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GSTAGE展 by 0914, “가방 속 숨겨진 이야기 듣다”
시몬느(대표 박은관)의 아트 프로젝트 ‘BAGSTAGE展 by 0914’ 전시회 작품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내년 시몬느의 새로운 핸드백 브랜드 0914의 론칭을 위해 2년 동안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는 총 641일간 회화, 설치, 사진, 디자인, 퍼포먼스의 시각 예술은 물론 문학, 음악 등의 장르를 통해 가방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고 있다.
총 9번의 전시회로 열리는 BAGSTAGE展 by 0914는 지난 2013년 10월 ‘여자의 가방’ 전시회를 시작으로 ‘가방을 든 남자展’, ‘가방 방정식展’에 이어 최근 제4차 전시인 ‘가방의 소리展’를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예술 감독인 원일, 설치 미술가인 마이클 클레가와 오세인이 함께 해 더욱 의미가 깊다.
먼저 원일 감독은 ‘리듬 오브 백(Rhythm of Bags)’ 영상 작품으로 0914 가방을 만드는 과정을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해 소리와 영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는 가방의 버클을 여닫는 소리, 트렁크 바퀴가 분주하게 굴러가는 소리 등을 단순한 ‘소리’라기 보다 운동성을 포함한 ‘리듬’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가방을 소유하는 것은 리듬을 소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영상 앞의 ‘가방사운드 악기’라는 설치 작품에서는 가방의 재료가 되는 제작 도구들을 준비해 관객이 직접 리듬을 생산해보며, 작가가 의도한 삶의 리듬을 체험 해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클레가의 설치 작업은 시각언어와 음성언어 두 가지를 나란히 두어 다차원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가방에 칼이 꽂힌 모습의 ‘백스태버(Bagstabber)’, 강아지 모습의 ‘도기백(doggy bag)’, 불타는 가방 모습의 ‘백파이어(Bagfire)’ 등 이 세 작품은 가방에 담긴 삶의 욕구와 욕망, 에너지를 워크맨의 릴테입으로 형상화했다. 릴테입이 워크맨 속으로 감겨 들어가면서 그들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독창적인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관객의 눈길을 끈다. 또한 가방을 예술가와 공예가, 중년의 사람으로 의인화시켜 만든 애니메이션 ‘토크-백(Talk-bag)’을 통해 가방들의 유머러스하고 철학적인 대화를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세인의 설치 작품인 ‘담긴 닮음’은 개개인의 가방 속에 보이스 레코드를 넣고 다니며 일상의 소리를 녹음, 가방에 담긴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준다. 녹음된 실제 삶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으로 상사에 대한 욕, 카드 긁은 소리, 친구와의 수다, 침묵 등 개인의 삶에서 들려오는 소소하고 비밀스럽기도 한 이야기들이 넝쿨처럼 벽을 타고 있는 이어폰과 땅 위 스피커를 통해 펼쳐진다.
한편 가방의 소리展은 오는 8월 31일까지 가로수길에 위치한 시몬느의 Bagstage내 B2층 Gallery 0914에서 진행한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일요일은 7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