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벚꽃이 만발해 있다.
손님을 위한 음식은 사케, 참치 뱃살, 시저 회 샐러드, 청경채 수프, 마키, 튀김.
주위에는 벚꽃이요. 상 위에는 진수성찬이다.
사케 한잔 들이켜면 금상첨화랴.
풍류를 아는 자가 어찌 술만 마시겠는가.
일본 전통 시 한곡조 뽑고. 잘은 못하지만 일본어도 한번 섞어야겠다.
“봄, 녹색 그리고 우정. 미국과 일본. 조화로운 감정. 간빠이(건배)!”
지난 화요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은 극빈을 위한 접대는 이런거다 라는 걸 보여주는 듯 했다. 일본국화 벚꽃으로 장식한 행사장에서 일본 요리사가 만든 음식. 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전통 시 ‘하이쿠’를 읊었다. 그것도 어설픈 일본어를 섞어가며 말이다.
옆에서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지원사격을 한다. 미셸은 일본계 디자이너 타다시 쇼지가 디자인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었다. 이게 바로 미셸 오바마의 능수능란한 패션외교다.
그녀는 영부인이 참석하는 행사 때 꾸준히 이런 면모를 보여줬다. 2009년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는 인도출신 디자이너 나임칸(Naeem Khan)이 디자인한 금색 드레스를 입었다. 또한 2011년 한 미 정상회담에서는 한국계 디자이너 ‘두리 정’의 보라색 드레스로 친밀감을 표시했었다.
이런 미셸 오바마의 패션외교가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도 외국을 갔을 때 한국배우와 가수를 알아주고 술 마실 때 두 손으로 따라주면 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나를 먼저 알아봐 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기우는 건 당연지사다. 영리한 미셸 오바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