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FW 런웨이는 정치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다.
그 정치적 메시지 중에서도 ‘Feminism(페미니즘)’과 ‘Diversity(다양성)’이 17F/W 시즌 런웨이의 중요한 소재로 사용됐다. 혼란한 정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미국, 유럽의 디자이너들이 ‘페미니즘’, ‘평등’, ‘다양성’ 등의 메시지를 담은 무대를 잇따라 선보였기 때문이다.
뉴욕에서는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의 반여성, 반이민자, 반성소수자, 반장애우들에 대한 행보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Women’s March’ 운동을 벌였고 트럼프 정부가 이 운동을 탄압하는 상황에서 패션 디자이너들은 이번 17FW 런웨이를 통해 이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들을 던졌다.
Calvin Klein의 Raf Simons는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This is not America’를 런웨이 음악으로 선택했고 BOF((Business of Fashion, 글로벌 패션 경제 전문지)가 앞장서서 ‘TiedTogether’라는 메시지를 담은 반다나 착용을 통해 패션계가 이니셔티브에 동참하도록 이끌었다.
이번 시즌 로스엔젤레스에서 패션쇼를 개최한 Tommy Hilfiger와 Prabal Gurung, Missoni 등의 무대에 모델들이 반다나를 착용하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퍼블릭 스쿨(Public School)은 트럼프의 악명 높은 선거 공약 모자를 풍자하며 ‘Make America New York’ 슬로건을 응용했고 베트멍(Vetements)은 ‘Queers Still Here’, ‘Not Your Resident’ 슬로건이 적힌 재킷을 선보였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강력한 정치적 메세지를 담은 이번 17F/W 시즌 런웨이에서는 ‘페미니즘(Feminism)’과 ‘다양성(Diversity)’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Keyword 01_ Feminism
특히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한 강력한 반기를 든 움직임들이 패션계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디올(Dior)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Maria Grazia Chiuri)’는 지난 17S/S 시즌부터 나이지리아 페미니스트 소설가의 소설을 인용한 메시지 ‘We Should All Be Feminists’로 ‘여성성’에 대해 강조했으며 이번 17F/W시즌에는 ‘여성성’을 더욱 강조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Prabal Gurung도 ‘The Future Is Female’ 등 여성의 파워를 강조한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Ashish는 대선 토론 당시 트럼프의 발언 ’Nasty Woman‘을 인용한 아트웍 등 다양한 슬로건을 선보였고 미쏘니(Missoni)도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핑크 푸시햇(Pussy Hat)‘을 착용한 모델들이 피날레에 등장시켰다.
모든 좌석에 푸시햇이 선물로 놓여있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의 디자이너들도 여성 혐오에 대항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Keyword 02_ Diversity
이번 시즌 패션계는 ‘다양성(Diversity)’에 주목한다.
‘Vogue US’의 다양성을 강조한 3월호 커버에서는 처음으로 ‘Vogue US’에 등장한 아시아 모델 ‘리우 웬(Liu Wen)’, 최초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 ‘에슐리 그레이엄(Ashley Graham)’이 포함됐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주요 패션지 ‘Vogue US’의 새로운 시도는 이번 시즌 키워드인 ‘다양성(Diversity)’에 대한 중요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17F/W 런웨이에서도 기존의 전형적인 모델에서 벗어나 인종, 성별, 종교, 나이, 몸매에 상관없이 다양한 모델들이 등장해 ‘다양성(Diversity)’에 반하는 트럼프의 발언에 반기를 들었고 모든 인간이 평등한 권리를 누려야한다는 메시지를 표현하며 다양한 모델들을 런웨이에 등장시키는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을 알렸다.
베트멍(Vetements)은 나이와 몸무게에 상관없는 다양한 모델들을 무대에 등장시켜 파격적인 런웨이를 선보였으며 Christian Siriano, TOME, Prabal Gurung, Michael Kors는 다양한 플러스 사이즈의 모델들을 등장시켜 신선한 무대를 연출했다. 또 Alberta Ferretti, Yeezy, Max Mara는 히잡을 쓴 모델 ‘할마 아덴(Halima Aden)’을 등장시키도 했다.
‘다양성(Diversity)’에 의미를 둔 이러한 움직임들은 정치적인 메시지에 반기를 들었을 뿐 아니라 이제 전형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현실에 가깝고 친근함을 강조한 ‘다양성(Diversity)을 지닌 아름다움’이 패션계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자료 제공 : 한국패션유통정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