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정구호 연출가, 사퇴 선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연출가인 정구호가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30일 SBS에 따르면 최근 정구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쓰지 말고 연출진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구호 연출가의 이번 사퇴 선언은 평창 동계올림픽 송승환 총감독과의 불화와 열악한 대우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평창 조직위 한 관계자는 “송승환 총감독이 1년 반 전에 정구호를 미술감독으로 쓰려고 했는데 그가 거부해 무산됐다. 그런데 문체부의 추천으로 연출가가 되면서 주도권 싸움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또한 “개·폐회식 바라보는 두 사람의 콘셉트가 다른 것도 마찰의 요인이 됐다”며 “송승환 총감독은 초등학생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기획한 반면 정구호 연출가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결국 문체부는 조율한 끝에 개회식 공연 총 10가지 가운데 8가지를 정구호 연출가의 아이디어를 채택, 완성된 시나리오를 들고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재가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승환 총감독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직위에서 정구호 연출가와 함께 일해 왔는데 그가 물러나겠다는 말은 아직 들은 적이 없다”며 “갈등 요인이 없었고 갈등설이 왜 나오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정구호 연출가와의 갈등에 대해 부인했다.
송승환 총감독과의 마찰에 이어 정구호 연출가는 평창 조직위로부터 정식 계약을 못한 점도 이번 사퇴 결정 이유로 전해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평창 조직위는 다른 감독들과는 모두 계약을 맺은 반면 정구호 연출가는 여러 가지 하는 일이 많아 개·폐회식 연출을 책임지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계약을 미뤄왔다”며 “결국 정구호 연출가는 7개월간 조직위로부터 한 푼도 받지 않고 자기 돈을 써가며 무료봉사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