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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레이션의 진화 어디까지 가능?

콜라보레이션의 진화 어디까지 가능? | 1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이하 콜라보) 마케팅의 광풍이 거세다.

연초부터 다수의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가 스트리트 브랜드, 셀러브리티, 타업종 브랜드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는 중이다. 콜라보란 단순히 서로 다른 두 브랜드의 표면적 결합을 뜻하지 않는다.

기존에 갖고 있지 않았던 새로운 이미지를 흡수함으로써 브랜드 컨셉에 활력을 불어넣고 보다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기능 및 디자인 측면에서 날로 세분화되는 스포츠·아웃도어 트렌드를 감안하면 콜라보를 통해 자사의 정체성과 장점을 극대화하는 브랜드들의 전략은 한동안 유효할 전망이다.

올해 초 시장을 뜨겁게 달군 이들 브랜드의 콜라보 면면을 살펴봤다.

# 스테디셀러,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디자이너 손끝에서 재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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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기존 상품을 색다르게 리디자인한 뉴 라인을 출시하는 움직임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애슬레저, 스포티즘 트렌드와 맞물려,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간 콜라보 마케팅이 주를 이룬다.

두 브랜드가 공동 작업함으로써 인지도 높은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는 신선함을 어필할 수 있고 스트리트 브랜드로서는 콜라보를 매개 삼아 보다 넓은 층의 소비자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가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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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르까프(LECAF)는 K-패션의 선두주자 하동호 디자이너가 이끄는 ‘소윙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 · SWBD)’와 콜라보 헤리티지 라인을 출시, 지난달 31일부터 온라인 편집샵 29CM에서 단독으로 총 1000개의 한정 수량만 판매한다.

프로젝트는 ‘과거와 오늘의 나를 잇다’를 주제로 르까프의 80~90년대 헤리티지 로고와 하동호 디자이너의 시그니처 디테일을 결합해 탄생했다. 이와 함께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서 르까프 X SWBD 콜라보 라인 제품을 착용한 외국 모델들의 모습을 담은 감각적인 화보를 공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콜라보 헤리티지 라인은 야상과 후디, 티셔츠, 팬츠 등 12개의 제품으로 구성됐으며 심플한 바탕에 로고와 패턴을 이용해 포인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아식스 타이거(ASICS Tiger)는 올해 들어 어패럴과 패션 라인 아이템 강화를 목표로 지속적인 콜라보를 진행 중이다. 2월에는 이탈리아 스트리트 프리미엄 편집샵 ‘슬램잼(Slam Jam)’과의 콜라보 상품인 ‘엔젤(ANGEL)’을 출시했다.

아식스 타이거의 스테디셀러 ‘젤-마이(GEL-MAI)’가 지닌 액티브한 라인과 뛰어난 실용성에 슬램잼이 지닌 이탈리아 스트리트풍의 아트 감성을 믹스해 탄생했다. 블랙과 블루, 그린과 바이올렛의 감각적인 색상 조합과 기하학적인 패턴을 써서 스포츠 제품의 모던한 변신을 보여줬다.

코오롱스포츠(KORON SPORT)가 올해 2월 공개한 2017 SS 상품은 초경량 패딩자켓 ‘키퍼’와 ‘뮤즈’, ‘메시’ 그리고 ‘KOLON SPORT+SEISHIN’ 라인으로 구성됐다. 일본의 신성((新星) 디자이너 세이신 마츠이(Seishin Matsui)와 손잡은 콜라보 라인은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에서 받은 영감을 가지고 자연과 도시의 조화라는 주제를 표현했다.

한편 같은 달 푸마는 네덜란드 기반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데일리페이퍼(Daily Paper)’와 2017 SS 시즌 첫 콜라보를 내놓은 바 있다. 아프리카 헤리티지에 현대적 패션을 조합한 데일리 페이퍼 특유의 독특한 스타일이 푸마의 아이코닉 스니커즈 ‘매치(Match)’, 클래식 스니커즈 ‘코트 플랫폼(Court Platform)’, 의류에 고스란히 적용됐다.

# 셀러브리티 기용한 컬렉션·화보·영상으로 브랜드 컨셉 강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스타를 모티브로 한 컬렉션을 출시하거나 스타가 제품을 착장하고 찍은 화보나 영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는 콜라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셀러브리티 콜라보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컨셉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지닌 스타를 활용해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예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MERRELL)은 2017년 브랜드 앰버서더로 로이킴을 선정하고 다양한 공동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뮤지션 로이킴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머렐 브랜드송 ‘보다 더’를 공개하며 소비자와의 소통 강화에 주력했다.

