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달하는 ‘시내면세점’ 무한경쟁 돌입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이 본격적인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섰다.
기존 롯데면세점 소공점∙코엑스점∙월드타워점과 신라면세점 서울점, 동화면세점에 이어 신규 5개 면세점(신라아이파크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 SM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두타면세점)이 모두 개점하며 총 10개의 면세점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갖게 된 것.
이 중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면세점 특허권을 두산에 빼앗겨 다음 달 30일까지만 영업하고 문을 닫는다. 그러나 오는 11월 4개의 면세점이 추가로 허가되면서 지난 16일 영업 중단된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과 함께 기사회생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의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4곳을 추가 결정함에 따라 사업권을 잃은 롯데쇼핑,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측은 반색하는 반면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 신세계DF, 두산, 하나투어 등 신규 사업자들은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면세점 확장과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국내 면세점 매출 1위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경우 지난해 단일 매장으로는 2조229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전체 면세점 매출의 24.2%를 차지했다. 그러나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이달 18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에 오픈하면서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세계DF가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신세계 본점 신관 8층부터 12층까지 5개층을 사용하며 영엽면적 1만5138㎡ 규모로 문을 열었다. 글로벌스타 지드래곤과 전지현을 면세점 모델로 발탁했으며 K뷰티, K캐릭터 상품 그리고 YG스토어 등 상품을 구성해 한류 마케팅을 적극 펼쳐 알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변 관광명소와 연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어필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롯데면세점도 규모를 보다 확장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9층부터 11층까지 운영해오던 것을 12층까지 한 층을 더해 기존 1만3400㎡에서 1만6000㎡ 규모로 매장을 넓혀 올 7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일 프리오픈한 두타면세점은 동대문이라는 관광 인프라와 한류 마케팅을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 처음으로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영업 면세점이라는 카드를 선보였다. 이천우 두산 부사장은 “동대문은 밤 9시부터 활성화되는 상권으로 두타몰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고 밝혀 심야영업의 배경을 소개했다.
두산타워 10개층으로 구성된 두타면세점은 총면적 1만6,825㎡ 규모로 현재 518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면세점 최초라는 브랜드 구성과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테마 존을 마련해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K뷰티의 경우 국내 최다인 185개 국내 코스메틱 브랜드를 입점 시켰는가 하면, 제이에스티나 주얼리, 가방, 뷰티 3가지 브랜드를 판매하는 복합매장, 제시카 브랜드 블랑앤에클레어 등이 입점됐다.
다만 고가의 수입 럭셔리 브랜드 대부분이 아직 준비되지 않은 단점도 드러냈다. 이들 브랜드가 들어서는 2층과 5층 매장은 그랜드오픈 시기에 맞춰 올 8~9월 정도에 마무리해 정상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천우 두산 부사장은 “늦어도 올 가을쯤에 전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수입 브랜드로 부재로 올해 5000억원의 매출 목표에서 불가피하게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4일 현대아이파크몰 3,4,6층에 프리오픈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신규 면세점 가운데 유일하게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루이비통모에헤니시(LVMH) 그룹과 20여개 브랜드 유치에 성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LVMH 회장과 직접 만나 입점 설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이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올 3월 25일에 그랜드오픈한 이 면세점은 2만7200㎡ 규모로 완전 개장함으로써 기존 1차 오픈 때보다 패션∙잡화 및 럭셔리 브랜드를 강화하고 7층까지 전 층 MD를 완벽히 구축해 빠른 속도로 안정화 시켰다.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63은 여의도의 랜드마크인 63빌딩 별관에 문을 열었다. 별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층에 1만153㎡ 규모로 지난해 28일 프리오픈했다. 이 회사는 대한민국 국제금융의 요충지인 여의도를 기반으로 국회의사당, 한강공원, 노량진수산시장 등 인근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신흥 쇼핑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테마형 여행코스를 제안하는가 하면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여의도만의 특화된관광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투어가 토니모리, 로만손 등 9개 업체와 합작해 설립한 SM면세점은 지난 2월 15일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하나투어 본사에 프리오픈, 4월 29일에 그랜드오픈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총 7개층을 운영하며 영업면적은 1만㎡ 규모이다. 이 면세점은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관광 인프라와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인사동의 입지적 특성을 고려한 한류 체험형 관광 쇼핑 전략을 내세웠다. 상품 구성은 해외 명품과 국내 다양한 중소∙중견 기업 상품을 구비했으며, 한류 콘텐츠 제품만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한편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9조1984억원으로 2010년(4조5260억원)에 비해 103% 증가하며 급성장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4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에 따르면 해외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 시 고려사항 1순위로 쇼핑(72.3%)을 들었으며 자연풍경(49.5%), 음식(41.1%), 역사 및 문화유적(25.2%), 패션(19.8%) 등이 차지했다. 그 중 쇼핑장소로는 명동(42.4%)과 시내면세점(41.4%)이 높게 나타났다. 이어 소규모상점(23.7%), 백화점(21.9%), 동대문시장(21.7%), 대형할인점(21.3%), 공항면세점(18.9%) 등의 순위를 보였다. 아울러 서울특별시가 닐슨컴퍼니코리아와 함께 조사한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관광객들의 서울방문 평균 여행예산이 229만이며, 중국이 평균 341.5만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갖고 있다고 조사됐다. 지출 비용은 쇼핑비(110.8만원), 식사비(22.4만원), 문화오락예술비(3.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