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금천구에서 개관한 G밸리패션센터가 새 옷을 입고 내달 22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G밸리패션센터는 금천구가 지역 의류 사업 강화를 위해 2014년 가산동 현대아울렛 내에 개관했지만 운영자금 부족으로 지난해 6월 중단됐다.
그러나 올해 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으로 새 옷을 갈아 입으며 민·관·공 관리 체제로 전환, 9월 22일 부활을 앞두고 있다.
명칭도 G밸리패션지원센터로 새 이름을 달았다. 이는 서울 남부권(금천구, 구로구, 관악구 등 11개구) 소재한 패션봉제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지원 규모도 늘었다. 예산은 총 9억 3,200만 (서울시 8억 3,200만원, 금천구1억원)이고 기부채납기간이 3년간이다.
G밸리패션지원센터 재개관의 총괄실무기획은 금년초부터 DDP신사업개발의 경험을 토대로 이해수 센터장이 담당해 왔다.
지난 2009년 3월 1일 서울디자인재단 출범 당시 합류한 이해수 센터장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거쳐 고려대학교에서 MIS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KB금융그룹, 현대증권, 기술보증기금 등에서 20년간 주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신용평가, 기술평가, 투융자 지원하는 일을 수행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재단으로 전직하여 다방면의 업무를 맡은 기업인큐베이팅-재무기획 통이다.
그는 초기에 3년간 총무, 인사부장을 역임한 뒤 이후 디자인산업팀, DMC창업센터, 의류산업팀, 신사업개발팀에서 DDP콘텐츠개발, 디자인창업지원 등 다양한 디자인지원 사업을 맡았다. DDP 주변 동대문상권 활성화 및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프로젝트로 DDP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기획은 물론 공공성이 있으면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특별 전시기획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해외 소재 잃어버린 우리 문화재를 디지털로 복원한 <디지털 귀향> 전시회가 문화재청의 기부협찬을 받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는데 <디지털 귀향>은 5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창업지원과 관련해서는 <K패션 오사카 컬렉션>을 KOTRA와 함께 기획해 신진디자이너의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본지는 금천구 가산동 소재 G밸리패션지원센터에서 이해수 센터장을 만나 앞으로의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G밸리패션지원센터 개관을 앞두고 있다.
G밸리패션지원센터는 서울의 남부권에 소재한(11개구) 패션봉제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새롭게 구축한 공간이다. 규모는 569.15m2(약 172평)다.
금천구가 주체적으로 운영한 지난 1기는 문화센터의 개념이 짙어서 아동 패션교육, 여성(주부 중심)들을 위한 에코백 제작 및 취업 강좌, 현대아울렛과 이벤트 및 팝업스토어가 중심이었다. 아무래도 금천구 안에서만 지원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제약이 있었고 대외적으로 사업성과와 홍보가 미비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문화융합경제과), 금천구(일자리경제과) 그리고 서울디자인재단이란 옷을 입으면서 새로운 모양새가 갖춰지게 됐다. 서울 남부권 중심으로(강남, 서초, 금천, 구로 등) 지원한 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다. 패션봉제업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일반시민, 대학교, 스타트업, 그리고 예비창업자들에게도 전면 개방한다.
Q. G밸리패션지원센터의 주요 사업은?
첫 번째 사업방향은 패션봉제산업의 홍보마케팅 활성화와 창업지원이다. 서울시 남부권 패션봉제기업은 3,408개사로 전체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먼저 남부권내 패션브랜드와 봉제기업간의 연계 협력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지역브랜드 발굴, 육성을 위해 센터내에서 다양한 미니패션쇼를 열고, 우수브랜드는 영상포토스튜디오에서 룩북, 홍보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한 패션스타트업의 경우 품평회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까지 전방위적으로 연계지원하여 사업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코자 한다.
두 번째 사업방향은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한 연계 사업이다. G밸리의 IT와 패션산업이 융합된 패션테크 기반을 선도한다는 의미에서 인더스트리 4.0을 체험할 수 있는 비전제시 공간으로 조성코자 한다. 예컨대 버추얼 피팅, 3D프린팅, AR-VR을 디바이스와 연계해 센터에 설치, 패턴이나 봉제 과정을 육안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스마트패션 제품전시회 및 다양한 세미나,포럼을 통해 패션테크의 트렌드를 인식시키고 패션봉제산업에 신속히 파급될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Q. 패션산업은 IT산업과 다르게 생태계 구축이 더디다. 이유는?
