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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캐릭터 열풍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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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가 캐릭터에 푹 빠졌다. 인기 캐릭터를 적용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나선 것이다. 캐릭터가 영화와 각종 완구를 넘어 패션으로도 영역이 확장되면서 예전엔 캐릭터 디자인을 활용한 여름 반팔 티셔츠 제품을 출시했다면 최근에는 주얼리, 신발, 점퍼 등 품목도 다양해지고 점퍼와 코트류의 고가 제품으로 확대 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업계가 캐릭터를 선택하는 이유는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도 브랜드 인지도 상승은 물론 매출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패션업계에 다양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올해 관련 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 캐릭터 콜라보 열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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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에서 캐릭터 열풍이 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은 브랜드 노출은 물론 매출까지 손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패션 브랜드 입장에서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비교적 적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천편일률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색다른 상품을 접할 수 있고 개성과 스타일 두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파급 효과는 커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패션 시장은 친숙한 이미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브랜드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없는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며 “또 불황이 지속되면서 투자금액이 큰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기 보다 다양한 캐릭터 라인을 활용해 식상함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캐릭터가 특정 계층이 아닌 범국적인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도 캐릭터 열풍의 이유다.

그 동안 캐릭터는 만화나 영화의 주인공으로 또는 10대 청소년들의 취미 활동 영역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헐리우드의 스타워즈, 어벤져스 등을 통해 영화와 관련 캐릭터 및 패션 상품들이 등장하고 네이버의 라인프렌즈,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 등 다양한 캐릭터가 범국민적인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는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닌 누구나 가까이 두고 함께 생활하고 소비하는 친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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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캐릭터는 온라인을 벗어나 피규어와 인형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선보여지면서 ‘키덜트족(Kidult族)’에게로 지속 확대되는 추세인데 이는 캐릭터가 본격적인 산업 영역으로 경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컨텐츠진흥원의 2016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캐릭터 산업 매출액은 전년비 11.4% 증가한 11조원, 수출액은 16.4% 증가한 6억4,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캐릭터가 패션 산업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불문하고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 유명 캐릭터와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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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캐릭터 패션은 유명 캐릭터와 라이선스에서부터 자체 캐릭터 개발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있으며 협업뿐만 아니라 메신저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 등은 자체 캐릭터를 활용해 패션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패션업계가 캐릭터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쉬운 방법은 유명 캐릭터와 라이선스 형태로 전개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이 이 같은 방법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특히 월트디즈니사, 워너브라더스의 만화 캐릭터나 인기 만화의 캐릭터는 이미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어 이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유명 캐릭터와의 협업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나 타깃층이 한정된 브랜드에게는 유용하다.

다만 인기 캐릭터일수록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으나 단기간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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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디즈니, 마블, 스누피, 무민 등 유명 글로벌 캐릭터와 패션 회사들의 협업 사례가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패션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제품에 신선한 이미지를 부여하고 다양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명 캐릭터와의 협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그동안 잠잠했던 ‘디즈니’와 ‘마블’ 시리즈가 효자 캐릭터로 등극했는데 ‘유니클로’‘스파오’는 이 두 시리즈를 적용한 의류를 출시, 전년 동기대비 3배 이상 캐릭터 라인의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아이올리의 편집숍 ‘LAP’도 디즈니의 ‘미키’, ‘도날드’ 라인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자 화장품, 액세서리까지 품목을 확대했고 매출도 전년대비 300% 신장했다. 또 여성복 ‘에고이스트’와 골프웨어 ‘마크앤로나’에도 디즈니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이원크레이티브의 ‘바이그레이(ByGRAY)’도 최근 홈쇼핑 최초로 디즈니와 협업한 트레이닝복 세트를 출시해 소비들을 공략했고 디자이너 고태용의 브랜드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도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비욘드클로젯 x 스폰지밥’ 콜라보레이션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모자 브랜드인 ‘뉴에라’‘햇츠온’에서는 ‘디즈니’, ‘마블’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캐주얼 브랜드 행텐은 스타워즈, 미키마우스 제품을 출시를 통해 키덜트족을 겨냥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모자 멀티샵 브랜드 ‘햇츠온(Hat’s On)’도 최근 드림웍스의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3’에 이어 월트디즈니컴퍼니(Walt Disney Company)의 ‘미키마우스’와도 협업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펠틱스’의 디즈니와 마블을 비롯해 ‘홀하우스’의 디즈니, ‘테이트’, ‘디자인유나이티드’의 마블, ‘행텐’의 스타워즈 등 인기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업체들이 최근 새로운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팬콧’은 자사에서 개발한 팝캐릭터 시리즈와 별도로 ‘세서미 스트리트’ 캐릭터와의 협업을 진행했다. 1월부터 출한 ‘팬콧’의 세서미 스트리트 라인은 브랜드 대표 아이템인 맨투맨, 트레이닝슈트 라인을 등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이며 기존 ‘팬콧’ 스타일과 차별화를 뒀다.

