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발암물질’ 검출…논란 거세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이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제품의 남성용 청바지를 대상으로 품질과 안정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공정거래위원를 통해 28일 공개했다.

시험대상 제품은 국내 브랜드(베이직하우스, 잠뱅이, TBJ, 에비수, 빈폴, 버커루) 6개와 해외 브랜드(유니클로,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 데님, 리바이스, 게스, 디젤) 6개 등 12개 브랜드에서 총 15종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마찰 및 세탁에 대한 인장강도, 유해물질 검출 여부 등을 평가한 결과 리바이스와 빈폴 제품이 습 마찰에 대한 염색 견뢰도를 비롯해 다양한 평가 항목에서 조사 대상 제품 중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베이직하우스의 1종(HNDP2121) 제품에서는 기준치(30㎎/㎏) 이상의 발암물질 아릴아민이 3배 가까이(88.8㎎/㎏) 나타났다고 전했다. 아릴아민은 염색 과정에 사용되는 것으로 아릴아민에 노출될 경우 방광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이직하우스(HNDP2132), TBJ, 에비수, 빈폴, 버커루, 게스의 청바지 제품에서는 내분비계 장애 유발물질인 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NPEs)가 소량 검출됐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연맹은 “NPEs 검출양이 국내 친환경마크인 환경표지의 의류에 대한 기준(0.1%이하) 및 유럽섬유환경인증 기준(500㎎/㎏) 이내에 해당되는 수치이지만,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물질임을 감안하여 단순 권장기준에 불과한 환경표지기준 이외에 이를 규율할 수 있는 별도의 강행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NPEs 사용 금지 운동을 펼쳐 나이키, 아디다스, H&M 등 기업들에게 2020년까지 NPEs 완전 사용 금지 계획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이와 함께 일부 품목(리바이스, 빈폴)을 제외한 청바지에서는 비를 맞거나 땀에 젖을 경우 다른 의류, 신발 등에 이염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디젤 제품은 가격이 가장 비싸면서도 습 마찰에 대한 염색견뢰도가 1급으로 기준이하로 나타났으며, 15개 제품 중 인장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표시됐다.

한국소비자연맹 측은 “제품별로 가격 및 품질, 안정성 측면에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제품을 구입할 때는 가격 및 품질, 제품 표시사항, 사이즈 등을 꼼꼼히 확인한 후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한편 베이직하우스 측은 발암물질 검출과 관련해 “원단 사용에 있어 각종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 이전에 공인 테스트 기관을 통해 법규에 따른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청바지 품질조사에 사용된 청바지 원단에 대해서도 “지난 2012년 11월 27일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검사결과 아릴아민은 ‘검출 안됨’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베이직하우스는 한국소비자연맹이 발표한 결과가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해 해당 상품에 대한 판매 중단 및 수거 조치를 실시했으며, 복수의 공인시험기관을 통해 동일한 제품에 대한 제품의 안정성을 다시 검증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송민경 간사는 “이번 품질 검사 결과는 현재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대상으로 지난 7~8월에 조사했다”며 “베이직하우스 측이 말하는 원단 자체 하나로 보기보단 완성된 제품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베이직하우스 김종원 부장은 “현재 알려진 제품은 모두 수거했으며 제품 원단에는 이상이 없지만 가공 처리 과정에서 문제여부를 검사기관에 의뢰해 놓은 상태이다”며 “빠른 기일 안에 제품의 이상유무를 소비자들에게 공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