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W2017FW] 조은혜, 헤라서울패션위크 ‘부리’ 컬렉션
지난 시즌 신인 디자이너로 GN사이트에서 패션쇼를 가진 후 부리는 순식간에 스포트라이트를 차지하는 디자이너가 됐다.
그리고 이번 2017 F/W 시즌 메인 사이트로 옮겨와 첫 패션쇼를 가졌다. 패션쇼장은 시작 전부터 부리의 디자이너 조은혜에 대한 관람객들과 프레스들의 기대로 가득 찼다.
좌석에 올려진 2017 F/W 브로슈어에 담긴 비주얼과 의상은 완성도 높은 쇼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곧 쇼가 시작되고 부리의 코트와 재킷이 천천히 런웨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테일러링을 잘한다는 찬사를 받는 디자이너답게 재단은 정교했고 모델들의 움직임에도 흐트러짐 없는 구조적 미학을 전했다.
재킷과 코트 뒤판의 중앙까지 길게 슬릿을 넣은 부리만의 시그너처 디테일도 깔끔했다. 패션쇼장 월을 블랙과 진한 루즈 레드의 스트라이프로 도배해 예고한 이번 시즌 메인 프린트인 스트라이프 시리즈들도 여러 패턴과 실루엣으로 변형되어 중간중간 등장했다. 그러나 쇼 중반에 이르러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비슷한 디자인의 재킷과 코트, 스트라이프 시리즈들이 반복되면서 쇼는 늘어지기 시작했다.
런웨이에서 그대로 스트리트로 직행해도 무리 없는 웨어러블 콘셉트가 반갑기는 하지만 그것이 지나칠 땐 디자이너만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피날레가 가까워서야 스트라이프, 솔리드, 가죽 등이 패치워크된 새로운 시도들이 드러나긴 했지만 전체 쇼를 반전시키기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옷을 잘 만드는 디자이너이기에 대담한 상상력과 아이디어, 부리만의 정체성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다음 쇼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