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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W2017FW] 코오롱, 헤라서울패션위크 ‘커스텀멜로우’ 컬렉션

커스텀멜로우
사진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장에 들어서마자 보이는 거대한 화면에는 단아한 서체로 ‘Mmm…’, ‘Modern Masterpieces’, ‘Oh My Goddess’라는 단어들이 어떤 남자의 독백과 맞물려 컬렉션에 힌트를 던졌다.

“2008년 즈음 한 공연을 봤어요. 마이클 클락(Michael Clark)이라는 영국 안무가의 프로젝트였는데, 촉망받는 남성 발레무용수에서 ‘춤’으로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인물이 되었죠. 쇼장에 온 관객들에게 영상으로 선보인 작품은 그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작업한 <스트라빈스키 프로젝트Stravinsky Project>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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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멜로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손형오는 마이클 클락이 던진 메시지들을 조사하다가 그 안에 공통된 하나의 접점을 발견한다. 그건 바로 ‘펑크’에 관한 이야기였다. 컬렉션을 준비하던 시기, 사회적으로 벌어진 여러 사건 또한 이번 시즌 콘셉트를 잡는 데 영향을 주었노라고 백스테이지에서 넌지시 말했다.

지금껏 커스텀멜로우가 받아들여 변주한 다양한 발자취 안에 펑크가 들어간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강렬한 모델 박성진이 첫 주자로 등장하며 입은 자유분방한 낙서 프린트와 패치워크 가득한 하얀 테일러드 재킷은 컬렉션 주제를 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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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어서 등장한 베이지색 겹여밈 코트와 하운드투스체크 무늬 슈트는 밖으로 분출하는 분노의 펑크라기보단 더 섬세하게 정제해 재해석한 방식이다.

펑크 정신에서 영향을 받은 디테일-가령 금속 피어싱 링을 박아 넣은 재킷의 주머니와 구속복 장식과 지퍼를 단 카고 바지, 그리고 푸른색 니트 조끼의 조화는 정통 펑크보다 좀 더 신사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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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와 펑크를 결합하고, 그 안에서 다시 커스텀멜로우가 추구하는 고전적인 남성복 소재와 테일러드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펑크의 대표적인 테일러드 재킷 중 하나인 ‘줄무늬’ 코트는 소매 부분만 네모나게 절개해 다시 붙이는 방식을 취하고 복고풍의 말쑥한 줄무늬 셔츠에는 허리춤 밑으로 내려온 가죽 벨트가 치렁치렁했다. 머리를 삐쭉 세우고 드러난 모든 것에 반항을 이야기하는 펑크는 물론 ‘펑크’ 자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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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떤 정신을 담아내면서도 하나의 태도로 마무리한 옷에 마음이 끌릴 때가 있다. 사회현상에 화두를 던지는 안무가로부터 출발한 여정의 끝에 어쩐지 지금 우리 사회의 이야기들이 중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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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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