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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新 소비형태 ‘인스타 바에’ 주목하라

인스타 바에

SNS가 일본 마케팅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일본 내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이용자는 2016년 기준으로 6872만 명으로 추정된다. 2018년에는 7486만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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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 업체인 ICT Research&Consulting이 지난해년 8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여타 SNS 플랫폼의 성장세가 주춤했던 것에 비해 LINE과 Instagram의 이용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이용률은 전년 대비 11.4% 증가, SNS 매체 중 성장세가 가장 뚜렷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SNS에 올릴 만한 사진을 ‘인스타 바에(インスタ映え)’라 부르며 SNS에 사진을 업로드하기 위해 특정 상품을 구매하거나 특정 가게나 장소를 방문하는 소비 형태인 ‘인스타 바에 소비(インスタ映え消費)’라는 단어가 점차 일반화되는 추세다.

‘인스타 바에’는 ‘인스타그램(インスタグラム)’과 사진발에 해당하는 일본어 단어인 ‘샤신바에(写真映え)’를 합성시킨 신조어다.

‘인스타 바에 소비’ 자체도 확대추세일 뿐만 아니라 SNS 이용자가 올린 사진 및 글은 강력한 입소문이 돼 매출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SNS 이용자의 시선을 잡기 위한 마케팅이 식품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SNS족을 사로잡은 초콜릿 ‘The Choco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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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은 일본인이 가장 즐겨 먹는 간식거리 중 하나로 2016년도 하반기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식으로 주로 무엇을 먹느냐는 질문에 65.8%가 초콜릿이라고 답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일본 초콜릿 시장은 약 5300억 엔, 생산량 기준으로 연간 약 24만 톤에 달하며 매년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지속 성장하는 일본 초콜릿 시장에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품질에 더해 ‘플러스 알파’ 요소가 필요해 졌다.

야노경제연구소(矢野経済研究所)의 2017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물용이 아닌) 개인용으로 과자를 구입할 때 어떤 요소가 구매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칩니까?’라는 질문에 48.6%가 상품의 ‘겉모양·포장’이라고 응답, 가격 다음으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기준 일본 1위 초콜릿 제조판매 기업 메이지(Meiji)는 이러한 소비자의 구매 성향에 맞춰 2016년 9월 제조과정과 패키지를 쇄신한 ‘The Chocolate’을 출시, 대히트를 기록했다.

일반적인 초콜릿 포장지는 제품 사진이나 초콜릿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디자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The Chocolate’의 디자인은 공예용지와 같은 갈색 상자에 깔끔한 로고와 독특한 카카오 열매 일러스트로 디자인됐다. 여러 초콜릿 상품이 진열돼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에서도 단연 눈길을 끌었다.

‘The Chocolate’은 세련되고 독특한 패키지 및 고급화 전략(기존 초콜릿 가격의 약 두 배 가격)으로 출시 7개월 만에 발매 당시 예상치의 2배 이상인 2000만 개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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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제품의 성공요인으로 SNS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이다. 발매 70일 만에 약 9000명이 인스타그램에 the chocolate의 사진을 업로드 했으며 ‘좋아요’ 수는 103만 명을 기록했다. 2017년 5월 말 기준 사진 업로드 수는 3만2000건까지 증가하는 등 발매 8개월이 지난 최근까지도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단지 먹기 위해 식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기 위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제품의 경우 초콜릿을 먹고 나서 남은 초콜릿 포장지를 활용해 SNS에 올리는 경우도 많아 초콜릿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사례로 볼 수 있다.

