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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W2017FW] 박춘무, 헤라서울패션위크 ‘데무’ 컬렉션

박춘무
사진 서울패션위크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옛 옷장을 떠올려보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2017년 F/W 시즌의 데무 컬렉션은 미니멀리즘이 유행했던 1990년대 중반을 떠오르게 했다.

여체를 곡선보다는 직선으로 표현하는 실루엣, 종이를 자르듯 재단된 시접, 멋 부리지 않고 좋은 소재를 강조하는 담백함…. 이런 요소는 데무를 입는 여자는 굳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지 않아도 은근히 돋보이는 것 같은 우쭐한 기분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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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990년대의 패셔너블한 여자들은 철학자처럼 보이는 블랙 케이프나 매니시한 실루엣의 그레이 슈트를 입곤 했다. 그것이 지난 30년 동안 데무를 이끌어온 시그너처 스타일이었다.

1988년에 첫 쇼를 선보인 데무 박춘무는 30주년을 맞이하는 이번 시즌에 브랜드의 핵심만을 보여주며 절제의 미덕을 발휘했다. 오버사이즈의 셔츠 드레스, 직선적 실루엣의 코트, 와이드 팬츠 등 브랜드의 30년을 이끈 대표작을 멋 부리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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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된 모범생의 노트처럼 핵심만 딱딱 정리되어 있었다. “초창기 컬렉션을 떠올렸다. 그땐 ‘데무 옴므’라는 이름의 남성복이 있었고, 컬러도 다양하게 썼다”는 디자이너의 말처럼 블랙&화이트 외에 옐로, 블루, 레드 등의 컬러를 가미했고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남성복의 등장도 반가웠다.

과도한 절개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블랙 컬러 등 디자이너가 한동안 몰입했던 아방가르드한 분위기를 덜어내면서 컬렉션은 훨씬 ‘입고 싶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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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한 옷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한 만한 요소이다. 스포티브한 집업 후디, 짐백 등 심플한 모노톤으로 선보인 애슬레틱 스타일도 눈길을 끌었다. 이런 변화가 모두에게 반가운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컬렉션으로서의 의미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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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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