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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올 X 샤넬, 전통과 현대의 만남…‘자연, 즉 스스로 그러함’ 전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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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버슨]

한국 공예 후원 사업에 헌신하는 재단법인 예올이 2022년부터 4년째 샤넬과 손을 잡고 2025년 올해의 장인에 ‘지호장 박갑순’을, 올해의 젊은 공예인에 ‘금속공예가 이윤정’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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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버슨, 지호장 박갑순]

장인들의 프로젝트 결과물은 8월 21일부터 10월 11일까지 진행하는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전시 ‘자연, 즉 스스로 그러함’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AD)에서 한국인 최초로 세계 100대 디자이너에 선정된 양태오 디자이너가 3년째 프로젝트를 이끌며 전시 총괄 디렉팅 및 작품 협업에 함께 참여한다. 그는 금번 프로젝트에서 자연이 건네는 치유와 삶에 대한 통찰을 공예의 언어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호장 박갑순의 종이와 이윤정 작가의 금속, 상반된 두 물성을 소재로 흐름과 조화가 강조된 자연스러움의 미학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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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버슨, 이윤정 작가]

재단법인 예올은 우리 문화유산을 아끼고 사랑하며, 전통 공예의 가치를 올바르게 성찰하여 미래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는 비영리재단이다. 예올 X 샤넬 프로젝트는 예올의 전통공예 후원사업의 핵심으로 ‘예’- 과거와 현재를 잇고(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 ‘올’- 현재와 미래를 잇는(예올이 뽑은 올해의 젊은 공예인)을 선정한다. 본 프로젝트는 선정된 장인 및 공예가의 지속 가능한 전통 공예품 기획, 개발, 모델링, 생산 및 배포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공예의 미래를 장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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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버슨]

샤넬은 장인 정신에서 비롯된 남다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으로, 유서 깊은 장인의 정신을 기리고 기술을 계승 및 발전시키고자 하는 재단법인 예올과 공통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협력하여 장인을 위한 길을 비추는 등대 역할을 하기 위해 2022년부터 파트너십을 체결, 4년째 본 프로젝트에 뜻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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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버슨]

올해의 장인 지호장 박갑순(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지호장)은 1999년 전주시의 전통 한지공예 교육을 계기로 지호공예에 매료되어, 2002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지호(紙糊) 공예는 한지와 풀을 배합해 종이죽을 만들고, 틀에 여러 겹을 덧붙여 생활용품을 만드는 전통 공예 기법 중 하나이다. 특히 지호 공예는 낡은 고서, 자투리 한지처럼 쓸모를 다한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내는 새활용(upcycling 또는 creative reuse) 공예이기도 하다. 금번 프로젝트에서 장인은 한국적인 전통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디자이너 양태오와 협업을 진행하며 전통 민화에서 영감을 받아 빚어낸 동, 식물 형태의 기물을 선보인다. 민화 속 자연의 생명력을 단순하면서도 정감 있게 빚어낸 작품들을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조화로운 삶의 태도를 전할 예정이다.

올해의 젊은 공예인인 금속공예가 이윤정은 금속을 소재로 주변에 늘 존재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들을 탐구한다. ‘못’처럼 작은 개체를 소재로 작업해 온 작가는 금번 프로젝트에서 ‘녹은 금속’인 주조를 심도 있게 연구한다. 주조 작업의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한 이윤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주석으로 제작한 가구를 제작하여 선보이며, 사용자의 쓰임에 맞춰 길들여지는 금속이지만 유연하고 부드러운 작품을 전시한다.

개막 행사에는 두 장인과 전시 총괄을 맡은 양태오 디자이너가 참석해 작품 세계와 협업 과정을 공유했다.

박갑순 장인은 “지호 공예는 옛 어머니들이 쓰던 낡은 종이와 자투리 한지를 다시 빚어 생활용품을 만들던 작업에서 비롯된다”며 “이번 전시는 작품 하나하나를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호 공예의 재료와 마감은 콩, 들기름, 우뭇가사리 같은 자연에서 얻은 것들이기에 시간이 흐르며 스스로 발효되고 변한다. 이러한 변화까지 작품의 일부라 생각한다”며 전통과 자연의 유기적 관계를 강조했다.

이윤정 작가는 “저는 익숙한 사물의 기능과 조형성을 새롭게 바라보며 재발견하는 작업을 이어왔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오랫동안 관찰해 온 못과 주석이라는 소재로, 금속이 지닌 유연성과 쓰임의 가능성을 탐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갑순 장인과의 협업 과정은 치열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간이었다”며 “물성이 전혀 다른 두 재료가 닮아가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시 총괄을 맡은 양태오 디자이너는 “두 분의 작업에서 느껴지는 가장 큰 미학은 ‘자연스러움’이었다”며, 노자의 ‘대교약졸(大巧若拙, 큰 기교는 서툴러 보인다)’을 인용했다. 그는 “모든 것이 과열된 시대에 오히려 덧붙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더 빛난다. 이번 전시가 한국적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올과 샤넬은 2022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매년 전통 공예의 계승과 현대적 재해석을 지원해왔다. 올해 전시는 종이와 금속, 두 상반된 물성을 통해 자연스러운 흐름과 조화를 시각화하며 전통과 현대, 장인과 젊은 작가의 대화를 담아냈다.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재단법인 예올의 김영명 이사장은 “잘 알려진 전통 공예뿐만 아니라 소박하면서도 멋스러운 민중의 공예인 지호 공예를 알릴 수 있어 보람있다” 며, “잊혀져가는 전통 공예가 현대인의 삶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새로운 전통으로 빚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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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원

슈즈, 백, 주얼리 등 액세서리를 담당합니다. 희귀한 액세서리와 공예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designer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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