재 패션계에 불거진 ‘열정페이’ 문제를 감안하면 매우 민감한 질문이 될 수 있다. 무응답을 한 대부분의 브랜드가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직원 임금에 관한 질문에는 53.6%가 응답하지 않았다. 이 질문에 답한 곳을 놓고 보면 총 7개 구간으로 나뉜 답변 문항에서 117~150만 원을 선택한 비율이 16.1%로 가장 많았으며 116만 원 이하가 13.4%로 뒤를 이었다. 151~200만 원은 107%, 201만 원 이상은 6.3%였다. 콘진원은 “116만 원 미만 구간을 선택한 응답자가 많은 것은 법정 최저임금을 미준수하는 브랜드가 많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규직 임금에 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79%가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있다’고 답했다.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다’와 무응답이 각각 2%, 19%를 기록했다. 이 경우에도 무응답은 법정 최저임금을 미준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법정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형상은 경력 5년 차 미만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경력 5년 이내로 연 매출 2억 원 이하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는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6%에 그쳤다. 국내 전체 디자이너 브랜드의 70%가 이 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브랜드 유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규직 비중도 높고 법정 최저임금 기준 준수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경력 10년 차 이상 연 매출 10억 원 이상 브랜드에서는 정규직에 대한 법정 최저임금 준수율이 100%로 나타났다.

신조어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최근 우리가 듣는 신조어는 비참하기 그지없다. 청년 실업과 신용불량자를 합성한 ‘청년 실신’과 낮은 몸값에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표현한 ‘이케아 세대’, 무급 또는 최저임금을 주면서 청년들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표현인 ‘열정페이’가 그렇다. ‘열정’과 ‘페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합쳐진 이 말은 청년들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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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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