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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마르지엘라, 2022 아티즈널 컬렉션 공개

메종 마르지엘라, 2022 아티즈널 컬렉션 공개 | 1
<사진제공=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2022년 아티즈널 컬렉션(Artisanal Collection)을 위해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가 팔레 드 샤요(Palais de Chaillot)를 무대 삼아 오트 쿠튀르 컬렉션과 공생하는 집단 퍼포먼스 작품인 시네마 인페르노(Cinema Inferno)를 공개했다.

디지털 시대 이후의 물질성을 향한 욕망을 확인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구성 방식을 연출했다. 현장에 있는 관중 앞에서 실시간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카메라로 공연을 촬영하면서 영상으로 담아 디지털 관객에게 생중계했다. 존 갈리아노가 창안한 내러티브를 영국 극단 이미테이팅 더 도그(Imitating the Dog)와 협업하여 연극으로 공연했다.

어둡고 시적인 미국 심장부에서 전개되는 남부 고딕 장르(Southern Gothic)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래 폭풍에 휩싸인 불운한 연인, 카운트(Count)와 헨(Hen)이다. 총상을 입고 도주 중인 연인이 영화처럼 안개 깔린 애리조나(Arizona) 사막을 차로 내달리고, 도피 중인 둘의 과거가 눈앞에 장면으로 펼쳐진다. 폭력적인 카운트의 아버지와 헨의 어머니가 결혼하면서 둘은 원하지 않게 의붓남매가 되지만, 헨의 임신을 계기로 격앙된 둘은 부모를 살해하여 사회의 범법자 신세로 전락한다. 도피로 지쳐 혼미해진 둘은 버려진 호텔에 차를 세우는데 사실 그곳은 영화관이다. 이곳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까워진 카운트와 헨은 잠재의식에 내재한 기쁨과 트라우마로 얼룩진 극적인 고리에 빠져드는데, 둘의 기억은 오래된 미국 영화의 장면들로 구현된다. 법의 유령에게 쫓기던 둘은 결국 출발한 곳에 다시 이르러 모래 폭풍 사이로 영원히 도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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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오트 쿠튀르의 문법으로 이야기를 엮어낸 시네마 인페르노는 아티즈널 아틀리에에서 고안한 패브릭과 커팅 기법으로 부모, 법, 교육, 종교, 의학적인 관점에서 가부장적 권력 남용을 파고든다. 남성 워드로브의 핵심인 파워 컷(Power-cut)은 제네바 밴드(Geneva Bands)의 흔적(the memory of)을 연상하게 하고 고전적인 오트 쿠튀르 실루엣에 외과 수술복의 특성이 접목되는가 하면 소르베 컬러 프롬 스타일은 긴 트임, 조각을 잘라 이어 붙이는 기법으로 완성된다. 가먼트와 액세서리에 정교하게 모래 폭풍을 구현한 새로운 마르지엘라 모티프인 샌드스토밍(Sandstorming)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방에서 제작한 패브릭의 직조, 니틀 펀칭, 플로킹, 비딩 기법과 접목되었다. 레시클라(Recicla) 룩은 19세기 앤티크 침구류를 활용하거나 20세기 디자이너의 펌프스를 콜라주 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완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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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소재

샌드스톰 가공한 가먼트에 활용된 자카드는 긴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는 복잡한 제작 과정을 거치는데, 먼저 모래를 패브릭 위에 넓게 뿌려 프린트로 변형한 후, 자카드로 제작한다. 카우보이 유령캐릭터는 로덴 울, 플란넬, 헤링본, 코팅 가공한 펠트 울, 벨벳, 코팅 가공한 벨벳, 데님까지 웨스턴 워드로브의 상징적인 소재를 활용한 룩을 걸쳤다. 펜들턴(Pendleton)과 협업한 결과물인 플레이드 모티프는 튈로도 재해석된다. 튈과 더블 더처스 실크 새틴 소재를 조합한 프롬 드레스가 등장하며, 십 대 밴드 멤버(Teen Band Member) 캐릭터는 바크 클로스와 브로케이드를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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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수술복의 라인을 반영한 실루엣은 네오프렌, 피케, 브러싱 가공한 부클레, 나일론, 폼, 말총 같은 소재로 연출한 의학적 감성에 기댄다. 무리 지은 등장인물들이 걸친 룩에서는 플로럴, 호러, 파리지옥 풀 모티프의 프린트가 두드러진다. 기존 아이템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레시클라 룩으로는 19세기 침구류로 만든 피에로(Pierrot) 룩과 19세기 침대 커버로 만든 아델라(Adela)의 재킷, 빈티지 손수건을 변형한 스탠리(Stanley)의 박서 쇼츠가 눈에 띈다. 언더웨어는 라텍스 소재다.

