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현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 회장
동대문패션의 브랜딩을 위해 동대문패션타운 정품인증제 사업이 시행된다.
동대문패션타운 정품인증제 사업은 불법적인 원산지 위변조 행위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에서 가짜 한국패션제품의 유통증가로 인한 동대문패션타운과 국내 패션산업종사자들의 피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국내외 글로벌시장의 소비자를 보호를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가 지난 1여 년간 공들여 온 이 사업은 동대문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정품인증 라벨을 부착함으로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상인들의 판로 확대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산업자원부와 서울시의 지원으로 우선 동대문 50여 업체와 상품 150만장을 대상으로 하반기부터 시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패션서울은 박중현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 회장을 만나 동대문패션타운 정품인증제 사업과 관련 최근 동대문패션타운에 대한 근황을 들어봤다.
박 회장은 제일평화시장에서 출발, 디자이너클럽을 거치며 동대문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전안법대책위원장, 서울상인연합회 이사, 중구 전통시장협의회 사무총장 등을 거쳐 현재 테크노상가,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1.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는 어떤 곳인가?
지난 2002년 5월 정부(문화관광부)에서 동대문패션타운(면적585.709㎡, 17만평)을 관광특구로 지정했다.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는 지난 2004년 1월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시작으로 2006년 1월 서울시 사단법인허가를 받았다.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 활성화, 외래관광객유치, 경쟁력강화관련사업, 유통판매업체의 질서확립 및 소비자보호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회장단을 비롯해 상가대표, 일반회원 등 약 2만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 현황은?
서울의 중심부에 전통재래시장과 현대식쇼핑몰이 공존하는 세계최대규모의 의류패션산업집적지다. 이곳은 24시간 도소매쇼핑이 가능하고 대중교통이용이 편리해 내외국인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쇼핑장소이자 관광명소다.
현재 동화상가, 디자이너클럽, 디오트, 맥스타일, 신평화상가, 아트프라자, 벨포스트 등 도매상가 26개와 두타, 밀리오레, 헬로APM, 굿모닝시티, 롯데피트인, 현대시티아울렛 등 6개의 소매 상가로 총 32개의 대형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다.
점포수는 2만 여개로 종사자만 10만명에 이른다. 일 유동인구는 약 100만명, 일 평균 매출액은 약 500억원 규모다.
3. 코로나19 영향은 없는가?
동대문은 사드사태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관광객 감소는 물론 해외 수출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국 등 해외 바이어 유입이 전혀 없다. 입국하면 자가격리 14일 본국에 돌아가도 자가격리 조치 때문에 바이어들이 오지 않는다. 사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지 않은 곳이 없지만 동대문도 그중 한 곳이다. “중국인들이 오지 않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4. 상가 공실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동대문패션타운은 32개 상가 자체 집계한 공식 공실만 7,000곳이 넘는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바이어들이 줄면서 동대문이 현재 처한 현실이다. 이 때문에 동대문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중이다.
빈 상가를 채우기 위해선 우선 동대문패션산업의 선순환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선순환은 빈 상가를 조금씩 채우고 새로운 고객들을 유입시켜 활성화 시킬 수 있으며 예를 들어 동대문은 각 상가마다 특색이 있는데 상가마다 관광특구의 지정취지에 맞게 법률을 개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협의회에서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의 2(상가건물의 구분소유) 조항’의 개정을 통한 용도변경 절차의 현실화와 특정 특구만 적용 가능한 ‘관광진흥법 제74조(다른 법률에 대한 특례)’를 각 관광특구의 지정취지에 맞게 개정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동대문패션타운내 영업시간의 조정이나 통일에 대한 논의는 상권의 미래를 위해 고객과 상인들의 입장을 최우선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5. 그렇다면 동대문 상권의 경쟁력은?
동대문 시장은 가장 빠르게 유행 디자인을 생산, 유통한다. 한국 소매상과 바이어가 원하는 트렌디한 제품을 원하는 가격대에 살 수 있는 세계 최대 패션산업집적지다. SPA 브랜드보다 빠르고 더 다양한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동대문이다.
