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 스포츠 시장 눈독 … 업계는 ‘후덜덜’
스포츠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잇따라 스포츠 라인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스포츠 시장은 고기능성 제품을 요하기 때문에 중저가 캐주얼 제품 위주인 SPA 브랜드들과의 포지셔닝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유니클로, H&M을 비롯해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스포츠 라인을 확대하거나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스포츠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이는 이미 중저가 패션 시장을 점령한 SPA가 스포츠 시장 미칠 영향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 역시 전문 스포츠 못지않은 기능성과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져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SPA 브랜드는 애슬레저(Athleisure) 트렌드에 맞춰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운동복부터 선수들이 착용하는 고기능성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 특히 유니클로와 H&M이 스포츠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H&M은 지난 2014년 스포츠 컬렉션을 론칭해 전개하고 있는데 크게 러닝, 운동, 아웃도어, 요가 등 네 가지 테마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능성 하이패션 스포츠웨어 컬렉션인 ‘포 에브리 빅토리(For Every Victory)’를 론칭했다.
스웨덴 올림픽 팀과 함께 완성된 이 컬렉션의 캠페인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 속에서 거둔 의미 있는 승리를 통해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들을 소개하며 21일부터 캠페인 영상 공개와 함께 매장과 온라인에서 론칭했다.
페닐라 울파르트 H&M 디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 컬렉션은 스타일이 강조된 기능성 스포츠 의류이다”며 “제작 과정에서 스웨덴 올림픽 대표팀의 도움을 받았고 그 결과 누구나 입을 수 있는 기능성 하이패션 스포츠웨어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포 에브리 빅토리’ 컬렉션은 스포츠 전문가의 노하우를 하이패션 룩에 접목했으며 스웨덴 올림틱 대표팀의 검증을 받은 스포츠 및 피트니스용 핵심 아이템들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은 컬렉션의 디자인과 기능, 실제 착용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제공했다.
한편 H&M은 브라질 리우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스웨덴 대표팀의 스포츠웨어를 제작했는데 여기에는 개막식 유니폼과 일부 경기복, 그리고 시상식 의상이 포함된다.
#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스포츠 웨어
유니클로는 ‘유니클로 스포츠’를 통해 스포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니클로 스포츠’는 상의와 하의뿐만 아니라 이너에 이르기까지 제품군이 두터우며 주요 상품으로는 드라이 EX 폴로셔츠, 드라이 스트레치 팬츠, 에어리즘 V넥 티셔츠, 여성용 에어리즘, 에어리즘 브라탑, 에어리즘 UV CUT 메시풀짚후디, 에어리즘 앵클팬츠 등으로 자체 개발한 기능성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아이템으로 풀어내고 있다.
가격은 9,900원부터 2만9,900원이 메인이다.
유니클로는 이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을 제패한 아담 스콧을 후원하며 ‘유니클로 스포츠’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아담 스콧 선수가 실제 대회에서 착용한 제품은 모두 10만원 이내에서 구매 가능한 제품들이다”며 “기존 골프웨어 브랜드에 비해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4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테니스 선수 노박 조코비치도 유니클로의 제품을 선택했다. 그는 프랑스 윔블던에서 열린 테니스 토너먼트에서 내로라하는 스포츠 명가의 제품 대신 유니클로의 드라이 EX 폴로 셔츠와 쇼트 팬츠를 입어 세계적인 스포츠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밖에 스페인 인디텍스의 자라는 ‘자라스포츠’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10일 전 세계 주요 매장과 온라인에서 동시 런칭했으며 국내에서는 명동 눈스퀘어와 제2롯데월드몰 등 2개 오프라인 매장 내 별도의 섹션을 마련해 선보이고 있다.
‘자라스포츠’ 컬렉션은 현재 스포츠 시장의 이슈인 러닝과 웰빙 트렌드를 기본으로 전개되는데 그레이 블랙 화이트 형광 옐로우 등의 컬러에 기능성 소재와 샤이니한 패브릭을 사용해 요가와 필라테스를 염두에 둔 상/하의 착장 등 다양한 레인지의 스포츠 아웃핏을 선보인다.
스포츠 웨어 컬렉션에는 수영복 라인도 일부 선보이며 스포츠 글로브, 타월을 비롯해 수통과 요가매트, 통기성이 훌륭한 수영 캡 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전개되고 있다.
인디텍스그룹은 지난 2001년부터 피트니스 라인을 함께 선보여온 언더웨어 브랜드 ‘오이쇼’와 그룹의 또 다른 브랜드 ‘버쉬카’를 통해 지난 2013년부터 스포츠웨어를 전개하고 있다.
자라는 리복과 기타 스포츠 전문 브랜드와의 콜라보래이션을 통해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애슬레저 열풍으로 스포츠 전문 브랜드들은 물론 다양한 복종에서 스포츠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SPA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관련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