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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멈춤 패션 대기업의 넥스트 플랜은?

패션 대기업

세계 주요국 물론 국내 경기 또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날이 열악해져만 가는 기업 경영 환경 또한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흔한 소리기는 하지만 이 위기를 헤쳐 가는 기업은 흥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망할 것이다.

국내 패션 대기업의 고민도 깊다. 현재 사업들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신 성장 동력을 찾는데 분주하다. 신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기존 사업마저 위태롭다는 위기감이 맴돌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패션부문, LF, 코오롱 등 패션대기업들은 최근 사업 구조 재편하거나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성장 동력을 찾아 역량을 집중하고 비효율 사업은 축소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 등 해외 사업에 투자를 늘리거나 최근 쇼핑 트렌드인 온라인 사업에 보다 집중하는 모양새다. 또 패션과 IT를 결합한 웨어러블 상품에 집중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기존 브랜드 신규 론칭이나 단순히 국내 유통망을 확대해 시장을 선점하는 성장 프로세스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 패션대기업 지난해 실적 ‘우울’

그렇다면 지난해 패션대기업들의 성적은 어땠을까? 이들의 실적은 한마디로 우울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7,3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이 6.1%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해 90억원 손실이 났다. LF,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실적 또한 부진했다. LF는 매출이 7.6% 증가한 1조571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2.6% 줄어든 741억원에 그쳤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1,510억원, 598억원으로 각각 7.8%, 4.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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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대기업의 실적 부진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지난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와 국내 소비 심리 위축이 컸다는 분석이다. 또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의 성장에 따른 소비자 이탈 및 온라인 브랜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주요 유통채널인 백화점 부진 등도 성장 발목을 잡았다.

특히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합병 이후 4분기 들어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 3분기 저조한 실적악화를 메우기에는 역부족했다는 평가다. LF역시 지난해 3분기 메르스 악재와 소비 침체로 영업이익이 75.2% 감소했고 4분기에도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성수기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로 인해 4분기 매출은 4,581억원으로 1% 감소했고 4분기 영업이익은 32.2% 줄어든 310억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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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역시 핵심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 등의 실적이 부진에 빠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한자리 수 감소했다.

LF 관계자는 “트래디셔널 브랜드 ‘헤지스’를 비롯해 ‘라푸마’ 등 주력 브랜드의 경우 매출 성장세는 유지했지만 메르스 사태, 경기 침체, 이상고온 현상 등 패션 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며 “특히 지난해 잦은 세일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패션업체들이 수익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 신 성장 동력…온라인, 해외진출, 웨어러블

이처럼 침체에 빠진 패션산업에 활기를 찾기 위해 패션대기업들은 신 성장 동력 찾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먼저 칼을 빼든 곳은 LF다. LF는 지난해 부진을 털기 위해 브랜드별로 유통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고 온라인 쇼핑몰 강화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주력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남성복 캐주얼 브랜드 ‘일꼬르소’ 매장을 백화점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LF몰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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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철수하는 2개 브랜드는 모바일,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어라운드더코너’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등 현재 수익이 보장되는 곳만 남겨놓고 정리하게 된다.

남성복의 경우 비효율 가두 매장도 과감히 철수했다. LF의 대표 남성복인 ‘타운젠트’, ‘TNGT’ 등은 지난해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쇼핑몰과 수도권 및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우량 유통망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LF 관계자는 “백화점, 가두점, 온라인·홈쇼핑 등 브랜드별로 강점을 살리는 채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지난해 불황에도 인기를 모았던 ‘헤지스’, ‘닥스신사’ 등은 볼륨을 더욱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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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온라인 쇼핑몰과 주력 제품인 스마트수트를 중심으로 한 웨어러블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의 중국 진출도 확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자사의 패션 브랜드 통합 온라인몰인 SSF샵을 론칭했다. SSF샵은 그 동안 ‘빈폴’, ‘에잇세컨즈’, ‘갤럭시’, ‘구호’, ‘로가디스’ 등 제각각 운영하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8개 주력 브랜드를 통합하고 고객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SSF샵은 지난 1~2월 전년 대비 170%의 신장률을 기록할 만큼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매장에서 물건을 찾을 수 있는 픽업서비스 등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이 서비스는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우선 진행하고 순차적으로 전국 1,800여개 삼성물산 패션부문 매장에 모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로가디스의 스마트 수트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브랜드에 웨어러블 기술을 적용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NFC(근거리무선통신) 플랫폼으로 선보이는 제품들은 올 상반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로가디스, 빈폴, 엠비오 등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지난해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상권에 쇼핑·공연·전시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복합 쇼핑몰 ‘커먼그라운드’라는 복합쇼핑몰을 열며 새롭게 유통사업에 참여하며 불황 돌파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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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코오롱스포츠는 점점 더 다양해지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스타일리시 시티웨어를 지향하는 신규 브랜드 ‘K+(케이 플러스)’를 론칭하며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K+’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소비하는 글로벌 노마드의 감성을 가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며 캐주얼의 실용성과 현대적인 감성의 디자인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진보된 형태의 브랜드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다 보니 패션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최신 트렌드인 모바일 쇼핑 등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거나 유통업까지 진출하며 불황 돌파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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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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