이 프로젝트는 머렐의 주요 타깃인 2539 세대에게 머렐의 브랜드 정체성과 가치를 나타내는 슬로건 ‘Do What’s Natural(자연스럽게 즐겨라)’를 전하고자 기획됐다. 누구나 편안하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감성적인 멜로디와 ‘너를 위한 시간, 너만을 위해 살아봐’, ‘더 멀리 떠나자, 보다 더 자연스럽게’라는 가사를 통해 젊은 세대의 욜로(YOLO) 라이프를 반영, 가장 자연스러운 자기 본연의 모습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보다 더’ 음원은 4월 1일~5월 31일 라디오 광고 및 머렐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머렐은 로이킴과 함께 올 상반기 대대적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2017 SS 화보컷을 통해 영 제너레이션 트렌드에 부응하는 세련된 라이프스타일 룩을 선보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오는 5월 27일에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되는 머렐 트레일러닝 대회 ‘머렐 트레일레이스 2017(MERRELL Trail Race 2017)’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갖는다.

지난 3월 스포츠 브랜드 푸마(PUMA)는 래퍼 빅 션(Big Sean)을 새로운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하고 2018년 봄 단독 콜라보 컬렉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빅 션은 푸마의 클래식 라인을 중심으로 푸마의 스트리트 헤리티지와 스타일을 대표한다.

푸마 스니커즈 ‘스웨이드(Suede)’와 ‘클라이드(Clyde)’, ‘T7 트랙수트’ 등 80년대 미국 힙합 문화의 상징이었던 클래식 제품들을 빅 션만의 세련된 힙합 감성으로 풀어낸다는 계획이다. 또한 푸마는 빅 션의 2017 여름 투어 ‘아이 디사이디드(I Decided)’를 공식 후원할 예정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BLACK YAK)의 프리미엄 시티웨어 나우(nau)는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LIVENAU’ 캠페인의 일환으로, 자사의 컴포트시크(Comport Chic) 컬렉션을 착용한 뮤지션 헨리를 담은 스토리 화보와 영상을 공개했다.

나우의 브랜드 캠페인 명이자 이번 콜라보의 주제이기도 한 ‘LIVENAU’는 여유를 갖고 자신만의 삶을 즐기는 것을 가리킨다. 현재의 삶에 충실하며 일상을 즐기는 헨리의 모습을 나우의 슬로우 라이프 철학과 연결시켰다.

올해 2월 LF가 론칭한 신규 컨템포러리 스포츠웨어 라인 질스튜어트스포츠(JILLSTUART SPORT)는 론칭을 기념해 이효리와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이효리는 실제로 제주도에 살면서 오가닉 라이프를 몸소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행, 운동 등 활동적인 여가와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25∼35세 남녀를 주요 타깃으로 캐주얼과 스포츠를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제품군을 내놓겠다는 브랜드 방향성과도 잘 어울리는 모델이다.

# 이색 콜라보

콜라보레이션의 진화 어디까지 가능? | 4셀러브리티나 패션 브랜드가 아닌 파트너와의 콜라보 사례도 눈길을 끌고 있다. 유명 애니메이션을 모티브로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콘셉트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거나 스포츠·아웃도어와는 거리가 먼 타업종 브랜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도도 포착됐다.

아식스 타이거는 지난 3월 월트디즈니컴퍼니와 함께 영화 ‘미녀와 야수’ 개봉일에 맞춰 특별한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영화 속 캐릭터들의 성격과 의상에서 받은 영감을 스니커즈에 그대로 재현해 호응을 받았다.

가령 벨을 모티브로 한 제품은 신발 전면을 우아한 장미 자수로 수놓고 모던한 컬러를 배치했다. 거칠어 보이지만 여린 면모도 지닌 왕자를 모티브로 한 제품에는 스웨이드 소재와 딥한 컬러가 사용됐다. 이 스니커즈는 총 7가지 디자인으로 13일과 18일 이틀 동안 단 세 곳에서만 한정 판매돼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블랙야크는 식음료 브랜드 레드불과 공동으로 중국 하얼빈에서 진행한 ‘프리즈 러닝(Freeze Running)’ 프로젝트의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프리즈 러닝은 다양한 분야의 선수들을 지원하는 레드불의 미디어 팀의 미션 중 하나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 경쟁이 점차 가열됨에 따라 업계 내에서 보다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그 중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은 브랜드 컨셉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이미지 부여 및 넓은 층의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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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여성복, 캐주얼 담당 에디터입니다. 셀럽스타일 및 국내외 컬렉션을 전문적으로 취재합니다. designer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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