패션산업은 굉장히 복잡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원사, 원단조달부터 디자인, 패턴, 봉제, 유통 등 시즌별로 빠르게 회전이 되어야 한다. 어느 한 분야를 획일적으로 지원한다고 해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IT산업은 패션산업에 비해 기술적인 Life-Cycle이 짧고 마켓 피드백을 빨리 받을 수 있다. 즉 IT는 감성적인 것 보다 이성적인 프로세스가 강해 Demo Version, MVP(Most Viable Product)를 통해 가설을 세우고 선택과 집중으로 문제 솔루션을 개발, 검증한 후 출시한다. 이에 반해 패션에는 창의적 요소가 다양하고 가치사슬체계가 매우 복잡다기하며 리스크 변수체계가 많아 단순한 생태계 프로세스 구축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본다.
Q. 4차 산업과 패션산업 생태계 구축 위한 본인의 생각은?
패션산업은 단순하게 한 쪽만 키운다고 해서 성장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각 영역별로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것도 많다. 그래서 서울시는 국내 패션산업이 발전하려면 소재부터 봉제까지 스트림간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각 부문별로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각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특히 중소패션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가장 절실한 것은 패션산업 생태계중 유통부문의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CHIC’ 같은 해외수주 박람회의 꾸준한 참가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실질적 수주와 판로확보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 서울시는 신진디자이너발굴 ,육성을 위한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운영, K패션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의류제조부문의 지역경제 활성화을 위해 다각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동대문, 중랑, 광진, 서북권 등 섹션을 나눠서 거점을 만들어 나가며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번에 추진중인 G밸리패션지원센터 리모델링 역시 그 일환으로서 서울시 시정 방향과 발 맞춰서 개관을 준비중이다.
Q. 국내 패션산업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패션디자인은 전반적으로 크리에이티브를 요구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시즌별로 유니크한 스타일이 계속 나와줘야 한다. 이것이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력 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계속 배출돼어 그 니즈를 채워 나가야 한다. 또 패션산업구조가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선순환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이 나오면 즉각 카피하는 사례가 빈번하지 않은가? 패션산업이 발전하려면 새로운 동력(신진디자이너 및 청년봉제기업)들이 수혈되어야 한다. 또 G밸리패션지원센터 같이 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창의적 클러스터가 마련돼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를 보면 채용 인력규모가 극히 소수이기에 신진인력의 취업보다는 창업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환경조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또한 일부 대기업에서 인수하는 브랜드의 경우 해외 명품의 MD가 중심이어서 최신의 크리에이티브한 아이템 개발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청년스타트업의 톡톡튀는 창의성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패션브랜드가 나올수 있도록 창업지원과 산업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Q.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패션산업은 단순하게 디자인만 키운다고 해서 성장을 담보할 순 없다. 디자인 외에 잘 드러나지 않는 봉제명장들이 대우받고 융합비지니스 측면에서 도전적인 청년들이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봉제산업의 경우 서울시가 많이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문을 닫는 제조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안하고 싶은 것은 패션봉제분야의 청년창업가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기관, IT와 접목된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글로벌 온라인몰과 연결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엑셀러레이팅(자금지원, 유통)을 공격적으로 해주면 어떨까 한다.
아울러 패턴, 봉제, 디자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 MD 등 멘토단을 구성해 실질적인 생산, 유통, 홍보 등에 관한 전략수립 및 지원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Q. G밸리패션지원센터 목표 및 중장기 계획은?
G밸리패션지원센터는 전통적인 패션 봉제 산업 지원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자 한다. 앞으로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생산, 새로운 제품과 공존하는 스마트 프로세스를 발굴하고 당사자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에는 금천구 이외에 4개 지역(동대문, 마포, 중랑, 강남)의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강남, 마포 등은 쇼룸 부문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중장기적으로 지자체간 협력을 통해 서울을 중심거점으로 부산, 대구, 양주 등 지역별로도 연결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패션과 접목할 수 있는 영역은?
4차 산업과 관련된 R&D섹터는 주로 대학교에서 정부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중 3D 가상 피팅을 예로 들면, 증강현실(AR) 기기인 매직미러가 설치된 가상 피팅존에서 브랜드의 상품을 사이버 방식으로 이용자의 아바타를 생성하여 피팅을 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옷을 빠르게 입어볼 수 있고 쇼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온라인-오프라인 입점 매장들도 피팅 시 발생할 수 있는 제품 손상을 줄이고 온라인유통의 난제인 판매상품의 반품율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인다면 게임적인 요소 즉, 즐거움을 가미하면 배가될 것이다. 이를테면 애니메이션이나 TV,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현실속에서 접목하는 것이다.
의류제조부문에서 빅데이터도 매우 중요하다. 패턴을 하면 데이터로 남는데 향후 패턴사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하나의 툴 안에서 디자인, 패턴과 심지어 생산까지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공정이 분리되어 왔지만 디자인 기획부터 패턴, 봉제까지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에서 나올 수 있는 솔루션이 등장할 것이다. 향후 창의성 및 감성만을 사람이 다루게 되고 나머지 영역은 디바이스와 데이터가 담당할 것이다. 이것이 4차 산업과 패션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고 패션산업의 미래 혁신을 급속도로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