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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시대 연 패션 플랫폼에 쏠린 관심

PART1 패션플랫폼 춘추전국 시대 개막

패션 플랫폼 전년대비 거래액 두자릿 수 성장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90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특정 아이템을 판매하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심상찮다. 국내를 대표하는 패션 버티컬 플랫폼은 무신사와 지그재그다. 이들은 특정 카테고리를 메인으로 비즈니스를 펼치며 대형 플랫폼인 네이버, 쿠팡 등과도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의 거래액과 트래픽을 기록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본지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에 쏠린 관심’이란 주제로 패션 플랫폼들의 올해 전략을 소개한다.

지난해 패션 이커머스 시장의 빅 이슈는 당연 무신사와 지그재그다.

무신사는 여성 플랫폼 29CM와 스타일쉐어를 각각 인수했고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패션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을 합병했다.

이 같은 인수 배경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90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짐에 따라 음식 배달, 택배 등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됐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92조 8,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 증가했고 이는 200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역대 최고치다. 이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38조 1,951억원으로 27.6% 급증했다.

상품군별로 보면 음식서비스와 농축수산물은 각각 25조 6,847억원, 24조8,56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8.2%, 26.3% 증가했고 농축수산물은 27.8% 늘어난 7조9,421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가전·전자·통신기기(22조 8,238억원·25.8%), 컴퓨터 및 주변기기(8조 8,948억원·21.0%) 등 가전 부문의 성장세도 가팔랐다. 패션 부문 역시 의복(16조 9,028억원·12.6%), 스포츠·레저용품(6조 3,399억원·18.1%), 아동·유아용품(5조 4,881억원·13.0%), 가방(3조 3,002억원·20.9%)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이커머스의 상승 속에 주목 받는 곳이 바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Vertical Commerce Platform)이다.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여러 분야의 제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대신 패션, 식품, 인테리어 등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 플랫폼이라고도 불린다. 무신사, 지그재그를 비롯해 오늘의집, 마켓컬리 등이 대표적인 예다.

무신사, 지그재그는 패션을 메인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점 세분화되는 상황에서 하나의 카테고리에 집중해 차별화된 성장 모델을 기반으로 취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지난 한 해 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패션 카테고리 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네이버, 쿠팡, 11번가, 티몬 등 전통강자인 대형 이커머스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거래액과 트래픽을 발생시키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카테고리

업체명

매출 거래액(2021년)

비고

패션플랫폼

무신사

2조 3,000억

무신사  29CM, 스타일쉐어 인수(2021년 5월)

29CM

W컨셉

패션플러스

5,300억

하프클럽

6,000억

지그재그

1조

카카오에 피인수(2021년 4월)

브랜디

3,000억

디유닛 서울스토어 인수합병(2022년 5월)

에이블리

7,000억

리빙, 뷰티, 디지털카테고리 확장

해외명품구매

플랫폼

발란

3,000억

발란 325억 원 투자 유치(2021년)

머스트잇

3,500억

머스트잇 130억 원 투자 유치(2021년)

트렌비

3,000억

트렌비 220억 원 투자 유치(2021년)

캐치패션

1,500억

캐치패션 201억 원 투자유치(2021년)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

4,000억

2020년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운영

번개장터

1조7,000억

2011년 월간 순이용자 수 520만 명

중고나라

4조

최대 규모 상품 군

당근마켓

1조

2015년 월간 순이용자 수 1450만 명 이용

펀딩 플랫폼

텀블벅

2,000억

(패션시장 추정치)

와디즈

모예

펀딩+4월말 상시 판매 채널 구축

무신사 패션플랫폼 2조 시대 열다

패션 플랫폼(중고‧펀딩거래 플랫폼 제외) 12개 사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두자릿 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무신사는 스타일쉐어, 29CM 인수‧합병으로 지난해 2조 3,000억원의 거래액을 올렸으며 지그재그가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무신사와 지그재그를 제외한 나머지 10개사는 2,000~6,000억원 사이로 전체 플랫폼의 80%이상 차지하고 있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토어와 29CM, 스타일쉐어, 솔드아웃 등 지난해 무신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거래액 총합은 2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29CM과 스타일쉐어를 인수해 합병했으며 한정판 상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인 솔드아웃은 별도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스타일쉐어 등을 인수하기 이전인 2020년 무신사 스토어의 거래액은 1조 2,000억원이었으며 무신사 스토어는 지난해 1조 7,000억원의 거래액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무신사는 총합 거래액 중 무신사 스토어의 거래액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거래액의 성장 배경에는 무신사 스토어의 꾸준한 상승세가 한몫했다. 무신사는 2021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된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1주일만에 판매액 1232억 원의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하며 브랜드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2021년 10월부터는 유아인을 비롯해 정호연·구교환 등이 참여한 ‘셀럽도 무신사랑 해’ 캠페인을 진행해 고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무신사는 2021년에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약 90% 증가한 2조3000억 원을 달성해 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로 ‘거래액 2조 시대’를 맞게 됐다.

무신사는 2021년에 온·오프라인 사업 확장에도 주력했다. 2021년 4월에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근처에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신규 오픈하며 첫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무신사 스토어 회원 수는 2021년말 기준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월간 순 이용자는 400만 명에 달한다.

앞으로 무신사는 키즈·골프·스포츠·아울렛·럭셔리 등 주요 전문관을 앞세워 카테고리별 맞춤형 성장 전략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국내에서 주목받는 패션 브랜드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글로벌 진출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무신사 다음으로 거래액이 높은 곳은 지그재그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2021년 한 해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며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로 연간 거래액 1조원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지그재그는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거래액이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하며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이밖에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비 84% 증가한 7,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에이블리’ 단일 애플리케이션으로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거래액 7,0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20년 연간 거래액 3800억원에서 84% 증가한 수치다

이 추세라면 올해 거래액은 1조원도 쉽게 넘길 수 있다는 게 에이블리 측의 설명이다.

4050 여성을 위한 패션 커머스 퀸잇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퀸잇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전략을 바탕으로 총 거래액 연간 1700% 성장, 누적 앱 다운로드 수 320만 건 돌파, 구글 플레이 올해의 앱 선정 등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050 대표 앱답게 전체 유저의 80% 이상이 45세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장 전략과 활발한 M&A

지난 2~3년 간 패션 플랫폼들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패션 시장은 백화점‧대리점‧아울렛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사업 비중이 높기 때문에 패션 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온라인 비즈니스는 오프라인의 보조 수단이지 대체 수단은 아니다.

이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최근 패션 플랫폼에 관련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아직 먹을 게 많다’는 것이 외부의 인식이다.

지난해엔 카카오와 신세계가 각각 지그재그와 W컨셉을 인수했고 무신사는 29CM와 스타일쉐어를 품었다. 동대문 기반의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도 최근 서울스토어를 인수하고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브랜디는 네이버로부터 100억원 단독 투자 유치에 이어 지난해 8월 200억을 추가로 투자 받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월 거래액 700억원을 돌파한 브랜디는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블리는 67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고 기업가치를 9,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퀸잇 역시 최근 36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지난해 7월 100억원 투자 유치 이후 6개월만에 투자를 이끌어 냈다. 출시 16월만에 누적 투자액만 515억원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중심의 패션 시장은 무신사, 지그재그와 같은 버티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패션 플랫폼은 적극적인 투자 유치나 M&A를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패션 플랫폼들도 올해 성장을 이끌어내기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전략들은 버티컬 강화와 카테고리 확대, 생태계 확장을 위한 브랜드 및 디자이너와의 상생, 해외 진출 등으로 요약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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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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