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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니니의 직선과 보로미니의 곡선 사이”… 발렌티노가 재정의한 2026 FW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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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발렌티노(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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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발렌티노(Valentino)]

지난 3월 9일 저녁, 프랑스 파리의 유서 깊은 건축물 팔라초 바르베리니(Palazzo Barberini)에서 열린 발렌티노(Valentino) 2026 가을-겨울 컬렉션 쇼는 건축과 패션이 공유하는 본질적인 긴장감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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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발렌티노(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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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쇼는 ‘인터페렌체(Interferenze)’라는 테마 아래, 가브리엘 샤넬과 마티유 블라지 사이의 상상 속 대화를 이어가는 두 번째 장으로서 하우스의 뿌리와 상징적인 코드를 현대적인 창의성으로 재해석하며 현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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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발렌티노(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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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가 선택한 팔라초 바르베리니는 단순히 평온한 배경이 아니라, 질서와 움직임 사이의 마찰을 드러내는 긴장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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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대칭적이고 견고해 보이는 건축적 골격 안에서 피에트로 다 코르토나의 폭발적인 회화적 환영이 기하학적 엄격함을 깨뜨리며 해체와 비물질화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은 위계적 안정성을 계승하면서도 경계를 파괴하는 발렌티노만의 변증법적 미학을 극대화하는 완벽한 장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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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발렌티노(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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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팔라초 내부의 두 건축가, 베르니니와 보로미니가 구현한 정반대의 공간 구상을 의복의 실루엣으로 치환한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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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료한 기하학으로 신체를 규율하는 베르니니의 직선적인 계단과 방향 감각을 흔들며 끊임없는 적응을 요구하는 보로미니의 타원형 계단은 컬렉션 전반에 걸쳐 코드와 일탈의 대비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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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는 규율하는 직선성과 방향성을 흔드는 곡선을 동일한 표현적 야심 안에서 공존시킴으로써, 하나의 문법으로 환원되지 않는 장엄한 밀도의 룩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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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유 블라지는 하우스의 유산을 탐구하며 기능성과 화려함,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바탕으로 뉴트럴 톤부터 생동감 있는 컬러까지 폭넓은 팔레트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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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건축이 동일한 작동 논리를 공유한다는 전제하에, 발렌티노는 의복을 단순한 장식이 아닌 규율과 욕망 사이의 대화를 조직하는 장치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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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발렌티노(Valentino)]

결과적으로 이번 쇼는 질서를 기념하면서도 그 구조적 취약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발렌티노의 클래식한 하우스 코드가 현대적인 감각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변증법적 불꽃을 화려하게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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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원 에디터

슈즈, 백, 주얼리 등 액세서리를 담당합니다. 희귀한 액세서리와 공예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designer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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