#기법

파워 컷(power-cut)은제네바 밴드처럼 권력과 연관된 드레스 코드를 표현하는 커팅 방식을 보여준다. 샌드스토밍(Sandstorming)은 니들 펀칭, 플로킹, 비딩 작업으로 직물 제작이나 표면 장식에 모래 폭풍 효과를 연출하는 새로운 기법이다. 시간에 따른 쇠퇴를 표현하는 가먼트의 확대, 축소 작업인 에소라주(Essorage)는 모닝 코트, 쇼츠에 적용됐다. 두 개의 가먼트 융합하는 플라카주(Placage)는 가먼트를 해체한 각 부위를 다른 가먼트에 접목하는 기법으로, 튈 위에 걸친 바크 클로스 코트의 플로팅 포켓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센터 커팅(Centre cutting)은 테일러드 가먼트의 가로 절개에서 드러나는데 이 절개선을 기준으로 가먼트 절반의 볼륨이 달라진다. 스플래싱(Slashing)이 적용된 코트는 운동감을 더해준다. 가먼트의 드레이핑에 변화를 주면서 조각 같은 효과를 연출하는 써큘러 커팅(Circular cutting)은 크롬비 프롬 코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먼트의 내부 구조를 드러내는 어노니미티 오브 더 라이닝(Anonymity of the lining) 기법은 트위드와 헤링본 코트에서 드러난다. 포베리노(Poverino) 조합 방식은 잘라낸 여러 부위를 조합하여 단일한 가먼트를 완성하는데 각 레이어가 잘려 나가면서 가먼트를 구성한 구조가 드러난다. 포베리노 기법은 호러 무드의 룩에 적용됐다. 코팅 가공한 펠트 소재 남성 코트를 잘게 쪼갠 버드 페킹(Bird-pecking) 기법은 퍼 스톨 형태를 연출한다. 패브릭 플뤼마주(Fabric plumage)로 더블 오간자 소재를 잘라 깃털을 닮은 형상을 구현했고, 엘보 니팅(Elbow knitting)으로 입체감 있는 프린트 오간자 트라우저를 완성했다.

더 메모리 오브(the memory of) 기법을 응용한 방식이 컬렉션 룩 전반의 제작 기법에 활용되었는데, 트롱프뢰유 방식을 적용한 커팅은 본래의 프레임의 흔적(the memory of)을 보여주는 축소된 볼륨이 가미된 테일러링 실루엣으로 구현되었다. 크리스탈, 비딩, 네트 디스크, 빈 백 소재, 깃털, 소재를 활용한 엠브로이더리는 악보와 도형 문자 형태의 끈 장식을 연출한다.

#팔레트

20세기 사실주의 아티스트 앤드루 와이어스(Andrew Wyeth)가 그린 미국 풍경화에서 사막을 배경으로 한 컬러 팔레트의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어둡고 시적인 미국 중심부와 애리조나의 모래를 연상하게 하는 중성적인 컬러로 구성된다. 카운트와 카우보이 유령의 워드로브는 블랙, 앤트러사이트, 그레이, 골드, 베이지, 화이트가 주를 이룬다. 프롬 룩은 베리류와 라벤더, 멜론, 피치, 레몬에 이르는 소르베 컬러를 보여준다. 수술실 장면에서는 수술복의 상징적인 톤을 가미해 의학 모티프에 어울리도록 재해석한 그라파이트, 그린, 블루, 틸, 페트롤이 어우러진다. 루비가 돋보이는 글러브와 펌프스, 백은 영화 모티프의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를 오마주한다.

#액세서리

레시클라 콜라주 몬스터 펌프스는 20세기 패션 하우스에서 선보인 여러 가지 빈티지 펌퍼스를 조각내어 조립하면서 다시 디자인한 슈즈다. 크기를 변형하는 정교한 기법이 돋보이는 각 몬스터 펌프스는 서로 다른 세 개의 메종이 디자인한 펌프스 세 개를 콜라주 한 결과물이다. 전시품과 존 갈리아노의 수집용 개인 소장품도 몬스터 펌프스로 다시 태어났다. 새로운 뾰족한 앞코가 돋보이는 타비(Tabi) 펌프스가 루비 크리스탈 버전으로 등장했다. 타비 카우보이 부츠의 탠 레더 소재는 전체를 크리스탈로 덮었다. 앞코를 뾰족하게 재해석한 타비 더비를 블랙 레더, 샌드 플로킹 가공한 블랙 레더, 크리스탈 버전으로 선보인다.

법의 이미지를 반영한 카우보이 모자는 펠트 소재로, 카운트가 착용한 즉흥적인 폼 버전이 돋보인다. 높이 솟은 펠트 소재 모자도 같은 감성을 공유한다. 프린트가 더해진 코튼, 카드보드 소재의 뾰족한 모자는 집단적 실루엣의 분위기를 풍긴다. 라텍스 소재 수영 모자가 컬렉션 전반에서 등장한다. 미니 5AC를 비롯한 백은 루비 크리스탈 버전으로 등장하며, 난징 윤진 임페리얼 브로케이드(Nanjing Yunjin Imperial Brocade)로 완성한 스내치드 백(Snatched) 백도 선보였다. 크리스탈 브로치는 보안관을 상징하는 별 모양 배지와 고양이, 피에로 형상으로 컬렉션의 모티프를 오마주한다.

선글라스는 젠틀 몬스터(Gentle Monster)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이번 컬렉션에는 스테판 존스 밀리너리(Stephen Jones Millinery)가 만든 세 가지 유형의 모자가 포함되었다. 즉흥적으로 거품을 덮고 햇볕에 자연스럽게 브론즈 처리한 카우보이 모자는 서둘러 옷을 입고 부적절한 것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는 메종 마르지엘라의 아이디어를 나타낸다.

금속 보안관의 별 배지로 장식된 가장자리에 노출된 와이어 또는 손으로 짠 그로그랭이 있는 다양한 펠트의 검은 카우보이 모자, 앤티크 벨벳 소재의 줄기가 있는 최고급 타로니 새틴으로 만든 거대한 오렌지색 호박 모자, 메종 마르지엘라 아티즈널 아틀리에에서 제작한 모자에는 펠트 소재의 하이크라운 모자, 인쇄된 코튼과 판지 소재의 뾰족한 모자, 라텍스 소재의 수영 모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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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원

슈즈, 백, 주얼리 등 액세서리를 담당합니다. 희귀한 액세서리와 공예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designer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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