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 그룹의 마르타 오르테가 페레즈 재단(Marta Ortega Pérez Foundation, MOP 재단)이 미국의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의 스페인 첫 대규모 회고전 <원더랜드(Wonderland)>를 개최한다.
세계적인 인물 사진가로 손꼽히는 애니 레보비츠는 그녀의 통찰력 있는 사진을 통해 문화적 기억을 형성해온 것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지난 50여 년 동안 그녀의 사진은 꾸준히 유명 인사들의 겉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면모를 담아냈다. 이에 미국의 전설적인 록 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애니가 당신을 사진에 담으면 세상은 그 모습대로 당신을 보게 된다”고 표현한 바 있다.
애니 레보비츠는 자신이 존경하던 뮤지션들의 인물 사진을 촬영하면서 사진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부터는 보그에서 작업하며 매거진의 미학을 다지고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풍부하게 확장해 나갔다. 애니는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이야기를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타고난 스토리텔러로 평가받는데, 그녀의 작품은 볼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드러내며 서서히 그 비밀을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서사적 능력은 패션 사진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색채, 형태, 톤을 다루는 뛰어난 역량과 만나 동시대 가장 완성도 높은 패션 사진들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애니 레보비츠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놀라운 인물들과 특별한 이야기로 가득 찬 전시로, <보그>의 전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애니는 마치 놀라움에 휩싸인 이방인처럼 세상을 여행하는 것 같다. 그녀는 우리 모두가 꿈꾸던 여정으로 이끄는 안내자”라고 평한 바 있다.
전시는 애니 레보비츠의 초기 시절부터 출발한다. 이 시기 그녀는 <롤링 스톤> 매거진에서 밥 딜런, 그레이스 슬릭, 존 레논, 믹 재거, 키스 리처즈 등 뮤지션들의 인물 사진을 촬영하면서 대단한 명성을 쌓았다. 이어 예술, 영화, 음악, 스포츠, 정치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여정을 거쳐, 이번 전시의 핵심을 이루는 패션 사진의 세계로 이어진다. 이 중 상당수 작품은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특별한 사진들이다.
<원더랜드> 전시의 구성은 지금까지 단일 전시에서 소개된 적 없는 네 개의 독립적인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섹션에서는 영국의 록밴드 롤링 스톤즈와 함께한 작업을 몰입형 설치 작품으로 선보인다. 1975년 애니 레보비츠는 믹 재거의 요청으로 롤링 스톤즈의 투어 사진 작가로 참여해 두 달 동안 수백 롤의 필름을 촬영했다.
이어지는 ‘초기 작품’과 ‘의식의 흐름’ 섹션에서는 애니가 구축해온 다양한 스타일의 표현력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살펴보며 그녀의 창작 과정과 서사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두 섹션에는 유명 작가, 연기자, 시각 예술가들의 대표 이미지를 풍경, 실내 공간, 역사적 자료들과 함께 소개한다.
전시의 제목을 딴 마지막 섹션 ‘원더랜드’에서는 애니 레보비츠의 패션 작업을 담은 100점의 사진과 영상 설치물을 선보인다. 이중 다수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애니 레보비츠는 스스로를 패션 사진가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패션 사진들을 어디에 분류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아 오랫동안 보관해왔다. 그러다 결국 모든 사진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한다. 애니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동화에서 영감을 받아 보그 초기 작업을 시작했으며, 오늘날 가장 뛰어난 패션 사진들을 포함한 방대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전시와 함께 MOP 재단은 오랜 기간 애니 레보비츠와 협업해온 인물들의 인터뷰를 담은 특별 영상과 헌정 간행물을 선보인다. 인터뷰에는 브루스 스프링스틴, 패티 스미스, 글로리아 스타이넘, 카렌 엘슨, 티나 브라운, 메리 하워드, 필리스 포즈닉 등이 참여했다.
<원더랜드>는 MOP 재단이 주최하는 세계적 사진 전시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마르타 오르테가 회장은 “애니 레보비츠는 인물의 아우라를 포착하는 마법 같은 능력을 가졌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순간과 진실을 찾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며, “라 코루냐에서 열리는 세계적 수준의 사진전에 그녀를 첫 여성 작가로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애니는 활동 내내 모든 세대의 여성들을 꾸준히 조명해왔다. 특히 나이 든 여성들을 담은 그녀의 이미지는 장엄하면서도 독보적으로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MOP 재단은 2021년 12월 피터 린드버그 작품을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스티븐 마이젤, 헬무트 뉴튼, 어빙 펜, 최근 데이비드 베일리 전시까지 이어오며 라 코루냐의 전시 공간을 스페인의 세계적인 사진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어왔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22일부터 스페인 라 코루냐에 위치한 MOP 재단 전시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다.
#MOP 재단 소개
2022년에 설립된 MOP 재단은 ‘사진, 패션, 라 코루냐’ 세 가지를 핵심 요소로 삼는다. 지금까지 라 코루냐의 전용 전시 공간에서 다음과 같은 세계적인 수준의 전시를 네 차례 개최한 바 있다— <피터 린드버그: Untold Stories (2021)>, <스티븐 마이젤: 1993 A Year in Photographs (2022)>, <헬무트 뉴튼: Fact& Fiction (2023)>., <어빙 펜: Centennial(2024)>
MOP 재단은 전시, 교육 프로그램, 문화 이니셔티브를 통해 사진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상을 증진한다. 지역 사회와 세계적 수준의 예술을 소개하는 활기찬 문화 중심부인 스페인 라 코루냐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