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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N°5가 100년의 명성을 얻게 된 비결

샤넬이 1921년 탄생한 N°5의 100년 동안의 명성을 되짚어 본다.

# N°5의 탄생

N°5는 자신의 이름을 딴 향수를 선보인 최초의 디자이너자 시대를 앞서가는 패션 디자이너였던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이 제작한 첫 번째 향수였다. 가브리엘 샤넬은 은방울, 바이올렛, 자스민과 같은 한 가지의 꽃향기만 선사했던 기존의 향수가 지닌 여성성의 제약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당시의 관습에 맞서는 N°5의 추상적인 잔향은 가브리엘 샤넬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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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5 그래픽 아트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Ernest Beaux)는 최고급 자연 유래 성분과 당시에는 생소했던 합성 분자인 알데하이드를 전례 없는 비율로 조합하여 향기 노트를 강조하는 아방가르드한 구성의 N°5를 만들어냈다. N°5는 이러한 파격적인 매력으로 현대 향수 시대의 막을 여는 전환점이 되었고, 향수의 역사를 바꾸었다.

에르네스트 보의 뒤를 잇는 세 명의 조향사는 모두 하우스를 상징하는 향수를 보호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N°5의 비밀스러운 포뮬러는 마치 성화처럼 앙리 로베르(Henri Robert), 쟈끄 뽈쥬(Jacques Polge) 그리고 현재의 올리비에 뽈쥬(Olivier Polge)에게 전해졌다. 올리비에 뽈쥬는 샤넬 향수 크리에이션 및 개발 연구소와 함께 생산 과정의 모든 단계에 참여하며 N°5의 생산 공정을 탁월하게 유지시킨다.

# 여성미의 아이콘이 된 N°5

1937년, 유명세를 떨치던 가브리엘 샤넬은 자신이 만든 향수 N°5를 대표하는 최초의 모델이 되었다. 리츠 호텔의 스위트룸 벽난로에 기대어 가브리엘 샤넬은 하퍼스 바자에 게재된 광고를 위해 프랑수아 콜라(Francois Kollar)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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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가브리엘 샤넬 by 프랑수아 콜라

1952년, 마릴린 먼로는 잠자리에 들기 전 ‘N°5 향수 몇 방울’만 몸에 걸친다고 고백했다. 1960년 마리 끌레르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언급된 이 고백은 전설이 되었고, 그 이후 N°5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1960년대에는 2007년도까지 샤넬 향수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일했던 쟈끄 엘뤼(Jacques Helleu)가 브랜드 홍보대사의 시대를 열었다. 쟈끄 엘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여성들을 선택하고 사진 및 영화계의 가장 유명한 감독 및 작가에게 의뢰하여 여성 모델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역사에 길이 남을 광고 캠페인을 만들어냈다. 수십 년 동안 알리 맥그로우, 로렌 허튼, 까뜨린느 드뇌브, 캐롤 부케, 니콜 키드먼 등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들이 N°5를 대표했다.

현재는 샤넬 향수 & 뷰티 사업부 및 워치 & 화인 주얼리 사업부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리소스 책임자인 토마 뒤 프레 드 생모르(Thomas Du Pré de Saint-Maur)가 2013년부터 N°5의 전설을 이어가고 있다.

# 고급스러운 간결함을 지닌 N°5의 디자인

가브리엘 샤넬은 특정한 꽃을 떠올릴 수 없는 감각에 대한 과감한 시도를 통해 향수의 역사를 바꿔 놓은 추상적인 향수 N°5를 만들어 냈다.

샤넬은 향수의 앰버 컬러가 돋보일 수 있는 미니멀한 보틀을 디자인하여 제품을 선보였다. 캡에는 최초로 교차된 더블 C 로고가 장식되어 있다. 극도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라벨은 시대 정신을 반영한다. 가브리엘 샤넬은 “항상 더하지 말고 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N°5의 절제되고 우아한 디자인은 변함없이 그 모습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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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에 선보인 N°5 빠르펭 보틀(좌측), 1921년 버전의 보틀(우측)

N°5는 예술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59년, N°5 박스는 뉴욕 현대 미술관의 영구 소장품이 되었다. 그 후 1980년대에는 앤디 워홀 작가가 N°5에 바치는 9장의 스크린 프린트 시리즈를 선보였고, 이는 팝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N°5의 세 가지 필수 요소인 혁신적인 향과 최고급 원료 그리고 파격적인 패키징은 다른 모든 샤넬 향수의 스타일을 정의한다.

# ‘N°5, 5가지 향수’ 소개

1921년 처음 출시된 그 순간부터, N°5는 샤넬에 있어서 언어의 문법처럼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다른 모든 샤넬 향수의 스타일을 정의해왔다. N°5는 샤넬 하우스의 원동력이자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창작자와 창작물의 완전한 자유를 대변한다.

N°5는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앙리 로베르를 제외하고 하우스의 향수의 전통을 이어온 모든 조향사는 다양한 재해석과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N°5의 수많은 매력을 하나씩 발굴했다. 현재 N°5는 오리지널 빠르펭을 포함한 다섯 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다섯 가지 N°5 및 출시 년도

1921년 N°5 빠르펭 → 1924년 N°5 오 드 뚜왈렛 → 1986년 N°5 오 드 빠르펭 → 2008년 N°5 오 프리미에르 → 2016년 로(L’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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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원

슈즈, 백, 주얼리 등 액세서리를 담당합니다. 희귀한 액세서리와 공예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designer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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