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지는 치기 어린 태도로 무장한 청춘들이 ‘크롬하츠(Chrome Hearts)’의 매력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크롬하츠는 국내에서 유스 컬처(Youth Culture)를 이끄는 빅뱅(BIGBANG)의 지드래곤(G.dragon), 블락비(Block B)의 지코(ZICO), 2NE1 등이 애정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크롬하츠는 1988년 리처드 스타크(Richard Stark)에 의해 미국에서 설립된 하이-퀄리티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다. 당시 목수로 일하던 리처드 스타크는 아버지가 경영하는 가죽 제품 수입 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하다가 가죽 제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본격적인 가죽 유통 사업에 뛰어 들게 된다. 이후 리처드 스타크는 우연한 기회에 가죽 사업을 전개 중이던 존 바우만(John Bowman)을 만난다. 존 바우만은 리처드 스타크가 생산하는 가죽의 퀄리티에서 사업성을 발견하고 공동 사업을 제안한다. 공동 사업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던 때 세공직으로 일하고 있던 레너드 캄호트(Leonard Kamhout)와 함께 가죽에 쇠 장식을 이용한 재킷을 만들게 됐고 이를 계기로 가죽과 실버가 접목된 독창적인 브랜드가 탄생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제품에 ‘크롬하츠’라는 이름을 붙였다. 크롬하츠의 일반적인 의미는 ‘녹슬지 않는 금속’을 뜻하지만 청춘들은 ‘크롬하츠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나의 심장은 녹슬지 않는다’라고 해석한다.
크롬하츠는 탄생과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중세 유럽 문양을 모티브로 한 개성 넘치는 디자인은 바이크 마니아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으며 이후 실버와 보석을 소재로 제작한 액세서리를 선보이며 청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크롬하츠의 인기는 1990년대 초반 무렵 절정에 이른다. 크롬하츠는 1991년 일본 시장에 진출해 음반 시장과 더불어 열도의 청춘들을 열광시켰고 이듬해인 1992년에는 미국 패션계의 가장 권위 있는 CFDA 시상식에서 액세서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액세서리 브랜드로 거듭났다. (*CFDA: The 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America,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
크롬하츠는 고딕과 펑크를 중심으로 925 실버와 22K 골드, 18K 화이트 골드와 가죽 및 나무를 사용한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백합 문양, 꽃 문양, 십자가 문양, 단검 문양을 넣은 액세서리가 있다.
사실 크롬하츠는 고객의 요청에 의한 주문 생산만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크롬하츠를 찾는 수요가 점점 증가하자 1996년부터는 뉴욕 매장을 시작으로 일반 고객들에게도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핸드메이드를 통해 소량의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으며 인기 있는 제품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독창성과 희소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갖고 싶은 제품’이라고 극찬하기도 한다.
크롬하츠는 짧은 역사 속에서 대단한 발전을 이뤘음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하이-퀄리티로 클래식한 디자인을 통합하는 컨셉이다. 실버로 만드는 하드웨어나 중후함을 느낄 수 있는 반지, 목걸이 등을 착용해보면 그것이 단지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오늘날 크롬하츠를 있게 한 시간을 초월하는 감각임을 느낄 수 있다.
리처드 스타크는 “어느 시각 장애인이 우연히 크롬하츠를 손에 쥐게 되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비록 앞은 못 보지만 이 액세서리에 담긴 삶과 영혼은 느낄 수 있다고… 우리가 들었던 최고의 칭찬이었다. 그만큼 크롬하츠의 세세한 세공과 디테일은 삶과 가치관을 표현해낸다. 그 진가를 알아주는 이가 많다는 건 아주 행복한 일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