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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장수 백화점 로드 앤 테일러, 역사속으로

코로나 19로 의류 매출이 줄면서 미국 소매업계는 줄줄이 도산 위기를 맞았다.

지금까지 브룩스 브라더스와 JC페니, 니먼 마커스 그룹, 제이크루 그룹 등 약 20여곳이 파산보호 신청(Chapter 11)을 한 것으로 알러졌다.

Chapter 11은 파산 법원의 관리하에 회사 갱생 절차를 밟는 과정이 담겨 있는 미국 파산법의 11번째 챕터다.

특히 경영 및 재정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파산을 막기 위해 법원에 일정 기간 보호를 요청하고 법원이 허가한 구조조정 계획하에 회사 갱생 절차를 밟는 것으로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일단 기업이 Chapter 11을 신청하게 되면 신청하는 날 이전까지 대출한 자금, 납품받은 물품 대금 등 채권자들의 권리 행사가 중지되며 해당 기업은 구조조정 계획하에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지속하게 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미국 소매업계가 잇따라 파산 보호 신청을 내고 있으며 이 중 눈에 띄는 기업이 있다. 바로 로드 앤 테일러다.

로드 앤 테일러는 200년 역사의 미국 최장수 백화점으로 최근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로드 앤 테일러는 미국에 설립된 첫 번째 백화점으로 200년간의 영업을 끝내고 공식적인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019년 뉴욕시 맨해튼 5애비뉴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폐점한데 이어 의류 대여 스타트업 기업인 르 토트(Le Tote)는 지난해 8월 인수했으나 코로나 19와 지속된 매출 부진의 영향으로 올해 8월 초 법원에 파산보호(Chapter 11)를 신청했다.

외신에 따르면 로드 앤 테일러는 8월 2일에 파산 신청을 했고 최근 몇 달 동안 챕터 11(파산법 제11조)을 신청하는 일련의 고급 소매업자들과 함께 파산 신청을 했다. 당초 19개 점포가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가 몇 주 뒤 24개로 늘어났다. 로드 앤 테일러는 최근 나머지 38개 점포와 웹사이트 모두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로드 앤 테일러의 모든 점포의 폐점을 결정했다.

로드 앤 테일러는 미국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한편 지점을 열고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고용하는 등의 기록을 세웠다. 한때 하이 엔드 패션의 주축이었다. 맨해튼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호화로운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로드 앤 테일러는 지난 1986년 모기업이 메이코(May Co)에 인수된 뒤 저가 상품을 대거 추가하는 한편 세일 횟수를 늘리고 투자를 중단하면서 고급 이미지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허드슨스베이 산하에 있게 된 로드 앤 테일러는 뉴욕 5번가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위워크 코스(WeWork Cos)에 매각됐으며 몇년 뒤 르토트가 1억달러에 로드앤테일러 브랜드와 지적재산권(IP), 점포 등 사업 전체를 사들였다.

당초 르토트는 로드 앤 테일러 점포 수를 줄이고 의류 렌탈 서비스 등을 도입해 점포를 리뉴얼할 계획이었으나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이날 함께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지난해 로드 앤 테일러의 매출은 2억 5350만달러, 직원 수 651명, 부채 1억 3790만달러다.

로드 앤 테일러의 경영 악화는 최근 수년간 소매유통 업계의 급격한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경영난에 시달려왔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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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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