# 해외 브랜드 제품도 일본 SNS족 잡기에 가세

해외 브랜드 제품도 일본 SNS족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치즈 시장은 2015년 기준 일본 국내 소비량이 32만 톤을 넘어 과거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2016년도 잠정 집계 결과도 전년대비 8%의 성장을 보이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NS에 등장하는 ‘단골 메뉴’ 중 하나는 치즈가 들어간 음식이다. 이는 치즈가 늘어나거나 흘러내리는 모습이 시각적으로 깊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필라델피아’ 브랜드로 잘 알려진 글로벌 치즈 제조기업 KRAFT에서는 2016년 9월 일본의 SNS족을 겨냥한 슬라이스 치즈 신상품이 출시됐으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호화스러운 세 겹의 짙은 크리미 치즈(贅沢3層仕立ての濃厚クリーミーチーズ)’라는 독특한 이름의 제품으로 일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해 일본 기업과의 공동개발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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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제품은 2016년 하반기에 출시된 치즈 상품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겉의 두 층이 체다치즈, 안은 크림 치즈로 치즈 슬라이스 한 장이 세 겹으로 구성돼 있는데 살짝 데워 흘러내리는 모습, 혹은 반으로 잘라 3겹의 단면이 강조되도록 한 사진이 SNS상에 자주 등장했다.

2016년 일본 가정용 치즈의 트렌드는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치즈였다. 조각 치즈, 캔디 타입 치즈, 슈레드 치즈는 판매량이 증가한 반면 자르지 않은 통 치즈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포장지를 뜯어 토스트 위에 올려 간단히 즐길 수 있는 해당 제품은 간편하면서 색다른 치즈를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수요을 충족한 한편 SNS용 비주얼로 구매욕구를 자극하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필라델피아 치즈의 일본 총판이자 일본용 제품 공동개발사인 모리나가유업의 상품 개발 담당자는 개발 당시 단면을 잘랐을 때 보이는 세 겹 치즈의 비주얼 구현을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해당 제품 출시에 앞서 기존 치즈 상품의 5배에 달하는 공장 생산라인 테스트를 시행했다.

# 고기집도 트렌드 따라 변신

일본 외식산업 중 야키니쿠(焼肉, 일본식 고기구이) 가게는 매출액, 이용고객 수, 점포 수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타 외식 산업(일식, 양식, 중식 등)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야키니쿠는 기름이 튀거나 고기 냄새가 옷에 배기 때문에 여성들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여성 고객 유치에 주안을 두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낸 기업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2015년 도쿄 롯뽄기(六本木)에 오픈한 ‘숙성 야키니쿠 니쿠겐(熟成焼肉 肉源)’은 뉴욕 카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내부 인테리어와 SNS족을 겨냥한 메뉴 구성을 통해 여성고객들에게 어필했다.

고기 메뉴와 함께 와인뷔페, 양식집에서나 나올 법한 양질의 디저트를 함께 제공, 여성 고객 비율이 70~80%를 차지하며 약 100석 규모의 식당은 연일 많은 손님으로 북적였다. 여성 고객 중에서도 SNS를 이용하는 세대(20대 중반~ 30대 중반)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미나토구(港区)에 위치한 ‘야키니쿠 쿠로바라몬(焼肉 黒バラモン)’은 SNS 사진용으로 안성맞춤인 개성 있는 메뉴를 제공해 여성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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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용 메뉴, ‘고기 케익’을 겉면은 고기로 장식돼 있으며 고기를 걷어낸 상자 내부에는 고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양념이 들어 있다.

이외에도 금 가루를 뿌린 김치 등 ‘사진발이 잘 받는’ 메뉴를 다수 제공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최근에 가장 유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SNS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감안할 때 향후 그 존재감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성에 비해 구매력이 높은 여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유력한 수단으로서 SNS 활용의 유효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EC사이트 ‘라쿠텐’이 발표한 2016년 인터넷쇼핑 트렌드 1위로 앞서 설명한 ‘인스타 바에 소비’가 선정된 바 있다.

또한 SNS는 친구나 동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등을 중심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SNS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서는 신뢰성 및 친밀도가 높게 느껴지며 심리적인 영향도 큰 경향을 보인다.

덴츠총연(電通総研)에 의하면 소위 스마트폰 세대(スマホ世代)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 시각적 정보를 커뮤니케이션에 적극 활용하며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 그 당시의 상황이나 감정까지도 타인과 공유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제품 및 서비스의 시각적인 측면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다고 밝혔다.

향후 일본시장 개척에 있어 ‘SNS’와 ‘비주얼’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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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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