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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플래퍼룩, 보그
ⓒ 플래퍼룩, 보그
우리 삶의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해주는 예술. 바로 ‘영화’다. 영화 속에는 당시의 시대상,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우리의 가치관, 생활 양식, 패션 등 모든 요소가 깃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현대인들의 최대의 관심사인 ‘패션’을 영화를 통해 살펴보자.

20세기의 패션은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1910년대의 여성복은 단순하고 실용적인 형태를 띄었다. 그러나 1920년대에 들어서는 ‘아르데코’의 영향으로 여성의 자의식을 강조하는 새로운 패션 형태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아르데코 양식은 191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 건축, 실내가구, 장식,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액세서리, 직물 디자인 등에 나타난 현대 디자인의 총칭이다.) 곡선을 배제한 스트레이트 실루엣, 유연하고 부드러운 실크, 새틴, 레이스 소재와 화려한 디테일 등이 접목된 플래퍼룩(Flapper Look)이 바로 그것이다.

ⓒ 뉴룩, 존 갈리아노
ⓒ 뉴룩, 존 갈리아노
1930년대는 세계 경제 공황 이후의 시기로 낭만적 사랑과 내향성, 여성미, 아름다움 등이 중요시됐다. 1940년대 패션은 가는 허리와 둥근 어깨를 강조한 뉴룩(New Look)이 상류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패션은 지엽적인 것’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1950년대부터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기 시작하면서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때부터는 패션에 사회적 신분, 계층을 반영하지 않고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형태로 자리 잡았다. 복식 규정이나 유행 규제 법들은 더 이상 사회적 신분을 구분 지으려는 목적이 아닌 풍기문란을 단속하는 차원으로 그치게 됐다.

1960년 이후부터는 ‘베이비붐세대’가 청소년층으로 성장하면서 전체 인구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런 영향으로 그들의 문화가 사회 전체 분위기를 주도하며,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올랐다.

또한 이 시기에는 과학기술 발달 및 대중문화의 발달로 매스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실제로 1967년에는 영국과 독일이 PAL 컬러 텔레비전을 보급하면서 대중문화의 발달을 더욱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런 시대별 흐름은 당시에 출품됐던 의복, 영화, 음악, 미술 등 각종 예술 분야에 스며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당시 유행했던 패션을 엿볼 수 있다.

# 1960년대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1영화: 헬프(The Help, 2011)
개요: 드라마 / 미국 / 146분
감독: 테이트 테일러
출연: 엠마스톤(유지니아 스키터 펠런 역), 제시카 차스테인(셀리아 풋) 등
OST: Bob Dylan – Don’t Think Twice It’s Alright 바로 듣기

영화 ‘헬프’는 1960년대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 잭슨을 배경으로 꿈 많은 작가 지망생 스키터(엠마 스톤)가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던 흑인 가정부들의 삶을 책으로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려낸 작품이다. ‘헬프’에 등장하는 시대적 상황과 배경, 연출, 시나리오, 음악, 미술 등 영화를 이루는 모든 요소에서 당시 유행했던 패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1960년대는 젊은 세대들이 패션을 주도하기 시작했던 때다. 주인공 스키터는 대학교를 다니고 직업도 가진 능동적인 여성상으로 표현됐다. 셀리아 풋은 영화 속에서 글래머러스하고 여성미가 돋보이는 의상을 주로 착용하며 당시 여성들의 패션 형태를 보여줬다.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2영화 속 스키터는 허리가 강조되고 둥근 어깨 형태를 드러내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때로는 심플하고 간결한 실루엣의 드레스를 착용하며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셀리아 풋은 짧은 헴 라인과 심플한 구조의 ‘모즈룩(Mods Look)’을 완성했다. 팝아트, 히피룩을 표현하는 강렬한 색감, 패턴 등이 가미된 파격적인 미니드레스를 착용해 당시 여성 패션은 물론 예술까지 큰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 1960’s Fashion Style Keyword: 모즈룩, 팝아트, 히피룩, 미니 드레스

# 1970년대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3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1977)
개요: 드라마, 뮤지컬 / 미국 / 118분
감독: 존바담
출연: 존 트라볼타(토니 마네로 역) 등
OST: BeeGees – Stayin Alive 바로 듣기

1970년대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는 굽 높은 구두에 나팔바지, 잘 빗어 넘긴 머리, 말쑥한 차림의 토니 마네로가 비지스(BeeGees)의 ‘Stayin Alive’ 음악에 맞춰 걷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허공을 찌르는 춤 동작, 화려한 스텝 등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를 추구하는 당시 젊은이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1970년대에는 베트남 전쟁(1965~1973)과 석유파동(1973~1974), 미국 내 워터게이트 사건(1972)이 맞물려 우울했던 시기다. 이에 억압당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젊은이들 사이에서 리듬감 있고 경쾌한 ‘디스코’가 유행하기 시작했다.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4영화 속 토니 마네로는 바지, 재킷, 조끼를 모두 갖춘 형태의 스리피스 수트(3-piece suit)를 착용했다. 개인주의 확산으로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하던 젊은이들의 의식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의상으로 손꼽힌다. 실제 1970년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디스코텍, 디스크자키, 디스코 뮤직, 댄스 등 ‘레트로’ 무드가 지배적이었다.