하지만 SPA는 브랜딩이 되어 있고 동대문은 소위 ‘족보’가 없다. 이를 위해 협의회는 동대문패션타운 정품인증제 사업을 준비 중이다. 평화시장을 예를 들면 60년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동대문 패션이라는 인증 라벨을 달게 되면 소비자는 물론 해외바이어로부터 신뢰를 더욱 높일 수 있다.
6. 동대문패션타운 정품인증제 사업은 무엇인가?
동대문패션타운 정품인증제 사업은 동대문에서 기획 생산된 제품에 대해 인증 라벨 즉 마크를 부여하는 사업이다. 인증마크의 범위는 직접 기획 생산은 물론 동대문 기획 디자인 제품에도 인증 라벨을 붙일 수 있다. 동대문에서 기획 디자인만 증명되면 해외 OEM 생산 제품에도 라벨을 달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동대문 패션을 하나의 브랜딩화 할 수 있다. 브랜딩화는 곧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밖에 불법적인 원산지 위변조 행위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에서 가짜 한국패션제품의 유통증가로 인한 동대문패션타운과 국내 패션산업종사자들의 피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위변조 차단을 위해 이미 한국조폐공사와 협력을 통해 마크를 제작 중에 있다. 우선 50개 업체 150만개 상품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통해 보완할 문제점을 파악할 예정이다. 담달 서울시에서 사업 공고를 통해 시범사업과 관련된 업체들을 모집하고 추진할 방침이다.
7. 4차 산업 시대의 동대문은?
국내 패션산업의 산실 동대문 상권은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동대문 의류 제조, 원부자재 등 중국 의존이 심화되면서 메르스와 사드 등 몇 번에 걸친 단절을 경험한 바 있다. 내성이 무르익을 법한 상황은 코로나19로 인해 더 악화되고 있다. 중국 의존을 낮출 수 있는 경쟁력 강화는 사실 동대문 상권의 단골 얘깃거리다. 결국 위기는 곧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해법은 동대문 글로벌화다. 지금이 그 기회이고 동대문패션타운 정품인증제 등 다양한 사업들을 협의회에서 추진하면서 모색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 상인들은 최근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린 제조 혁신,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몰리는 소비 특성 등 상권의 변화에 맞춰 생존을 고민해야할 때다.
8. 위기 극복 현실적인 대안은?
동대문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동대문시장을 상인, 소상공인으로 나누고 있다. 동대문 시장은 유통시장이며 패션산업단지다. 중소기업청과 서울시 모든 정책 지원은 주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게 국한돼있다. 동대문 내 32개 상가 중에 전통시장으로 등록된 것은 8개다. 대규모점포 등은 등록이 안 된다. 패션타운 전체를 시장으로 접근하지 말고 패션산업단지와 유통으로 봐야 선순환 구조를 이뤄낼 수 있다.
또한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동대문 시장은 싼 제품부터 비싼 제품까지 수 만개의 상품이 매일 생산되어진다. 한국에서 비싸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사람도 필요하고 재래시장처럼 싸게 파는 도매상가도 필요하다. 동대문 시장의 다양성을 인정해야한다.
9. 최근 동대문패션관광특구협의회 회장으로 재추대됐다 소감은?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협의회는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 활성화, 외래 관광객 유치, 경쟁력강화관련사업, 유통판매업체의 질서 확립 및 소비자보호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지난 1여 년간 준비한 동대문패션타운 정품인증제 사업 성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패션유통을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10. 동대문 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침에 원단 넣어서 저녁에 옷이 완성되는 곳은 동대문밖에 없다. 이처럼 동대문 도매 시장은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하고 특화된 생태계다. 합리적인 가격의 트렌디한 옷을 가장 발빠르게 만날 수 있는 곳이 동대문이다. 동대문의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관심과 정책은 이 같은 동대문 생태계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