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W 2018SS] 장광효, 헤라서울패션위크 ‘카루소’ 컬렉션

장광효 디자이너의 카루소(CARUSO)가 2018년 봄ㆍ여름을 겨냥해 선보인 컬렉션에 대한 얘기다. 힘찬 심장 박동소리처럼 강렬한 비트 속에 등장한 모델의 모습은 마치 갓 부임한 사관생도를 연상시킨다.

수줍은 듯 얼굴을 가린 챙이 달린 큰 모자와 소매 끝을 검정색으로 삼선 처리한 흰색 밀리터리 재킷, 옆단을 세로줄 무늬로 배색 처리한 바지는 산뜻하며 절도가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컬렉션 의상은 군장교가 부리는 일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바지통은 마치 치마처럼 넓고 짧아지고 심지어는 지퍼로 절개선을 나눈 실제 스커트도 등장해 군복풍의 재킷과 믹스앤 매치가 이뤄진다.

화이트와 만난 광택이 도는 그린과 블루 컬러의 조화에 대담한 스트라이프 디자인이 더해진 의상에선 삐에로 옷을 보듯 유머가 넘친다. 이외에도 두 개의 소매단을 연결시킨 독특한 소매가 달린 상의, 여성용 홀터넥톱을 연상시키는 대담한 디자인의 이너웨어, 시보리 밑단으로 마무리한 바지, 해군 장교 복장을 응용한 마린룩의 재킷, 시스루 소재에 커다란 와펜 장식이 들어간 블라우스형 셔츠 등이 주요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그는 “지금의 시대는 취향은 그저 취향일 뿐, 좋고 나쁘고를 따지는 일이 무의미해져버렸다. 즉 ‘모든 취향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반듯한 사관생도가 일탈을 부리듯, 그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모든 게 뒤죽박죽 된 듯 하지만 더 자유롭고 편안해진 옷과 트렌드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