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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주제로 한 글로벌패션포럼 무엇을 남겼나

20140925_globalfashionforum3 “패션과 IT는 정면 충돌이 아닌, 컨버전스의 만남이다”(쉘 이스라엘)

제7회 글로벌패션포럼이 ‘패션, 빅데이터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지난 18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패션기업, 미디어, 기관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매년 50% 정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약 120억 달러, 2015년에는 약 3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빅데이터’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동 주최 기관인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패션기업의 변화를 촉구하며 “패션산업은 지식 정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결합된 고부가가치산업”이라며 혁신과 변화를 통해 기업들이 대응해야 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최태현 산업자원부 국장도 이어진 환영사에서 “이번 포럼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한국패션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 패션산업은 휼륭한 토양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세계적인 한류 열풍의 시점에 세계속으로 도약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패션산업이 창의적인 환경 조성 지원 마련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국장은 이어 “이번 포럼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는 계기가 마련했으면 좋겠다. 패션 이외에도 어떻게 환경이 변화하는지 보고 배워야 한다” 패션산업과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성기학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섬유 산업은 하향산업이 아닌 삶의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국가산업이다”라며 “나이키, 아디다스 등 포춘지가 선정한 글로벌 기업에 패션산업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또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낙관적인 태도가 있을 때 창조적인 발상이 가능하다”며 협회와, 산자부와 협력하여 패션, 섬유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성장 지원을 약속했다.

포럼 좌장에는 국내 최고 파워소셜러이자 ‘아이디어 닥터’로 유명한 이장우 대표가 맡았다. 이 대표는 중간 중간 날카로운 질문과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다.

20140925_globalfashionforum기조 강연에는 ‘컨텍스트의 시대’ 저자 셀 이스라엘이 The Technology’s impact of Fashion이라는 주제와 인간의 삶을 바꿀 다섯 가지의 키워드 ‘모바일’, ‘소셜미디어’, ‘데이터’, ‘센서’, ‘위치’를 제시했다. 특히 센서의 발달이 매 순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발생시키는 지금의 상황에서 기업들은,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 기업 내외부의 빅데이터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력을 바탕으로 한 컨텍스트(맥락)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글로벌 패션기업들은 이전의 애플이나 구글 같은 IT업체가 주도하는 웨어러블 제품 개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유연한 조직, 인력의 구성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을 하고 있음을 소개하며 폴로와 토리 버치의 활발한 움직임을 사례로 제시했다.

오픈소스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탄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패션업계에서도 3D 프린터를 도입하여 기존의 전통적인 기획/생산 프로세스의 일대 혁신이 분명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파리패션위크에서 2011년과 2013년에 각각 선보인 ‘캐프리올’ 컬렉션, ‘볼티지’ 컬렉션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20140925_globalfashionforum2첫 번째 세션에는 다음소프트 류상우 이사가 ‘빅데이터 활용 사례 및 패션 빅데이터 분석’을 들고 나왔다. 류 이사는 “단순히 빅데이터를 기술이나 시스템으로만 오해하는 일반적인 오류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에 대해 밝히면서 “지금의 시대는 각 산업군의 전문가 집단들이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도출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류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이사는 “국내 패션기업이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에서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K-Pop 스타가 나오는 곳에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노출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특정 스타들의 콘텐츠 즉, 드라마나 음악 외에도 그들의 패션스타일에 대한 반응이 높고 저항이 적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스타들의 패션스타일 분석으로도 데이터 측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편 한국패션협회는 다음 소프트와 MOU를 체결하고 이번 포럼을 통해 국내 패션산업을 위해 정기적으로 ‘패션 빅데이터 리포트’를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 번째로 SUS 패션연구소의 조익래 소장이 ‘빅데이터로 본 2014 대한민국 패션지도’라는 분석 리포트로 ‘팔릴 만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시대적인 명제를 빅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마지막 세션에는 프리텍스의 서효성 대표가 ‘기업 내부 데이터분석을 통한 성과 창출’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서 대표는 “패션기업이 객관적인 데이터 보다는 ‘감(感)’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기업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려는 확실한 과정을 구축하고 관리하여 분석하는 것이 기본으로 정착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조이코퍼레이션의 김재홍 이사가 고객 센싱 솔루션 ‘워크인사이트’의 사례를 통해 데이터의 수집에 활용 범위를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는 연사와 패널들이 실무적인 관점에서 보다 깊이 있는 포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경옥 스튜디오크리에이티브랩 대표는 “패션은 다른 시장과 조금 다른 양상을 지니고 있다”며 “밴드, 아이워치, 등 웨어러블이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패션 전체 시장을 주도하지는 못할 것이다”며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서효성 프리텍스 대표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대량의 가입자와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이 글로벌 패션브랜드를 인수한다면 주도권이 닷컴에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박윤옥 한양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박윤옥 한양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이번 포럼에 청중으로 참여한 박윤옥 한양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은 대체적으로 풍족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하며 “생각보다 주변에 데이터가 많이 있었는데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럽다”며 “가치 있는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통해 고객과 기업이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박모씨는 “빅데이터는 자료의 수집이 기본인데, 개인 정보가 불필요하게 노출되거나 약용될 수 있지 않은가”라며 센서와 폐쇄회로(CCTV) 등 스캔을 활용한 개인 식별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모씨 역시 “아직 대기업도 마땅한 사례가 없는데,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들이 어떻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수집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SNS, 바이럴 마케팅도 하긴 힘든 상황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에 대해 이현학 한국패션협회 팀장은 “언제까지 누가 했는지 따라 하기만 할 것인가. 결국 사례는 누군가 시작을 하고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며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패션기업들이 적극 대응해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팀장은 끝으로 빅데이터와 패션기업의 미래에 대해 “패션기업의 성패 여부는 ‘데이터를 갖고 있냐와 있지 않느냐’로 나뉠 것이다”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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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풀코스 마라톤을 즐기는 패션에디터. 스포츠 / 아웃도어 / 온오프 리테일을 출입합니다. ethankim@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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