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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현주 디자이너 “디자이너가 바로 브랜드”

올해 더욱 기대되는 디자이너 브랜드 ‘토새’

2021 SS "시대를 초월한 것(A Timeless Thing)"

디자이너 브랜드 ‘토새(TOSE)’의 행보가 올해 더욱 주목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디자이너 브랜드에겐 혹독한 시기였다. 신규 바이어 발굴을 위해 한해 동안 준비한 해외 페어나 국내외 컬렉션 등이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2019년 3월 하이서울패션쇼를 통해 론칭한 ‘토새’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국내 시장으로 입지를 다져갔다. 현재 공식 온라인몰과 네이버디자이너윈도, W컨셉, SSF 등 다양한 편집숍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하이서울쇼룸에 입점 되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토새’는 시장 변화를 빠르게 읽어갔다.

라이브 커머스, 언택트 패션쇼 등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비대면 시장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것. 지난 5월 19일 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 주관 디지털 런웨이 20SS를 시작으로 11월에는 서울산업진흥원 주관 하이서울패션쇼 20FW 부대행사로 진행된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 직접 참여했다. 또 최근에는 와디즈에 ‘내 맘대로 변신 티’라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성공적인 펀딩을 이끌며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토새(TOSE)’의 전략적 행보는 이어갈 계획이며 올해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현주 디자이너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1. ‘토새(TOSE)’ 브랜드에 대해

여성복 디자이너 브랜드 ‘토새(TOSE)’는 2018년 하반기에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주관한 패션브랜드 창업 교육 지원과정 ‘미남미녀프로젝트’에서 차석으로 수료하며 19년 3월 서울산업진흥원 하이서울패션쇼를 통해 데뷔했다. 토새는 한국어 ‘본토박이’에서 나온 방언으로서 대대로 그 땅에서 나서 오래도록 살아 내려오는 사람이란 뜻이다.

남성적인 직선 구조와 여성적인 곡선을 결합해 로맨틱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공유, 반드시 기본은 지키되 독창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또 ‘토새’는 희소성의 가치가 높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좋아하는 경제력을 지닌 30대에서 40대 후반의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2.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대학 졸업 후 12년간 외항사 승무원으로 근무했다. 어렸을 적부터 꿈은 승무원과 패션 디자이너였다. 오랫동안 승무원으로 근무를 해오며, 마음 한 켠으로는 패션디자이너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가 없었다. 현실적으로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미래에 조금 더 생명이 길고, 자아실현이 가능한 직업을 선택하고 싶었다. 더 늦어지면 기회조차 없을 거 같아서 퇴사 이후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되었다.

디자이너가 되겠단 이유에 큰 이유는 없다. 그냥 옷이 좋고, 옷을 만드는 게 즐겁고, 사람들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싶었다.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5년간 봉제, 패턴, 일러스트 학원을 다녔고 국가공인자격증인 양장기능사 자격증과 세탁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사단법인 중앙패션디자인협회에서 주관하는 46회 중앙패션디자인컨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3. 코로나19로 지난해 디자이너가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취소됐다.

아쉬움이 굉장히 많다. 하나하나 애정이 가득한 제품을 만들고 준비를 했는데 지난 연초부터 각종 패션 페어와 행사가 취소됐다. 신규 브랜드가 새로운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또한 지난해 1월 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 5기 입주 디자이너로 선정되며 홍콩, 중국 상해와 광저우등 해외 페어와 컬렉션까지 준비했는데 모든 행사가 취소되어 너무나 아쉬운 한 해 였다.

1년의 연차가 생겼지만, 마치 1년의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라이브 커머스, 언택트 패션쇼 등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비대면 시장을 파고 들었다. 그 시장에 ‘토새’는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4. 데뷔 때와 현재의 ‘토새’ 달라진 점은 있나?

데뷔 때 타깃은 20~30대로 잡고 다양한 제품에 욕심을 냈다. 통일성이 부족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신진 디자이너에겐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부분임을 알게 됐다. 다양한 아이템 보다는 완성도 높은 제품이 ‘토새’에게 더 잘 어울렸다. 그동안 구매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30~40대로 타깃의 변화도 줬다. 감사하게도 ‘토새’를 알아보는 고객 한분 한분 늘어갔고 SNS DM 등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팬들도 생겼다.

5. 최근 클라우드 펀딩에 도전했다

항상 해보고 싶었던 아이템이 있었다. “상의의 소매가 탈부착 되면서 여러 가지 소매로 바꾸어 입을 수 있다면, 옷 한 벌로 여러 가지 스타일이 연출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제품의 이름은 ‘내 맘대로 변신 티’다. 최근 와디즈에 펀딩을 통해 별 5개 만점 후기를 얻었다.

클라우드 펀딩의 성과를 바탕으로 콘텐츠진흥원 아이디어 기획개발 사업에 참여해 장려상까지 받았다.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애정 깊은 프로젝트였다. ‘내 맘대로 변신 티’를 시작으로 새로운 프로젝트에 선보일 유틸리티 아이템 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일석이조, 일석삼조 이런 제품이야 말로 매력적인 제품이 아닐까?

6.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있다면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한 발짝 더 다가온 느낌이다. 직접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참여했다.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직접 설명하다 보니 정확하고 진정성 있게 제품을 소개할 수 있었다. 고객의 반응은 더욱 즉각적이다. 매출 상승은 물론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며 소비자와 더욱 가까워졌다. 라이브 커머스 시대 “디자이너가 바로 브랜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7. ‘토새’를 전개하며 지난해 아쉬웠던 점은

디자이너들에게 자신의 제품을 검증할 수 있고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컬렉션이나 페어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행사들이 취소됐고 ‘토새’ 역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가 많이 줄어 아쉬웠다.

8. '토새' 21SS 시즌 컨셉은?

'토새'의 20FW 컨셉이 AC WOMEN(After Covid Women)이었다면, 21SS 컨셉의 주제는 ‘시대를 초월한 것(A Timeless Thing)’으로 잡았다. 올해 펜데믹에 대한 피로감을 극복하고 종식에 대한 희망적인 소식들이 공개됨에 따라 소프트하고 뉴트럴하며 행복감을 주는 컬러와 패턴,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디자인을 주력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트렌드 제품보다 소비자 개인의 취향이 돋보일 수 있는 제품들도 준비하고 있다.

9. 앞으로의 목표 및 계획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성장하는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다. 특히 올해는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며 신진 디자이너는 판로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매출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온라인 마케팅과 홍보를 강화하고 ‘토새’하면 한현주가 떠오르도록 ‘토새’의 브랜딩에 힘을 쓸 예정이다.

10.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은?

처음 ‘토새’를 론칭 했을 땐 해외 B2B 시장 진출이 목표였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코로나 19로 인해 국내 시장으로 변동이 되었다. 앞으로 코로나 19가 잠잠해지고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해외 진출을 통해 ‘토새’를 더욱 알릴 계획이다.

11. 인생 철학은?

‘슬픔은 웃음으로 승화하자’가 어렸을 적부터 저의 신조이다. 언제나 괴롭고 힘들 때 긍정적으로 끈기를 가지며 굉장히 밝은 기운을 가지고 이겨내자 노력한다. 항상 웃으려 노력을 해서 그런지 남들보다 작은 일에도 잘 웃는다. 그런데 웃는 거 싫어하는 사람 없다. 힘들수록 웃어보자.


한현주 디자이너

[한현주 디자이너 profile]

2020년 경기패션창작스튜디오 5기 디자이너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원
2016년 사단법인 중앙패션디자인협회 회원
2015년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 세탁기능사 취득
2014년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 양장기능사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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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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