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F/W 남성복 트렌드 ‘고기능’과 ‘가죽’
2015 F/W 시즌 남성복의 키워드는 ‘어반 유틸리테리언(Urban Utilitarian)’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줄 실질적인 아이템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하나의 아이템으로 다양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는 실용적인 상품이 주목 받을 것이다.
삼성패션연구소 최영진 책임연구원은 “도시적인 감성과 아웃도어의 기능성을 모두 갖춘 아이템과 스타일링이 중요해지고, 울–코튼–스웨이드 등 천연 소재를 기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도시와 아웃도어를 아우를 수 있는 상품이 눈길을 끌 것” 이라며 “이번 시즌을 맞아 본격적으로 고기능성의 하이테크 소재는 물론 기능성 아웃도어의 봉제기술 등을 적용한 다양한 상품의 향연이 펼쳐질 것” 이라고 말했다.
# 겉과 속이 다른 ‘고기능성’ 남성복의 출시
아웃도어의 특징으로만 여겨졌던 기능성이 남성복에 유입되면서 복종간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유독 올 가을–겨울 시즌에는 기능성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지난해 남성복이 스트레치 정도의 기능성을 강조했다면, 올 가을–겨울 시즌에는 발수는 물론, 방풍–발열 기능까지 제공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보온성–활동성–편의성을 두루 갖추는 동시에 리버서블(Reversible) 형태나 탈부착–레이어드 스타일 등 TPO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품들의 조화가 주를 이룰 것이다.
도시와 아웃도어 활동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유틸리티 룩이 강세를 보일 것이며, ]기능성과 실용성으로 무장한 다양한 형태의 아우터가 주요 아이템으로 부각될 것이다.
제일모직의 갤럭시(GALAXY)는 고기능의 하이테크 소재와 기능성 아웃도어의 봉제기술을 접목한 ‘사르토리알 테크(Sartorial Tech)’ 라인을 출시했다. 발수와 방풍은 물론 투습 기능까지 가미해 현대인의 다양한 생활환경에 최적화된 상품이다.
특히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외관상으로는 울 소재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한편, 내부는 아웃도어의 기능성을 적용해 격식을 차리는 동시에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빨질레리(PAL ZILERI)는 포멀한 감성과 고기능 봉제기법의 기능성을 적용, 차별화된 스포티즘을 강조한 아방 크래프트(Avant Craft) 라인을 출시했다.
봉제선 없이도 다운을 봉제해 깃털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웰딩(Welding) 기법과 봉제선에 방수 테이프를 부착해 완전 방수 봉제를 가능케하는 심실링(Seam Sealing) 기법을 동시 적용했다. 이로써 내부의 따뜻한 공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물–바람의 유입을 차단하는 등 기능적인 부분을 강화했다.
신사를 대표하는 아이템인 슈트도 기능성으로 무장했다. 발수–방오는 물론 합성 보온 소재인 써모라이트(Thermolite)와 발열 안감 소재로 보온까지 신경 썼다. 또 팬츠의 양쪽 옆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일래스틱 밴드로 처리해 착용감을 대폭 개선한 상품들이 출시됐다.
갤럭시 이현정 디자인실장은 “현대적인 코드와 재해석된 클래식 무드를 기반으로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아웃도어의 전유물이었던 기능성의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 길어지고 넉넉해진 코트
1970년대의 자유주의의 예술적인 감성과 스트리트 웨어의 레이어드로,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스타일링이 주목된다.
이는 자유로운 감성과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편안하고 유연한 생각이 패션에 그대로 들어왔다고 보여 진다. 개성있는 레이어드 스타일이 주목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암홀과 소매 쪽의 폭이 넉넉해지고, 길어진 길이감으로 우아한 스타일링을 연출하는 경향이 짙다.
아이템의 활용도를 높인 리버서블 형태가 코트에서 점퍼–재킷에 이르기까지 전 아우터 웨어에 등장했다. 레더-스웨이드, 레더-퍼, 울-퀼팅 등으로 소재를 달리하거나, 패턴–컬러의 대조를 통한 디자인적 차별성도 기대된다.
