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확산되는 스마트 패션 시장
최근 일본에서 IT와 신소재로 건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의류 출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 섬유기업인 도레이, 최대 통신업체인 NTT가 공동으로 스마트 의류 제품을 출시하면서 의료기기로 인정받고 있는 것.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일본 섬유기업들에 건강관리 분야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 섬유업계는 지난 1991년을 피크로 지속 감소 중으로 새로운 수익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보온, 통기성, 탈취효과 등 섬유 자체의 기능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마트 의류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코트라에 따르면 일본은 고령화 진전 및 의료비 증가로 일상에서의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생활습관 관찰 및 스포츠 시 생체정보 수집 등 일상생활에서 건강관리를 강화하려는 니즈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로 의류 소재와 센서 기술 발달을 배경으로 IT 기업과 섬유 기업이 제휴해 의료 등 건강관리 분야를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섬유업계의 기능성 신소재 개발로,보다 간단하고 빠르게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데 최근 이러한 제품은 의료기기로도 인정받아 섬유기업의 의료시장 진출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도레이와 NTT는 24시간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속옷을 개발했다.
도레이와 NTT는 ‘히토에(hitoe)’라는 브랜드로 전기가 통하는 고분자수지를 집어넣은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공동 개발했는데 히토에로 만든 전극을 전용 속옷에 설치함으로써 24시간 심전도 측정 및 부정맥 검사가 가능하다. 전극은 일회용이지만 전용 속옷은 여러 번 사용 가능할 수 있으며 최근 이 제품은 의약품 의료기기 종합기구(PMDA)에 의료기기로 등록, 기존 심전도 측정기와 거의 같은 수준의 정밀도가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도레이와 NTT는 2017년부터 병원 전용으로 판매를 시작할 계획으로 가격은 1만엔 전후가 될 전망이다.
테이진(帝人)의 자회사인 테이진 프론티어는 교토대학과 함께 몸에 감는 것만으로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전극 천’을 개발, 2016년 안에 의료기기로 신고할 예정이다.
복대같이 생긴 이 기기는 천에 다수의 전극을 설치해 몸에 휘감는 것만으로 심전도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급차에 탑재 시 응급한 상황에서 기존 제품보다 신속하게 심전도를 측정할 것으로 기대된다.
섬유 방적기업 토요보는 전기가 통하는 소재와 수지를 조합한 필름 형태의 제품을 개발, 2017년 의류로 개발할 계획이다. 심전도 데이터를 입는 것만으로 일상 생활에서 파악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로 최근에는 경주마의 심박수 측정용 복대 커버로 사용되고 있다.
# 평상 시 건강관리도 입는 것만으로 OK
이외에도 섬유기업과 NTT 등 IT 기업의 협업으로 보다 편하고 정확하게 실시간 건강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제품 및 서비스도 출시 중이다.
일본 속옷기업 군제도 NEC와 함께 전기가 통하는 섬유에 센서를 부착해 몸의 자세와 심박수, 칼로리 등 데이터를 수집해주는 속옷을 올해 1월에 개발, 실용화를 추진 중이다.
속옷에 부착된 단말기로 수집된 데이터는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송부되고 자세까지 파악함으로써 일상적인 어깨 결림 예방, 자세 개선에 가능하다.
도레이는 히토에를 활용한 기업 건강관리 서비스를 8월부터 시작했다.
트럭 운전수나 공장 작업자, 건설현장 직원 등을 대상으로 히토에가 부착된 속옷을 입히고 수집된 생체정보를 분석 및 관리하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시해 직원의 건강 유지 및 안전 확보를 지원한다. 1인당 요금은 매월 4,000엔이고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전용 속옷과 단말기(각 개당 1만800엔)가 필요하다.
도레이는 올해 4,000만엔(한화 약 5억8,000만원)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2억엔(22억원)까지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직원의 건강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 및 의료비 억제가 사회적 과제로 등장, 도쿄 증권 거래소에는 건강관리 우수기업을 ‘건강관리 종목’으로 선정하는 등 기업의 건강경영을 중시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스마트 의류는 IT 기술이 필요한 일종의 웨어러블 기기로 일본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야노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웨어러블 기기 수는 2013년 45만7000대에서 2015년 209만 대로 4.5배 확대됐으며 2020년에는 116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건강의식 고조로 걸음 수, 심박 수 및 수면시간 등을 관리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마트밴드의 인기가 높아 2015년의 경우 209만대 중 140만대가 스마트 밴드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일상 생활에서 신체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건강관리를 보다 간편하고 정확하게 해주는 스마트 의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수익원이 절실한 섬유업계에서의 의료기기라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입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고령화 진전으로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서비스로의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도 일본 건강관리 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스마트 의류를 포함해 스마트 밴드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주로 건강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고객이 필요한 기능을 반영하는 한국 IT 기업의 애플리케이션 및 클라우드와 연동한 IT 건강관리 서비스 시장 등으로 일본시장 진출이 기대해 볼 수 있다.
일본과 달리 아직 국내는 걸음마 수준이다. 스마트의류라고 하기에는 기능이 보온과 충전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은 패션소재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는 일부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두 아이템을 출시하고 있는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보온, 발열 등은 스마트 의류라기 보다 기능성 의류에 가깝다”며 “스마트 의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술적 한계를 넘어 의료용 등 다양한 제품 개발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