지난 10년 동안 캐릭터 활용 사례가 없었던 ‘폴햄’은 올해 디즈니와의 콜래보레이션을 진행, 이를 활용한 전략 상품을 기획한다. 특히 키즈 라인을 추가함에 따라 패밀리룩으로 연출할 수 있는 그래픽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자체 캐릭터 개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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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캐릭터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유명 라이선스가 아닌 자체 개발 캐릭터를 성공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만화, 동화, 소설 등과 함께 개발된 캐릭터가 아닌 이상 스토리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어필해야 하고 디자인력도 우수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국내의 ‘티니위니’는 자체적으로 개발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캐릭터 패션 브랜드라 할 수 있다. 특히 ‘티니위니’는 장수 캐릭터 브랜드로 자리매김함은 물론 성인캐주얼, 아동복, 액세서리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글로벌 SPA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도 자체 캐릭터 ‘에잇몬’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SPA 브랜드 최초로 자체 브랜드의 캐릭터 ‘에잇몬과 친구들’을 제작한 이후 이번 시즌 본격적으로 캐릭터를 적용한 패션상품 출시를 계획중이다.

에잇세컨즈가 선보이는 4가지의 대표 캐릭터 ‘에잇몬과 친구들’은 주인공이자 리더인 ‘에잇몬(8MON)’이 부와 재물을 상징하며 힘과 건강을 상징하는 초록색의 채식 몬스터 그렉, 4개의 다리를 가진 총명함의 상징 ‘뿌르’, 사랑을 형상화 한 하트 모양의 쌍둥이 ‘듀듀’가 그것. 에잇세컨즈는 ‘에잇몬’을 개발하면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심볼 8”(8초)를 캐릭터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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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몬과 친구들은 ‘옛날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꿈 속 몬스터’라는 세계관을 기반으로 부(재물), 건강, 총명, 사랑을 상징하는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다. 에잇세컨즈의 홍보와 마케팅 활동 일부에만 사용해 왔는데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아 올 봄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캐릭터를 접목한 패션 상품, ‘에잇몬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에잇세컨즈는 우선 에잇몬과 친구들의 캐릭터가 적용된 다양한 티셔츠와 스웻셔츠, 카디건 등 유니섹스 캐주얼 라인에 캐릭터를 적용하는 한편 여성 전용의 드레스, 스커트 등에도 선보여 페미닌한 룩의 연출에 캐릭터가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에코백, 파우치, 스카프 덧신 등 액세서리 제품도 함께 출시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코디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원은경 에잇세컨즈 팀장은 “패션산업에서 캐릭터는 그 동안 타산업군과의 콜라보레이션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SNS와 개인 메신저의 발달로 보다 친밀하게 생활속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패션업계에서도 독자적인 캐릭터 개발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텐티티와 상품의 개성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되고 있어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플레이노모어’는 고유의 눈동자 캐릭터를 적용한 핸드백으로 유명하다. 눈 모양을 스팽글로 장식한 ‘샤이걸’백은 클래식하면서도 위트있는 디자인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 ‘라인프렌즈’, ‘카카오프렌즈’ 메신저 캐릭터도 주목

캐릭터 시장 열풍은 애니메이션 주인공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 역시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모음에 따라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았다. 네이버의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톡의 ‘카카오프렌즈’가 대표적인데 메신저 캐릭터 열풍은 전 세계 가운데 국내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네이버의 ‘라인프렌즈’는 ‘라인프렌즈’ 스토어 내에서 패션부문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 동안 ‘라인프렌즈’는 인형, 팬시 등을 주력하고 있었으나 여기에 패션을 주요 카테고리로 책정해 상품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영플라자 본점에 티셔츠를 선보인 후 스웻셔츠, 후드 등 아이템을 지속 확대해 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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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는 지난해 패션잡화 브랜드 ‘프렌즈 주얼스’를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총 83종의 아이템을 출시하고 ‘카카오 프렌즈’ 전용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전국 주요 매장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카카오프렌즈 관계자는 “프렌즈 주얼스는 평소 카카오프렌즈의 액세서리 라인 출시를 바라는 20대 여성 소비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고객들에게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됐다”며 “단순한 캐릭터 액세서리가 아니라 몸에 항상 지니면서 자신의 기분을 위트 있게 표현하는 매개체이자 착용하는 행위만으로도 일상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엔터테인 주얼리’ 브랜드다”고 말했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명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니크한 상품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이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며 “ 매출면에서도 상당수의 기업에서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캐릭터 마케팅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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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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