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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변화가 ‘서울패션위크’를 바꾸다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변화가 ‘서울패션위크’를 바꾸다 | 1

2016 F/W 헤라 서울패션위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패션위크(SFW)는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총 5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문래동 대선제분 공장에서 진행된다. 정구호 총감독 지휘 아래 진행되는 두 번째 서울패션위크는 K-패션의 미래를 위해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국내 디자이너들이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브랜드 홍보와 실질적인 비즈니스를 위해서다. 이를 반영해 지난 시즌 해외 유력 바이어 및 프레스 초청에 공을 들였던 정구호 총감독이 올해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DDP에서 패션쇼 형태로 진행되던 제너레이션 넥스트(Generation Next, 이하 GN)를 트레이드 쇼(트레이드 쇼는 비즈니스 상의 거래를 주체로 한 견본 시장이나 상품 전시회를 의미하며 주로 대규모 형태로 진행되는 행사를 지칭하는 이름이다)의 형태로 진행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외 문래동 대선제분 공장에 전시 부스를 만들어 국내 디자이너와 해외 유력 바이어 및 프레스들 간의 교류를 만든다. 패션 비즈니스의 장(場)으로서 확실한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다. 또한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 전 학장인 사이먼 콜린스(Simon Collins)와 보그 이탈리아 패션 에디터 사라 무어(Sarah Mower) 등 총 10명의 글로벌 패션계 거장들로 멘토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23일 국내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K-패션 글로벌 진출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진행한다. 전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디자이너 컨설팅 및 서울패션위크 심사도 함께 맡는다. 국내 디자이너들이 가장 갈증을 느끼는 부분인 만큼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된다.

정구호 총감독이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서울패션위크가 틀에 박힌 아날로그처럼 여겨진다거나 혹은 과거에 비해 퀄리티가 현저히 낮아졌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SK네트웍스(대표 문종훈)와 엠티콜렉션(대표 양지해) 등 다수의 기업들이 줄줄이 서울패션위크 불참을 선언했다. 패션계 불황으로 인한 경비 절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의 ‘플랜 B’가 더 이상 서울패션위크에 있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포한다. 지난 2016 S/S 시즌에 참가했던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박동문)의 럭키슈에뜨(Lucky Chouette)는 오는 29일 미아리에 위치한 나이트 클럽에서 단독 패션쇼를 계획 중이다. 신원(대표 박성철)의 반하트 디 알바자(VanHart di Albazar)는 기존의 패션쇼와는 또 다른 형태의 2016 F/W 트렌드 발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패션계의 변화는 비단 국내만의 일은 아니다. 영국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BURBERRY)와 미국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Tom Ford) 등은 지난달 5일 뉴욕패션위크(NYFW) 불참을 선언했다. 톰 포드의 경우 지난 2016 S/S 시즌에 단편 영화 형태의 디지털 컬렉션을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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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디자이너들이 패션 위크에 더 이상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만이 유일한 홍보 수단이 아닐뿐더러 트렌드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패션 위크는 통상적으로 매년 2, 3월에 가을과 겨울의 옷을 8, 9월에는 이듬해 봄과 여름의 옷을 선보인다. 다음 시즌이 발표되기 전까지 패션 바이어는 옷을 구매하고 각종 미디어는 관련 기사를 준비한다. 여기서 문제점은 정작 옷을 입을 실직적인 주인공인 소비자들이 꾸준히 외면받아 왔다는 것이다. 시의성이 중요한 패션에서 시의성이 실종된 것이다. 고질적인 카피 문제도 패션 위크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정작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디자인을 시장에 내놓기도 전에 카피 제품이 먼저 깔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스티브J&요니P 의 세컨드 브랜드인 SJYP가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F/W 시즌의 옷이 아닌 S/S 시즌의 옷을 선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배승연(요니P) 디자이너는 “패션쇼를 진행하고 나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바로 옷 사진이 곳곳에 퍼진다. 대체적으로 이 옷들은 5~6개월이 지난 뒤에야 시장에 나오게 된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그 의상이 이미 뒤처진 옷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여름과 초가을 옷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국내에서의 첫 시도인 만큼 어떤 반응과 결과를 얻게 될지 주목된다.

현재 국내외 패션계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인 글로벌 SPA 브랜드의 영향으로 시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수십 년간 지속됐던 패션의 생산, 유통, 소비 방식 또한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더 이상 4~6개월 전에 미리 진행하는 패션쇼는 통하지 않는다. 고리타분한 패션 비즈니스 방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갈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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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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