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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에 아울렛까지…동대문 상권 빅뱅

2016-02-11_apMpiace동대문 상권이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유치한 면세점이 5월 1일 오픈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케레스타(구 거평프레야) 자리에 도심형 아울렛을 개장하고 라모도가 apM Place로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내국인 쇼핑객이 갈수록 줄고 있고,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 역시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쇼핑몰 3곳이 동시다발적으로 오픈함에 따라 기존 쇼핑몰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현대 아울렛, 두산 면세점 잇달아 오픈

두산그룹은 오는 5월 두산타워 9개 층(7층~17층)에 총면적 5천여평 규모의 면세점을 오픈한다. 국내 면세점 최초로 3개 테마 존 운영과 370여개 브랜드 유치로 본격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면세점 컨셉은 ‘영 애플루언트(Young Affluent)’로 정했다. 개성 있는 세련된 감성과 젊음을 추구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구매자의 특성을 고려해 ‘유니크 부티크(Unique Boutique)’, ‘슈퍼 셀렉트(Super select)’, ‘힙 케이(Hip-K)’ 등 3개 테마 존으로 운영된다. 트렌드 세터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 쇼핑 스타일을 반영해 쇼핑객이 취향과 목적에 따라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동선을 꾸밀 계획이다. 글로벌 브랜드와 독특한 K-스타일 상품 등 370여 개 브랜드를 유치, 2017년 이후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린다는 목표다.

면세점 오픈과 함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지역 내 역사탐방 및 먹거리 탐방 프로그램 운영, 인근 대형 쇼핑몰과 연계한 ‘K-Style’ 타운 조성, 심야 면세점 운영 등도 추진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내달 케레스타 자리에 도심형 아울렛 ‘현대 시티아울렛’을 오픈한다. 현대는 지난해 3월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케레스타 임차 계약을 체결하고 그동안 리뉴얼 오픈 준비를 해 왔다. 케레스타는 지하 6층∼지상 23층, 연면적 12만4000㎡ 규모의 복합건물로, 현대의 임차 규모는 지하 4층에서 지상 9층까지 연면적 7만4000m²(2만2400평), 영업면적 3만9600m²(1만2000평)이다.

현재 막바지 공사를 벌이고 있는 현대 시티아울렛은 인근 쇼핑몰에 비해 층별 면적과 영업면적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8층을 매장으로 운영하며, ‘라이프스타일 & 패션 아울렛’을 컨셉으로 하고 있다. 매장 구성 역시 패션, F&B, 뷰티 관련 위주로 가져갈 계획이다.

면세점에 아울렛까지…동대문 상권 빅뱅 | 1당초 현대가 케레스타를 임차한 이유는 시내 면세점 입찰 목적이 더 컸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동대문에 사업장을 내는 것이 시내 면세점 입찰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면세점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프리미엄 아울렛 운영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었다.

라모도는 올 3월 apM Place로 새롭게 태어난다. 라모도는 지난 2002년 분양을 시작해 2006년 완공했지만 미분양과 쇼핑몰 공급 과잉으로 빛을 보지 못한 채 10년 가까이 방치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해 APM코리아가 일부 지분을 인수하고 석주형 대표가 관리인으로 선임되면서 재 오픈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APM코리아와 구분 소유자들은 라모도 이름을 apM Place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다음 달 14일 오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pM Place는 ‘world wholesale market’을 컨셉으로 도매몰로 운영된다. 기존 apM, apM luxe와 차별화한다는 목표 아래 상품 및 영업 전략을 짜고 있다.