이번 시즌 코트는 전반적으로 보온성은 높이면서, 얇고 가벼워진 것이 특징이다. 넉넉한 오버코트를 중심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퍼 라이닝(Fur Lining; 모피의 안감을 덧댄 것) 형태의 아우터가 새롭게 등장했다.
갤럭시는 코쿤 스타일로 둥글고 소프트한 어깨를 강조하는 한편, 부자재의 경량화를 바탕으로 부드럽고 맵시 있는 실루엣을 강조했다. 또 천연소재의 외관을 구현한 자카드와 울–캐시미어–실크 등의 혼방 소재를 사용해 천연느낌의 자연스런 외관에 중점을 뒀다.
올해도 지난해 만큼이나 춥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져 코트가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코트는 길이감과 볼륨감이 중요하다. 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길어진 오버사이즈 코트가 클래식한 라펠(Lapel; 코트–재킷의 앞몸판이 깃과 하나로 이어져 접어 젖혀진 부분)과 볼륨감있는 실루엣으로 새롭게 출시됐다.
로가디스 컬렉션 이하나 디자인실장은 “효율성과 활용도를 중시하는 아이템들이 주목 받으면서 날씨나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아이템이 증가하는 추세다” 라며 “네이비–차콜그레이 컬러의 오버사이즈 코트와 퍼–다운 상품과의 레이어드 스타일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라고 말했다.
# 그루밍족이라면 ‘레더(가죽)’에 주목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드러운 소재의 촉감과 표면감이 중요해지면서 레더–시어링(깎은 양털)–울–스웨이드 등 부드러운 촉감의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한 다양한 스타일의 상품 출시가 기대된다.
특히 빨질레리는 자신만의 멋을 추구하고 외모에 투자하는 남성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램 스웨이드(Lamb Suede) 소재를 활용, 이번 시즌 포인트 컬러인 오렌지–옐로우–브라운–버건디 컬러의 재킷–사파리–코트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램 스웨이드 재킷은 가볍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멋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옷의 내부에 다양한 패턴의 프린트를 통해 디자인적 차별화를 꾀했다.
빨질레리 윤재원 디자인실장은 “도시와 아웃도어 활동을 아우르는 유틸리티 룩이 강세를 보이면서 활동성을 높이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아이템이 인기를 끌 것” 이라며 “고급스러운 컬러와 경량감을 지닌 소재 선택이 중요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 팬츠는 짧게, ‘부츠’가 메인 액세서리로 등극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팬츠의 모양과 실루엣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2015 S/S 시즌에 인기를 끌었던 크롭(발목 위로 올라오는 짧은 길이) 팬츠는 물론, 테이퍼드(Tapered; 아래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 지는 형태) 팬츠, 조거(Jogger; 바지 밑단을 고정하기 위한 밴딩 처리한 것) 팬츠 등 짧은 길이와 스포티한 요소로 활동성을 높인 다양한 형태의 팬츠가 주목된다.
또 지퍼–버튼 등으로 바지 밑단의 모양을 조절할 수 있는 상품도 눈에 띈다. 스트레이트에서 플레어, 턴업 등 착용자의 취향과 용도에 맞게 조절 가능한 스타일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특히 편안함과 활동성이 중요해지면서 벨트가 아닌 허리 밴드나 스트링(String; 끈)으로 옷을 여밀 수 있는 구조 등으로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츠가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메인 액세서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성복 전반의 스트리트 웨어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밀리터리와 아웃도어 요소를 접목한 부츠와 실용적인 클래식 아이템이 주목된다.
팬츠의 길이가 짧아지고 발목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면서 부츠로 발목을 보호하는 동시에 패션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고무 솔로 실용성을 더한 ‘데저트 부츠'(발목 아래 길이로 스웨이드나 레더 소재를 사용)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