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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김정숙 여사 #패션외교에 주목하는 이유

[FASHION#] 김정숙 여사 #패션외교에 주목하는 이유 | 1

김정숙 여사의 ‘패션 외교’가 화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3박5일 간 미국 순방을 마치고 지난 2일 귀국했다. 미 순방 중 여러 굴직한 논의를 제쳐두고 단연 화제를 모은 것은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다. 사실 언제부터 퍼스트레이디 옷에 이토록 관심이 많았던가 싶게 뉴스가 쏟아졌고 네티즌들의 열띤 토론으로 번지기도 했다. 패션 하나로 방미 이후 호감도가 급상승하는 양상이다. “국격이 다른 패션 외교” “멜라니아 트럼프에 뒤지지 않는 패션 센스”, “아름다운 한복” 등의 다양한 기사 댓글이 쏟아졌다.

[FASHION#] 김정숙 여사 #패션외교에 주목하는 이유 | 2

‘패션 외교’는 퍼스트 레이디나 여성 정치인들이 공식 외교석상에서 보이는 패션의 전반을 의미한다.

일단 ‘패션 외교’라는 개념 자체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던 걸로 보인다. 외교 역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는 분야의 일이기 때문에 패션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남성의 복장의 경우 정장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의 복장이 패션 외교에 더욱 효과적이고 관심이 집중된다.

이 때문에 ‘패션 외교’라는 용어가 여성 정치인이나 퍼스트 레이디의 공식 외교석상에서의 복장에 많이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외교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역할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사용된다. 그 예로 한국의 퍼스트레이디는 대부분 한복을 입고 공식석상에 나타나곤 했다. 단 이러한 경향은 김영삼 대통령의 아내 손명순 이후로는 이러한 불문율에서 조금 자유로워진 듯 보인다.

[FASHION#] 김정숙 여사 #패션외교에 주목하는 이유 | 3

이 같은 관점에서 김정숙 여사의 패션이 연일 화제를 낳았다. 김 여사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독특한 프린트 정장으로 관심을 모은바 있고 이번 방미 패션은 출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단연 눈길을 끈 것은 한복이다. 김 여사는 결혼할 때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옷감으로 만든 한복을 입었다.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해 전통 방식 그대로 염색해 한국 고유의 컬러를 냈다. 여기에 화려함을 뺀 고전적인 디자인이 어우러져 우아함을 자아냈다. 김 여사의 어머니는 수 십 년 간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했고 시장의 쇠퇴와 함께 문을 닫았다. 김 여사는 한복이 일상에서 많이 활용되어 한복 옷감 시장이 다시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화려한 디자인 대신,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단아한 한복에서 영부인의 품격을 보였다는 평가이다. 한복과 함께 들 나전 클러치(손가방)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 중 하나인 나전을 클러치에 접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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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길에 오를 때부터 눈에 띄는 것은 ‘버선슈즈’이다. 버선코의 아름다운 선을 살린 채 굽을 높여 힐 형태로 만든 이 신발은 김정숙 여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 제작한 것이다.

‘전통과 현대의 콜라보’인 ‘버선슈즈’는 한복 뿐 아니라 현대식 정장에도 잘 어울려 향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도착해서 선보인 푸른색 회화작품이 덧입혀진 독특한 상의는 미국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옷에 프린팅 된 작품은 국내 한 작가의 것으로 팍팍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한다는 의미이다.

김정숙 여사는 한복과 원피스 등 이번 방미 기간 의상에 파란색을 강조했다. 파란색은 편안함, 신뢰, 성공, 희망을 나타낸다.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첫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파란색은 또한 ‘시작’을 의미하는 색이기도 하다. 조선 왕의 어진 중 유일하게 태조만이 푸른색 옷을 입고 있는 것도 같은 의미이다.

우리나라 전통 민화인 문자도를 모티브로 한 블라우스도 독특한 매력을 선보인다. 민화는 한국의 삶과 멋을 품고 있는 전통 그림이다. 문자도는 삼강오륜과 관련된 문자를 그림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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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가 입을 옷의 문양은 문자도의 글자 중 “悌(제)”자의 “마주보고 있는 새”를 반복 배치하여 만든 패턴이다. 悌(제)자는 ‘孝悌忠信(효제충신: 어버이에 대한 효도, 형제의 우애, 임금에 대한 충성, 벗 사이의 믿음을 통틀어 이르는 말)’ 중 우애를 나타내는 글자이며 미국을 형제관계로 여긴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의상은 지난 3월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바 있다. 한 언론사는 “조상의 해학과 지식이 담긴 한국 민화 문자도를 모던하고 시크한 디자인에 접목해 현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숙 여사의 전체 의상 컨셉을 ‘전통, 패션을 만나다(tradition meets fashion)’라고 전했다. 평소 김정숙 여사의 미적 감각이 뛰어난데다 첫 순방이 잘 되기를 바라는 순수한 염원이 의상에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부인 패션이 관심을 많이 받는 만큼 전통을 담은 아이템들이 널리 쓰이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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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풀코스 마라톤을 즐기는 패션에디터. 스포츠 / 아웃도어 / 온오프 리테일을 출입합니다. ethankim@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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