# 소매 쇼핑몰 타격 우려 … “지켜보자” 반응도

올 상반기 중으로 두타 면세점과 현대 시티아울렛, apM Place 등이 오픈하면 동대문 상권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그동안 미분양과 부도 등으로 방치됐던 쇼핑몰들이 대부분 문을 열기 때문이다. 특히 서부상권인 소매상권은 유통 강자인 롯데에 이어 현대가 가세하고 동대문의 터줏대감인 두산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면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동대문 관계자들은 두타 면세점보다 현대 아울렛이 기존 쇼핑몰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면세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아울렛은 브랜드 메이커가 대거 입점해 보세 매장 위주의 기존 쇼핑몰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지대식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사무국장은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면세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기존 쇼핑몰과 고객이 겹치지 않고, 낙수 효과로 오히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아울렛은 그렇지 않다”며 “현대가 프리미엄 아울렛을 표방하면서 고객 차별화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중저가 의류를 파는 아울렛 특성상 기존 쇼핑몰의 피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이 면세점을 유치하면서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200억 원을 출연,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설립한 것처럼 현대도 지역 경제와 상생을 위해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 국장은 “현대 아울렛의 동대문 진출에 대해 관광특구협의회 회원사들과 대책 회의를 가졌지만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의미에서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며 “현대는 지역 경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울렛을 운영하고 상생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견처럼 대기업인 현대의 막강한 마케팅으로 동대문에 고객들이 몰리면 파이가 커지면서 혜택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세 이미지가 강한 동대문에 면세점과 프리미엄 아울렛이 동시에 오픈하면 그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내국인 쇼핑객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존 쇼핑몰들은 지금의 영업 방식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세점에 아울렛까지…동대문 상권 빅뱅 | 2
동부상권인 도매상권은 이미 상가별로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고 apM Place가 도매 밀집 지역과 떨어져 있어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쓰러져가던 쇼핑몰을 인수해 지금의 apM으로 키운 석주형 대표의 상가 운영 노하우가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한다면 상권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TV가 롯데피트인으로 변신한데 이어 라모도와 케레스타가 새로운 주인을 맞아 화려하게 탈바꿈할 것인가, 도소매 상권은 새로운 업종의 쇼핑몰 등장으로 쇼핑객 증가에 따른 낙수 효과를 볼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 번 공급과잉의 늪에 빠질 것인가, 동대문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tip 패션TV 케레스타 라모도…주인 바뀌며 ‘역사 속으로’

거평프레야, 케레스타, 패션TV, 라모도. 동대문의 흥망성쇠와 같이 했던 쇼핑몰들이 이제는 새로운 주인을 맞아 모두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됐다.

케레스타의 전신은 프레야타운이다. 1990년대 덕수중학교 자리에 당시 동대문 상권에서 가장 큰 규모에 최초의 대형 쇼핑몰로 분양한 거평그룹의 프레야타운은 부도 후 상인들로 구성된 임차인연합회가 청대문, 케레스타 등으로 상호를 변경해왔다. 하지만 운영부실과 채무확대가 또다시 부도로 이어지면서 2012년 국민연금과 국민은행이 투자한 파인트리자산운용에서 1,257억 원에 공매로 취득했으며, 현대가 지난해 3월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임차 계약을 체결, 현대 시티아울렛으로 바뀌게 됐다.

라모도는 2006년 완공되었으나 경기침체와 주변이 쇼핑몰 공급과잉으로 전체 1,600여개의 구분소유매장 중 절반 가까이가 미 분양되어 그동안 개장을 못 했다. 한때 비즈니스호텔 등으로 전환을 시도했으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추진을 중도에 포기했다. 지난 2013년에는 이 쇼핑몰에 655억 원을 투자한 리먼브라더스가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747개 매장을 공매 요청하기도 했다. 라모도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APM코리아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apM Place로 전환될 예정이다.

패션TV는 2007년 준공됐으나 입점상인 유치 등 매장 임대가 여의치 않아 개점을 미루다가 롯데를 유치, 2013년 롯데피트인 동대문점이라는 라이프스타일 복합쇼핑몰로 새롭게 오픈, 영업을 펼치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자산개발이 운영 중인 롯데피트인을 일부에서 제기된 사후면세점으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신 홍대와 신사동 가로수길 등에 백화점이 운영하는 사후면세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ip 동대문 패션시장이 걸어온 100여 년의 길

면세점에 아울렛까지…동대문 상권 빅뱅 | 3태동기(1905-1961)

  • 1905년 광장시장 건립
  •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군복, 담요, 구호품 등으로 옷을 제작해 판매하면서 의류로 주력상 품 전환
  • 관련 인력과 자본이 집적되기 시작

형성기(1961-1989)

  • 1962년 평화시장 건축
  • 1970년 부자재 전문 동대문 종합시장 개장
  • 섬유산업의 발달에 의해 전국적인 의류클러스터로 부상하며 호황기를 누림
  • 1988년 청계피복노조 합법화 이후 평화시장 제조 기능 약화
  • 동대문 인근 공장으로 뚜렷한 외주화 경향

발전기(1990-1997)

  • 1990년 현대적 패션상가 아트프라자 설립
  • 밤 12시 새벽장 시장으로 도매시장 경쟁력 확보
  • 사회주의 국가와의 수교로 글로벌 의류시장으로 발전

전환기(1998-2014)

  • 제조에서 유통 및 소매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패션클러스터로 발전
  • 대규모 쇼핑몰 밀리오레, 두산타워, 롯데피트인 개장
  •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오픈
  • 쇼룸 르돔 오픈.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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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병훈

세계 일주를 꿈꾸는 패션 기자 mbh@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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