◆ 1970s Fashion Style Keyword: 디스코, 레트로, 개인주의, 개성, 스리피스 수트

# 1980년대
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5영화: 런어웨이즈(The Runaways, 2010)
개요: 드라마 / 미국 / 106분
감독: 플로리아 시지스몬디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조앤 제트 역), 다코타 패닝(체리 커리 역) 등
OST: Joan Jett – I Love Rock n’ Roll 바로 듣기

영화 ‘런어웨이즈’는 1970년대 후반~1980년대를 배경으로 미국 최초의 여성 록 밴드 ‘런어웨이즈’의 결성에서 해체까지의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는 1980년대 초반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했던 음악 ‘I Love Rock’N’Roll’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과 당시 유행했던 패션까지 완벽하게 담아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1980년대에는 특정한 룩이 아닌 ‘다양성’이 존재했다. 특히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의 ‘제3의 물결’이 패션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뉴웨이브(New Wave)’ 패션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뉴 웨이브’는 클래식, 아방가르드, 모던을 조합해 현대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포스트모던룩이나, 여성인지 남성인지 경계가 모호한 유니섹스 무드의 앤드로지너스룩, 체인과 찢어진 청바지 등을 활용한 펑크룩 등이 대표적이다.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6특히 영화 속 조앤 제트와 체리 커리가 보여준 펑크룩은 냉소적이고 적개심이 가득했던 그들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레더 재킷, 스키니진, 롱부츠, 데님, 스터드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10대들의 자유롭고 거친 느낌을 제대로 표현했다.

◆ 1980s Fashion Style Keyword: 뉴 웨이브, 포스트모던, 앤드로지너스, 펑크

# 1990년대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7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 1990)
개요: 멜로, 코미디 / 미국 / 119분
감독: 게리 마샬
출연: 리차드 기어(에드워드 루이스), 줄리아 로버츠(비비안 워드) 등
OST: Roy Orbison – Pretty Woman 바로 듣기

영화 ‘귀여운 여인’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사업가 에드워드 루이스와 비비안 워드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1990년대에는 유럽경제공동체(EEC: European Economic Community)의 단일 통화 정책으로 유럽 12개 국가의 경제가 하나로 통합됐다. 이런 영향으로 상품, 자본뿐만 아니라 경제적, 문화적인 면의 활발한 교류로 ‘세계화’가 이뤄지던 시기였다. 패션의 경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의상의 폭이 넓어지면서 개인의 개성이 중요시됐다.

또한 복고풍의 유행으로 오드리 헵번의 스타일이 재등장하고, 잘록한 허리, 가슴을 강조하는 글래머러스한 무드와 섹시미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페미닌룩이 조명을 받았다.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8영화 속 주인공 비비안 워드를 비롯한 여배우들은 무채색을 활용한 깔끔하고 절제된 라인의 재킷과 팬츠, 스커트, 햇 등을 선보였다. 남자 주인공 애드워드 루이스는 부드러운 실루엣의 미니멀하고 슬림한 수트룩을 선보였다.

◆ 1990s Fashion Style Keyword: 패션의 세계화, 복고, 오드리 햅번, 페미닌룩

# 2000년대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9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2006)
개요: 코미디, 드라마 / 미국 / 109분
감독: 데이빗 프랭클
출연: 메릴 스트립(미란다), 앤 해서웨이(앤디 삭스) 등
OST: The Devil Wears Prada Soundtrack 바로 듣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앤디 삭스가 우연히 패션 잡지 회사에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뉴욕과 패션이라는 소재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패션과 영화 속으로 ‘100년의 앙상블’ | 10영화 속 묘미는 촌스러운 모습의 앤디 삭스가 날로 발전해 가는 패션을 지켜보는 것이다.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확실히 변화된 그녀만의 뉴욕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편집장 미란다의 시크하면서도 지적인 패션은 커리어 우먼의 결정체를 표현한다.

◆ 2000s Fashion Style Keyword: 프라다, 뉴욕, 커리어 우먼, 오트 쿠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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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패션 에디터(__*) 1:1 신청 환영 press@fash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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