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바꾼 골프장 드레스 코드

폭염이 골프장의 드레스코드를 바꾸고 있다. 한때 금기처럼 여겨지던 ‘반바지’ 착장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정통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던 필드 위 풍경이 실용성과 쿨링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중이다.
38도를 넘나드는 체감온도 속, 생존을 위한 옷차림이 스타일을 넘어 필수가 되었다. 최근 골프웨어 시장에서 반바지는 단순한 시즌 아이템을 넘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제품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골퍼들 사이에서는 타인의 시선보다 ‘나의 쾌적함’을 중시하는 태도가 반바지 트렌드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골프장의 규정도 유연해졌다. 과거엔 정규 경기나 클럽 하우스에서 금기시되던 반바지 차림이, 미국과 국내의 일부 대회에서 공식적으로 허용되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반바지를 공식 허용한 국내 골프장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소비자 수요도 폭발적이다. 특히 통기성과 활동성을 갖춘 냉감 소재의 반바지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어서커, 퀵드라이, 아스킨 등 여름 특화 소재를 활용한 제품들은 체온을 낮추고 움직임에 제약을 주지 않아 라운드 중 체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무릎까지 오는 기장에 간결한 디자인은 실용성과 스타일을 모두 만족시키며, 남성 골퍼들 사이에서는 기능성 밴딩 반바지가 강세를 보인다. 여성 골퍼들은 스커트형 반바지나 플리츠 쇼츠처럼 세련된 실루엣에 가벼운 착용감을 더한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실내 골프 연습장, 스크린 골프에서도 반바지는 이미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다. 골프가 더 이상 ‘정장 같은 운동’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스포츠’로 재정의되며, 복장 또한 일상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 반바지를 찾는 소비자도 급증하고 있다. LF몰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골프 반바지’ 검색량이 57%가 늘며, 골프웨어에서 달라진 반바지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브랜드들도 고객 수요에 발맞춰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LF의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닥스골프는 반바지 제품 출시 시기를 지난해보다 3주 빠르게 앞당기며 선제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또한, 전년 대비 반바지 제품 종류와 물량 모두 30% 확대해,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활동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갖춘 다양한 반바지 라인업에 힘입어, 올해 7월까지 반바지 품목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0% 성장했다. 이 외에도 여성 골프웨어에서는 세련된 디자인과 활동성을 동시에 갖춘 스커트형 반바지가 인기다.

LF의 대표 골프웨어 브랜드 헤지스골프도 반바지 제품 출시 물량을 전년 대비 약 15% 늘렸다. 기본에 충실한 기능성 소재 반바지는 물론, 헤리티지 패턴을 활용한 체크 반바지, 양옆에 주머니가 달린 카고 반바지 등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스타일을 구성했다. 적극적인 공략에 힘입어 올해 7월까지 반바지 품목 매출은 전년 대비 21%가 늘었다.

특히, 남성 골프웨어에서 반바지 품목 판매가 좋은데,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어드밴스 하프 팬츠’다. 깔끔한 실루엣의 골프웨어 반바지로, 시원한 냉감 소재에 허리에 기능성 소재 밴딩을 더해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기본에 충실한 화이트와 네이비는 물론, 브랜드를 상징하는 H를 활용한 세련된 패턴 스타일도 구성해 높은 판매율을 이끌어 내고 있다. 여성 골프웨어에서는 팀 스포츠 컬렉션의 ‘플리츠 쇼츠’가 인기다. 몸에 붙지 않는 냉감 소재로 쾌적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뒷면 플리츠 디테일로 입체감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LF 관계자는 “폭염을 계기로 바뀐 골프장 내 반바지 착장 문화가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골프웨어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단순한 계절 상품을 넘어 실질적인 기후 변화와 소비자 가치관 전환에 부합하는 제품 기획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만큼, 각 브랜드에서는 기존의 틀을 깨고 골퍼들의 세분화된 니즈를 반영한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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