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사드 불똥 튈까 “전전긍긍”
중국의 ‘사드 보복’에 패션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한국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일 20여개 베이징 주요 여행사에게 한국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관광뿐 아니라 일반 여행상품까지 직접 규제해 중국인의 한국관광을 전면 금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이들 여행사에 한국행 관광객 모집을 즉각 중단하도록 하고 이미 계약된 관광상품은 이달 중순까지 모두 소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 금지 상품은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모든 한국행 여행상품으로 한국을 관광하고자하는 중국 여행객들은 온오프라인 여행사를 통해 항공원을 구입할 수 없게 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 1,720만명 중 절반 이상인 804만명이 중국인 관광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여행‧호텔‧기타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패션업체 등의 매출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명동이나 홍대, 강남 일대 주요 상권의 패션 매장들은 중국 관광객들의 감소로 인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가뜩이나 국내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패션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관광객마저 줄어든다면 매출 감소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여행‧호텔 등 서비스 관련 업종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겠지만 관광객이 줄어든 만큼 패션업체도 직접적인 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패션쪽은 직접적인 제재는 없지만 관련 업체들은 만약의 사태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에 진출한 패션업체들이다.
현재 패션사업은 약 200여개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랜드를 비롯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보끄레머천다이징, 더휴컴퍼니, 제로투세븐, 신성통상,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 등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이들은 최근 한류를 등에 업고 중국 진출 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들의 중국 사업이 당장 중단됐거나 차질을 빚어진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패션업계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패션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화장품에 이어 패션에 제재 조치가 들어온다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쪽 동향을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와 같이 사드로 인한 양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실제로 현지 사업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인기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면 중국 사업에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사드로 인한 ‘경제 보복’과 달리 더 큰 문제는 중국 소비자들의 외면이다”며 “최근 중국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에는 사드배치를 빌미로 폄한류에 대한 댓글이 쏟아지고 있는데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감정 확대되면 그땐 수습에 나설 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